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바보로 산것이 아니라, '바보 그 자체의 나' 이야기.ㅋ
1987년? 자동차 운전면허를 취득했다우.
방학을 이용해 짧은 연수 중, 방학도 끝나가니 시험이나 봐 보라는 운전면허학원 선생의 권유로.
경험삼아 면허시험장엘 갔는데, 웬걸~ 한 날, 한 번에 필기,실기 화악~ 붙어버리고 왔어요.ㅎ
쉽게 익히고 쉽게 까먹는 내 특성은 운전 면허에서도 역시.ㅋ
승용차를 장만했어요.
운전한지 2년이 넘도록 고속도로엘 나가지 못했어요. 무서버서~ㅠㅠ
내고향 갈 때마다 그래도 만만했던 3번 국도, 단골손님이었지요.
그러구러 세월들은 흘러 운전경력도 쌓이고, 고속도로를 몇 번 이용해 보았더랍니다.
어느날 미에르자가 자기 고향집엘 가자고 했어요.
용기를 냈지요. 미에르자의 눈에 익은 그녀 고향집엘 가려는 길이니까요.
서울에서 미에르자를 옆에 앉히고 경부고속도로를 접어들었습니다.
우리의 목적지를 가려면 안성 톨게이트에서 나가야 한다네요.
신나게 달려서 판교로 들어와 분당으로 접어들었답니다.
분당 시내로 들어오자 미에르자가 "왜 이리로 들어왔어요?"
"안성톨게이트 가려면 분당 거쳐서 가야하는 거 아냐?"
"왜요?"
"난 분당에서 시작해서 고속도로를 탔거든"
"우화하하하하하하하하하~" 미에르자의 끝날줄 모르는 웃음소리.
이 이야기, 얼마전 고향길 가면서 아들에게 처음으로 들려 주었더니
아들, 포복절도. 찻속이 우렁우렁 울리도록 어찌나 크게!! 한참이나!! 웃어대던지.
세월은 또 흘렀어요.
아들이 공군 모부대에서 병역의무를 수행하고 있던 세월.
그 부대에서 면회 많이 오는 병사로 손꼽혔다는 내아들, 우린 면회를 부지런히도 갔다우.
내 생전에 최고 속도를 달려보던 때가 바로 그때. 아들에게 빨리 가고 싶어서.
그 속도, 전무후무한 일이에요. 140으로 달리던 그 용감함이라니.
그러나 문제는 그게 아니에요.
분당에서 맛난 음식 한보따리 싸들고, 아들 연인(지금 며느님)이랑 함께 하는 면회가는 길,
분당에서 서울로 나가서, 동서울 톨게이트에서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증평으로 갑니다.
몇번을 그렇게 하다가 어느날 문득 깨닫게 되는 그 영리함!!!
오모나~ 곤지암 톨케이트로 나가면 되는 걸 왜 동서울까지 갔을까?
그 다음부터는 분당에서 곤지암으로 곤지암에서 증평으로... eunbee~ 어느새 똑똑해졌어요.ㅎㅎㅎ
첨언하자면, 내가! 이 맹순이가! 그 시절 곤지암쪽 어느 학교로 출퇴근을 하고 있었더라는...
물론 단골 이용 도로는 내고향 가는 길 3번 국도였지만요.
머리가 안돌아~ 머리가 정말 안돌아가~ 난 왜 그럴까요?
내가 생각해도 어리둥절, 이해 안가는, 너무도 한탄스러운.
뇌의 어느 회로가 뒤엉킨 걸까요? ㅠㅠㅠㅠㅠㅠㅠ
그러나
동료들과, 친구들과, 먼곳으로 여행갈땐, 내 차로 갔다우.
나는 운전하는 것을 힘들어하지 않았어요. 무섭기는 해도 힘든일은 아니었으니
강원도 바닷가로, 고흥 바닷가로, 섬진강으로, 순천 송광사로... 쉬야 마렵다는 그녀들의 말을 콧등으로 튀기며
하루죙일도 참을 수 있는 내 방광을 의지삼아, 신나게 몰고 다녔더라는.ㅎ
안믿어 진다구요? 빼놓은 것은 있어도 거짓말 보태어지는 건 없다니께요.
이 이야기가 내 바보같은 짓거리의 최강 스토리입니당~
어이 없지요? 나도 그래요.ㅋ~
.
.
뱀발가락 :
매미가 사라졌어요. 언제부턴지 알 수가 없네요.
정답게 날아들어 노래불러주던 그들과 인사도 나누지 못했건만.
속절없이 모든 것은 사라져 버려요.ㅠㅠ
심심한 주말 오후,
어이없는 바보 이야기 풀어놓아드려요.
이런 어처구니 뇌구조를 가진 사람도 있구나,하면서 자신을 위로 받으세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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