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치즈 사러 가요

eunbee~ 2014. 4. 19. 22:19


오늘은 아침 시장이 열리는 토요일.

자주 먹는 치즈 Chévre Figue(염소치즈에 무화과를 달콤하게 넣은 부드러운 치즈)를 사러 나갔어요.

온동네가 꽃향기로 취할 듯 하더니 이제는 초록에 취할 것 같아요.

봄은 향기에, 색깔에, 바람에 취해 어지럼증 속에서 

봄아지랑이 같이 몽롱하게 살고 있네요.



공원이 아니고 어느 집 담장너머로 보이는 나무들이에요.

큰나무에게 기대어 덩굴꽃이 먼하늘로 오릅니다.

큰 어깨에 기대어 저렇게 봄꿈을 피워 올리고 있으니... 샘나네~하며 바라보았다우.ㅠㅠ




마로니에도 폈구요.

등나무꽃은 반짝이던 빛깔이 사위어가고 있네요.

라일락은 이미 한물 갔어요.

그런 걸 보면 내세월은 참 길어요. 

봄으로 살자던 말을 새기며 오래오래 봄을 살 것이니 더더욱 긴긴 내 세월이겠죠? 하항~





꽃을 파는 총각에게 마아가렛 화분 한 개 샀어요. 10유로.

그리고 진분홍 제라늄 두 포트 샀구요. 4유로. 저렴하죠?



치즈 가게엔 우리가 자주 간답니다.

동네 치즈 가게구요. 부활절 쇼콜라를 선물할 때가 있다나 뭐라나~ 그래서 들어갔어요.

쉐브르 휘그Chévre Figue를 두 개 샀는데, 포스팅하는 동안 은비가 바게트에 발라 한 개는 먹어 치웠네요.ㅎㅎ


심플리나 모노프리 같은 마트에서 사면 70센팀이면 되는 바나나 한 송이를 

아침 시장에서 무려 1유로 72센팀을 주고 샀다고 은비엄마가 구시렁~

양보다 질이얏!! 내 해명.ㅎㅎㅎ



서너 집 건너 만개한 박테기나무, 라일락, 등나무꽃....

꽃대궐도 서서히 물러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을 대신할 또 다른 꽃들과 잎들이 뒤따라 오고 있다우.

그러니 저물고 떠나는 일을 너무 애달퍼 하지 말아요.

오고 가고...만나고 헤어지고... 머물고 떠나는 것이 섭리이며

그것에 순응하는 것이 인생이랍니다.


C'est la vie.




햇빛 찬란한 토요일이에요.

이제 파리에 가서 부활절 바캉스 여행으로 떠나온 유러피언들이 

파리를 얼마나 활기차고 시끄럽게 하고 있나 보고 올게욤~^^

지금 이곳 시각 오후 3시 20분. 그곳은 밤 10가 지났네요.

모두들 따스한 밤 되세요. 슬픔에 젖은 남해 진도의 비통이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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