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편지

기쁜 선물

eunbee~ 2014. 8. 11. 02:34




책 선물이 이렇게나 마아아아니 왔어요.

하늘길 달려온 책들이... 무려 여덟 권.

은비를 위한, 은비엄마를 위한, 나를 위한, 골고루.

우리는 모두들 입이 함박만큼 벌어져서... *^_____^*

기쁜 선물에 모두 *^________^*


오랜만에 무언가를 앞에 두고 다함께 기뻐했어요. 정말로.

^_____^ 은비 입(자기표현에 인색한), 

*^_________^* 은비엄마 입(몇해전부터 김용옥교수의 '노자와 21세기' 타령을 했는데, 이제서야 그 책을 갖게 되었거든요),

*^________________^* 내 입, (무조건 좋아서)ㅎㅎㅎ


그 전날 우편배달부가 그냥 돌아갔기 때문에 우리가 잔뜩 염려하고 

있던 참이라 더 그랬을 거예요. 여긴 배달사고가 잦거든요.


책을 보내주신 동우님께 감사드리며, 

책 상자를 펴며 이미 부자된 마음의 즐거움에 싱글거리던

삼대三代 모녀들의 기쁨을 전합니다.




'속삭임'



그제부터 책에 빠져있습니다.

김점선을 모두 읽고, 아사오 하루밍의 '3시의 나'도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오늘은 김홍기의 '댄디, 오늘을 살다' 에 흠뻑 빠져 하루를 보냈지롱요.


김홍기님의 '댄디, 오늘을 살다'는 은비엄마에게도 매우 매력적인 내용이며

그의 취향과 관심에 딱 맞는 책이네요. 아니나 다를까, 내가 책을 손에서 놓자마자 낼름 집어들더니

밤 늦도록 읽고 있더라구요.  나 또한 한달음에 읽었어요. 그애가 책을 읽을 땐 각기 다른방에 있는 것이 좋아요.

왜냐하면 "엄마, 웃기지? '남편이 퇴근을 해서 집에 들어서는 순간 아내의 얼굴이 화사하고

서비스가 좋은 것은 오늘 낮에 아내에게 지름신의 은혜가 베풀어졌다는 증거다' 하하~ 얼마나 웃겨."

이러기를 수 번이거든요. 혼자 읽지 꼭 옆 사람에게 말을 해요.


이 책은 두고두고 다시 아무 페이지라도 펴서 읽을 수 있어 좋은 책이에요.

소설보다 이런 책 읽기를 더 즐겼지요. 예전부터. 에세이나 기행문 등등.ㅋ




 '맨드라미' 김점선



[김점선 그리다]

김점선 2주기(1946-2009)를 맞아, 캄보디아 [김점선 미술학교] 개교기념 출판집(2011년).


화가 김점선과 사진작가 김중만의 그림과 사진을 나란히 곁들여

김중만이 꾸민 김점선의 모든 것.

더구나 박완서님을 비롯한 장영희, 이해인, 최인호, 윤후명 등 명사들의 헌사가 담겨있어

내가 얼마나 좋아하며 읽고, 보고, 또 보고... 하는지.


***




아무도 그 여자를 길들이지 못한다.


                                                -박 완 서-


머리에 깃털만 꽂으면 영락없이 인디언 추장처럼 보일 여자,

아무도 길들일 수 없는 야생마 같은 여자, 누가 길바닥에 담배꽁초만 버려도

즉각 거위처럼 꿱꿱거리며 제가 무슨 정의의 사도라고 길길이 날뛸 수 있는 여자,

해 뜨면 일어나 일하고 해 지면 잠을 자니, 부자 아파트에 살면서 전기값이 몇 천 원 밖에 안나와

경비실로부터 수상하다고 찍힌 여자, 그 여자 김점선이 어느날 착하고 얌전하게 생긴 후배들을 데리고

우리 집에 나타나 선생님을 뜯어먹으러 왔다고 큰소리쳤다. 제 한 입도 아니고 여러 입에 뜯어 먹히면 

뼈도 못 추릴 것 같아 나는 서들러 밥을 짓고 그 여자는 마당에 멍석을 깔았다.

이 늙은 몸을 실컷 부려먹고 우리집 밥통과 냉장고를 깨끗이 바닥내고 나서 한다는 소리가 앞으로 낼 책의

뒤표지에 들어갈 글을 써달라는 소리였다. 공손하게 약간의 아부까지 곁들여가며 해야 하는 걸로 돼 있는 부탁을

그 여자는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했다. 그런 여자가 바로 김점선이다. 나는 그 여자처럼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로운 여자를 본 적이 없다. 아무도 그 여자를 길들이지 못한다. 그 여자는 어떤 권위도 인정하지 않으니까.

사다리를 놓고 대작을 그리는 것이 꿈인 김점선에게 오십견이 왔다기에 당분간은 그림을 못 그리려니 했다.

그러나 웬걸, 그 여자는 컴퓨터를 이용해 수백 점의 그림을 그렸고 거기다가 그 여자 특유의 막강한 입심까지

곁들여 한 권의 책으로 내놓으려 하고 있다. 신기한 일이다. 제한된 화면에 손끝으로 그린 그림이라고는

믿어지지 않게 그 여자의 참을 수 없는 광기가 좁은 화면에 갇히기를 거부하듯 마음껏 분출하고 있으니.


** 이런 헌사를 써주신 박완서님도, 화가와 절친하게 지내던 장영희님도 모두 하늘나라로 떠나셨네요.ㅠㅠ

    조영남 씨가 쓴 글은 재미있고 감칠 맛 나는데... 지면상 생략.ㅋㅋ



김점선 그림. 김중만 사진, 캔버스 천 위에 사진을 프린트하고 그린 작품.





언제 

우리 다시 만나,

쓸데없는

이야기 하나 하다

헤어지고,

몇 달 지나

또 만나 

또 한 번

쓸데없는 

시간 보내다

헤어지곤,


그렇게 

반평생,

내 곁에서,

희멀건 웃음 띈

(아플 때에도)

못난 누나를 언제 다시 

만날까?


...하략


2011년 6월 이 책을 내면서 프레파스 PREFACE

로 김중만은 한탄하였네요.


참으로 매력있는 두 책, [댄디, 오늘을 살다]와 [김점선 그리다]를 손에 들고 있는 요즘 

나는 기쁘답니다.



***


책을 선물 받을 때, 참으로 기쁘고 부자가 된 기분이되지요.

더구나 읽고 싶어하던 책이 멀리멀리 하늘길을 날아 내앞에 놓여졌음에랴. 그 기쁨은 얼마나 큰 것인지!!

우리 파리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책을 보내주신 동우님께 큰 감사 드립니다.

스마트폰 간단한 카카오톡으로 고맙단 말씀 드리고, 이제야 이렇게... 또한 어눌함으로 

기쁘고 기쁘고, 고맙고 고마운 마음 드려요.^^

감사합니다. 동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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