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파리산책은 라탱지구Cartier Latin의 초입으로 갈거예요.
추석 음식 재료 사러 가는 길에 잠시 들러볼 참이니 초입만...ㅎ
'까르티에 라탱'이라 불리우게 된 것은 소르본느를 비롯한 대학가에서
몇세기 동안 라틴어로 수학한 데서 유래했답니다.
1871년의 파리 코뮌과 1968년 5월 학생혁명 때 이곳은 가장 열기가 강했던 지역이기도 했다지요.
센느강의 좌안, 라탱지구 산책에 나섰습니다. 시장바구니 들고.
Sceaux에서 파리를 가기 위해 RER B선 메트로에 앉았다우.
그런데 오모나~ 어쩜 좋아~^^
이브 몽땅의 Les Feuilles Mortes(고엽)을 연주하는 아코디언의 선율이...
'아, 모두에게 가을은 스몄나 보다.' 귀익은 멜로디가 가슴에 사무칩니다그려.
메트로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이런 감동, 잠시 음악에 잠기고 그 어떤 특별한 서정과 낭만에 싸이게 됩니다.
(사진까지 찍었으니 동전 한 닢 건내는 걸 잊으면 아니되지요.)
생 미셸 역에서 내렸어요. 생 미셸 광장 쪽으로 나갑니다.
웅장한 '생미셀분수'가 있는 생 미셸광장은 자주 지나는 곳이니 그냥 지나치고
먹자골목이라고 불리우는 복잡한 골목으로 들어섭니다. 위세트 거리rue de la Huchette, 전혀 파리답지 않은 곳이에요.
옆 골목 생 세브랭 거리도 마찬가지 풍경이지요? 그러나 분명 이곳은 파리랍니다.ㅎ
먹자골목답게 주인장의 호객행위도 무성하다우. 굶어죽기 일보직전이라면 몰라도 절대로 흔들리면 아니되옵니다.
파리에서는 꽃파는 아저씨들과 자주 만나게 되어요.
자스민꽃레이를 들고 다니는 아저씨, 작은 묶음이거나, 한 송이씩도 팔기위해 꽃을 들고 다니지요.
그런데 이거리에서는 공작새 깃털을 파는 아저씨를 만났네욤~ㅎ
이골목 저골목 음식냄새 진동하는 먹자골목을 휘돌다가 다시 위세트 거리로 나왔어요.
위세트 거리 5번지에 있는 재즈바를 보기 위해서죠. 이건물은 16세기 때의 건물이라네요.
지하에 있는 카보 드 라 위세트Caveau de la Huchette라는 재즈 바는 1946년부터 줄창 재즈를 연주한답니다.
번잡한 골목길을 돌다보면 위풍당당한 성당을 만나게 되어요.
생 세브랭 성당Eglise Saint-Severin,
언젠가도 이성당에 들러 감탄했던 기억이 나요. 오늘은 간단히 조금만 짧게 감동할래요.
나는 지금 다음날의 추석 만찬 음식재료 사러 가는 길이거든요.ㅎㅎㅎ
파리 성당에 들어가면 내가 항상 감동스럽게 바라보는 의자들.
위세뜨 거리에는 '파리에서 가장 좁은 길'이 센느강변쪽으로 이어져 있답니다.
위세트거리와 생 미셸 강변로Quai Saint-Michel 사이에 있는 이길 이름이 또 명물이에욤.ㅋ
샤-키-페슈 거리rue du Chat-Qui-Peche, '고기잡는 고양이 거리'죠.
고양이가 쥐를 수없이 잡았을만한, 매우 좁은 길에 딱 어울리는 이름이에요.ㅎㅎ
강변로 쪽에서 본 '고기잡는 고양이 거리'.
1795년 이좁다란 길 10번지에서는 가난한 젊은 나폴레옹이 셋방살이를 했다던데
10번지는 커녕 아무것도 없는 벽뿐이어요. 그러나 중세 때 골목이라니 나폴레옹 젊은 시절에는 집들이 있었겠지요.
'파리에서 가장 좁은 길'을 걷고, 나는 이제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으로 갑니다.
그곳으로 가는 뷔세리 거리 37번지에는 귀익고 눈에 익은 '세익스피어 앤 컴파니'가 있습니다.
사람들로 북적거리네요. 보헤미안 분위기를 즐기고자 찾아온 사람들이겠지요?
파리의 거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초록색의 우아하고 단아한 분수'월라스 분수'가 이책방 앞에도 있어요.
식수를 받기 위해 물병을 받쳐들고 있는 여인은 작은 물병이 가득찰 때까지...(사진 생략.그러나 위사진속 왼편에) 그 물 시원할까요?ㅎ
예전이나 지금이나 동이나 서나... 보시중에 물보시가 제일인듯해요. ㅎㅎㅎ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 있는 공원엘 왔더니
어머나~ 또 Autumn Leaves !!
일가족 네댓 명이 나무아래 벤치에 앉아있고, 그 중 초로의 남자가 기타를 퉁기며
이번에는 영어버젼으로.... 저기 걸어오는 두 남자 땀시 노래하는 신사가 안보이~ㅠㅠ
이날, 이공원에, 딱 어울리는 노래, Autumn Leaves!.
내가 이곳에서 건너다 보이는 노트르담 성당의 모습을 참으로 좋아 한다우.
노트르담 성당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장소예요.
고즈넉한 이 작은 공원에서 강건너 아름다운 성당을 바라보며
대성당에서 울려오는 종소리를 듣는 것은 에뜨랑제의 파리산책 중 백미.
생 줄리앙 르 포브르 성당Eglise Saint-Julien-Pauvre,
성당엘 들어서려는데, 음악 연주 팜플렛이 있어요.
아베마리아를 연주한다네요. 4시부터. 오모낫, 지금이 4시잖아? 얼마나 걸려요? 한시간 남짓.
매우 훌륭한 소프라노와 피아니스트의 연주예요. 그러면 18유로짜리 티켓 주세요. 망설임 끝, 흥정 끝.ㅋㅋ
냉큼 들어갔어요. 나? 지금? 추석음식재료 사러가는 길 맞거든요?
안 잊었어요. 그러나 '케이 마트' 밤까지 영업할 거예요. 돈 워리~ ㅎㅎㅎ
소프라노 Edwige BOURDY
피아니스트 Philippe ALEGRE
슈베르트의 세레나데를 첫곡으로, 구노, 슈베르트, 카치니의 아베마리아는 물론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비롯한 우리 귀에 익은 소품들을, 환상적인 목소리로 달콤하게 불러준 소프라노.
내가 알 수 없는 곡(한장짜리 팜플렛을 보니 모짜르트래요. 곡명은 없고)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도심의 한복판에 이렇게 조용한 장소가 있다니...
여행자들로 북적이는 한 발 바깥 세상과 완전히 차단되어,
오붓하게 앉아, 부담없는 시간과 마음으로, 수준있는 음악에 잠기고. 아!
이 성당의 공명은 거의 기적같은 수준.
어쩜 그리도 낮고 작은 소리, 가녀리고 부드러운 속삭임의 음까지 모두 아름답게 공명의 마술로 피워올려 주는지.
이 성당에서는 항상 음악연주가 있더니, 작은 성당의 훌륭한 공명효과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연주가 끝났습니다. 한시간 십여 분 소요.
구노와 카치니의 아베마리아 사이에 부른 곡명이 알고 싶어서
티켓을 팔던 무슈에게 물었더니, [La Barcheta] 라고.
나는 그 노래를 들을 때 눈물이 날 것 같았거든요.
카치니의 아베마리아는 기어코 나를 울렸어요. 내아드님 생각이 나서.ㅠㅠ
내아들이 좋아하는 곡이거든요. 아들의 모든 것은 나를 시시때때 울려요.
이날 소프라노의 목소리는 메조에 가까운 매우 부드럽고 달콤한 음색이었지요.
모든 곡을 어쩜 그리도 부드럽고 달콤하고 화려하게 부르던지요.
적은 수의 관객이었지만 벅찬 환호로 모두들 브라보를 외치고 또 외치더군요.
라 바르케타를 노래할 때 내 영혼은 천상을 떠다니는 것 같았어요.
애잔스레 슬픈 멜로디는 나를 울고 싶게 만들었구요.
유튜브에서 찾아, 다시 듣는 [La Barcheta]의 감동은 그만 못해요.
그러나 우리 함께 들어 봐요.ㅎ
작곡 Reynaldo Hahn(1874-1947) 베네치아 출생, 프랑스 이주.
[작은 배]
오늘밤은 아름다워/ 어서 가요, 니네타.
우리 배를 타고 저녁 바람을 즐겨봐요/ 토니에게 말해 두었지요/ 차양을 걷으라구요.
바다에서 불어오는 산들 바람을 우리 둘이 느낄 수 있게 말이오. 아!
다정한 침묵을 서로 나누며/ 산호섬을 지나 달빛 아래/ 작은 배에 몸을 맡기니
너무나 행복하오/ 부채일랑 치워봐요, 내 사랑/
당신을 위해 미풍들이 다투어 불어오고 있으니. 아!
.
.
이렇게 파리는 도처에 널려있는 보석같은 보너스들과 만날 수 있으니, 앞에 놓여지면 그것에 잠겨드세요.
파리에 오면, 노트르담 성당 강건너 편 오래된 작은 성당 Eglise Saint-Julien-Pauvre에서
연주되는 음악회를 놓치지 말아요. 토요일 일요일 오후에는 연주가 이어져요.
케이마트는 어찌 되었냐구요?
가니까 살것이 없어요.ㅠ 혹시나가 역시나였다우.
프랑스에서는 프랑스 식재료로 먹고 사는 것이 O!!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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