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편지

잘 생각해

eunbee~ 2014. 5. 15. 01:29



어느날 쏘공원에서



은비는 요리하기를 좋아해요.

TV에서 요리프로그램을 가장 즐겨 본답니다.

부엌에 들어가 자기가 먹을 것은 자기가 만드는 경우가 많아요.


은비 : 나는 요리사와 결혼을 해서 매일 그가 만들어 주는 맛있는 요리를 먹으며 살고 싶어.


은비모친 : 돈 많은 사람과 결혼을 해서 한 사람이 만들어 주는 요리 매일 먹는 것보다

이곳저곳 세상 좋은 음식을 모두 먹으러 다니면 더 좋을텐데...


은비 : 요리사 남편은 요리하고 나는 그 곁에서 그를 돕는 일을 해서 돈을 벌며 살아도

좋을 것 같아.


은비모친 : 잘 생각해.





은비네 학교는 전통 깊은 학교랍니다. Lycee de Lakanal.

1885년에 설립되었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우수 학생들이 기숙하던 곳으로 그 규모도 대단합니다.

지금은 학군제이기도 하고, 우수학생들의 집합체도 전혀 아닙니다.ㅋ


이 학교 담장을 빙 돌려면 3km정도를 걸어야 하지요. 건물도 크고 교실수도 많지만

정원 또한 대단해요. 울창한 숲을 이루지요. 그 울창한 숲 일부분은 통제구역입니다.

오래된 나무들이 우거지고 한낮에도 어둑하다고 해요. 그러니 학생들의 접근을 금지했답니다.


은비엄마 : 은비야, 은비가 라까날 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 있어.

그 접근 금지된 숲을 한 번쯤 반드시 탐색하는 거야.


은비 : 그곳에 가면 선생님에게 야단맞어.


은비엄마 : 선생님이 은비에게 꾸중하면 엄마가 시켰다고 말씀 드리고,

우리엄마가 이곳을 반드시 탐험하라고 했어요.라고 말해.


은비 : 그러면 엄마도 나도 미쳤다고 할거야.


은비엄마 : 아니야, 우리 엄마는 소설가인데 이곳을 모티브로 소설을 쓴다고 해.

못믿겠으면 엄마에게 전화하시라 해.


은비 : 엄마가 정말 미쳤나봐. 





은비아빠가 보름간의 휴가랍니다. 이제 내일이면 근무지로 돌아가지요.

은비엄마는 은비에게 오만 과외를 다 시키는데, 그것 조차 소홀히 하며(더러 빼먹으며)

은비아빠는 그동안  오만 데 데리고 다니며 요리(ㅎㅎ) 사 먹이는 일과 옷 사서 부녀가 입어 보는 일로 바빴답니다.

어제는 그집에 가보니(내가 요즘 큰딸네로 유배되어있습니다.) 공중을 날며 사진도 

찍을 수 있는 헬리콥터를 사서 부녀가 희희낙낙 즐기고 있더라고요.

무선으로 조정하는 헬기는 그들의 손을 떠나 철없이 노는 부녀만큼 들떠서 날아다니고 있었어요.


은비엄마 : 모두들 잘 생각해. 앞날이 어찌 되려는지.


은비 : 아무리 생각해봐도 엄마 앞날이 걱정이야. 엄마나 잘 생각해.


'한도사'연 하는 은비아빠는 헤벌죽~ 웃기만 합니다.


나는 내일 사위님 떠나는 것도 못 보고, 노르망디로 여행갑니당~

다녀 올게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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