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에게
정 호 승
이른아침에
먼지를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내가
먼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셔서감사합니다
그래도 먼지가 된 나를
하루 종일
찬란하게 비춰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3월 9일 아침
이른 아침 잠에서 깨어나 창문을 여니
하얗게 쌓인 春雪이 반가운 손님으로 내 窓을 올려다 보고 웃는다
아마도 새벽부터 내 기척을 기다렸나 보다
봄눈,
사는 동안 때때로 우리는 봄눈같은 보너스를 받으며 살고 있다
정오
어느새 봄눈은 간 데 없고
햇살 번져 새겨둔 그림자 그림
이 또한 내 하루 속에 찾아든 보너스가 아니랴
***
생애 최고의 선물들
세월 속에서 더욱 빛나게 다듬어가는 보석들.
내 인생의 햇살들.
그들이 비추이는 따순 기운으로 살아지는 내 삶.
(윗사진 유학 시절, 작은딸이 키우던 고양이가 낳은...)
먀오미가 낳은 까까와 삐삐
까까- 똥. 삐삐- 오줌
두 마리 애기 고양이를 그렇게 불러주던 그 옛시절.
햇살아래 따숩던 스트라스부르의 어느날들.
.
.
집정리 하다보면 별 것을 다 찾아 낸다.ㅋ
오늘은 아들네 유학시절 사진뭉탱이들을 발견.
내일은 사진첩 하나 사다가 앨범 정리해 두어야 겠다.
우리 애들은 그런것에 도무지 관심이 없어. 누굴 닮은 거야?
이러면서, 조상탓 한다. ㅋㅋㅋ
햇살에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