그림을 그리고 그곳 1층으로 내려 왔다.
이루마의 피아노 연주가 있다는 전광보드의 안내.
아직 40여 분 이상 기다려야 하지만 주저없이 준비된 의자에 앉았다.
어린 자녀를 동반한 엄마 아빠들이 꽤많이 보인다.
보기좋고 바람직한 풍경.
요즘은 미술관에서도 자주 눈에 뜨이는 광경이다.
이루마가 피아노 앞에 선다.
편안한 복장, 편안한 미소, 부드럽고 편안한 인사.
비 내리는 날의 kiss of Rain...
1시간이나 이어지는 그의 연주 또한 편안하고 보드랍다.
마지막 연주는 즉흥 연주로, 관객 중 희망자 소녀가 그와함께
곡을 만들어 내며 건반 위를 산책한다.
소녀가 좋아하는 가을 하늘을 연주하기로 둘은 합의한다.
소녀가 표현한 '오묘한 하늘'이란 제목의 즉흥곡 연탄.ㅎ
열여섯 살이라고 자기 소개를 하는 소녀에게 그가 몇 개의 건반을
어떤 템포로 연주할지 살짝 귀뜸을 한다.
맑게 흘러가는... 가을 하늘의 소리.
방금 만난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하모니.
아, 그래. 저것이야.
내 속에서 울리는 작은 감탄의 소리.
앞서가는 사람, 유명해진 사람, 좀 더 먼저 이룬 사람이
아직 미숙하고 여리고 시작하는 위치의 사람과 마주 손잡고
그들을 응원하며 함께 이루어 갈 수 있게 등 토닥이는...
이루마의 작은 콘서트, 그의
피아노 선율보다 더 맑게 흐르는
아름다운 세상의 바람직한 하모니가
내 마음을 보드랍게 적시며 연주한다.
Kiss of Rain. 비를 맞으며.
그래, 그렇게.
우린 서로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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