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거들떠보기

나도 휴대폰을 즐기지않는다

eunbee~ 2013. 8. 25. 19:43

 

[더글러스 러미스 칼럼] 휴대폰과 전체주의

 

- 경향신문 8월 13일자 오피니언 기사를 옮김-

 

더글러스 러미스 

평화운동가, 전 도쿄 쓰다주쿠대 교수

 

 

내가 절대 갖고 싶지 않은 것을 꼽자면 첫번째는 암(癌)이고, 두번째는 부러진 다리, 세번째는 휴대전화다.

휴대전화를 꼽은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 이유는 개인적인 것이다. 나는 전화벨이 울리는 걸 싫어한다.

울리는 전화벨은 마치 당신이 무엇을 하고 있든, 당장 멈추고 전화를 받으라는 명령처럼 느껴진다.

독서 중일 수도 있고 요리를 하거나 연애를 하는 중일 수도 있지만 뭐든 상관 없다.

전화벨이 울리면 하던 일을 멈추고 전화를 들어야 한다.

나는 도쿄에 살 때 대도시 거주의 기쁨 중 하나가 익명성에서 오는 자유라는 점을 알게 됐다.

기차를 탈 때나 분주한 거리를 거닐 때, 세상 어느 누구도 내가 어디 있는지 알지 못한다.

내 주위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는 경우를 제외하면 말이다.

나는 매일 일터에 오가며 세 시간가량 방해받지 않고 독서할 시간을 가졌다.

그 동안은 어떤 전화로부터도 자유로웠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로서는 어딜 가든 전화기를 몸에 지니고 다닌다는 것을 생각만 해도 견디기 어렵다.

 

나는 종종 이런 경험을 한다.

커피숍에 앉아 누군가와 얘기하다가 대화가 재미있을 무렵 상대방의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한다.

그 사람은 미안한 표정으로 내 눈치를 살피며 주섬주섬 전화를 찾는다.

마치 주인의 부름을 받은 굴욕적인 하인처럼 행동한다.

“이 호주머니였나? 아니지, 저 호주머니야. 아니야, 아, 아마도 가방에 있나보다. 아, 여기 있네. 미안해요. 잠깐만. 여보세요?”

그런 모습을 보며 나는 생각한다. ‘나는 저런 걸 갖고 싶지 않아. 절대로.’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면 ‘아무도 내가 지금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는’ 류의 경험을 하지 못한다.

특히 휴대전화에 위치추적장치라도 달려있기라도 하면, 막말로 경찰이 당신이 매 순간

어디를 걸어가고 있는지 정확히 알아낼 수 있다.

에드워드 스노든이 분명히 보여주었듯이 정부 요원들은 당신이 휴대전화에 말하는 것이나 쓰는 것을 언제든 읽어낼 수 있다.

대중이 완전한 감시 체계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다니 놀랍지 않은가.

정부의 감시 요원들 입장에서 보자면 그야말로 꿈이 실현되는 것이다.

이반 일리치는 어떤 발명품이 거꾸로 우리 삶을 지배하는 현상을 ‘근원적 독점(radical monopoly)’으로 표현했다.

가령 누군가 자동차를 발명했다고 하자. 처음에 그것은 비싼 사치품이거나 부자들의 장난감이었다.

하지만 점차 많은 자동차들이 판매되며 도시는 그에 맞게끔 재설계된다. 대형 마트가 생겨나고 골목 상권은 사라진다.

곧 식료품 구매 등 가족 생활에 필요한 많은 일들이 자동차 없이는 불가능하게 된다.

자동차는 필수품이 된다. ‘제대로’ 된 삶을 위해 당신은 꼭 차를 몰아야 한다.

휴대전화는 ‘근원적 독점’ 효과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휴대전화 이용자들은 자발적으로 휴대전화 ‘영업사원’으로 조직화된다.

“뭐라고, 휴대전화가 아직도 없어?” 여기서 ‘아직도’가 중요하다.

휴대전화가 없는 사람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간주될 뿐만 아니라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고 심지어 무례하다는 얘기도 듣는다.

우리 사회의 모든 사람이 밤낮 가리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휴대전화로 연락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점점 더 상식처럼 되고 있다. 휴대전화를 강권하는 사람은 영업사원이 아니라 바로 사용자들이다.

사회 전체가 휴대전화 판매 부서로 조직화돼 나처럼 완강하게 버티는 사람들에게 압력을 가하고,

마음 약하게 만들어 그 끔찍한 물건을 장만하게 만든다. 나는 아직 가까스로 버티고 있지만 쉽지 않다.

‘근원적 독점’이란 말은 이 새로운 현상을 다 담아내지 못한다.

휴대전화 구매 압력은 편리함이나 필수재로서의 압력 정도가 아니다.

안 사겠다고 버티는 사람은 ‘왕따’가 될 각오를 해야 한다.

이 현상을 포착하기 위해 나는 ‘전체주의적 독점(totalitarian monopoly)’이란 말을 쓰고자 한다.

여기서 ‘전체주의’는 정치적 극단이란 뜻이 아니다.

그것은 사회 전체를 소비자이면서 동시에 영업사원으로 조직화하는 전체성을 향한 역동적인 기획이다.

생산자들에게 그것은 꿈이 실현되는 것이다.

번역 : 손제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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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I were to make a list of things I would absolutely not want to have, it might begin like this:

1) cancer, 2) a broken leg, 3) a cell phone.

 

Why a cell phone? There are many reasons. The first is personal: I hate the sound of a telephone ringing. A ringing telephone is like a command: Whatever you are doing, stop it immediately and come answer me! You might be reading a book, cooking a meal, taking a nap, or making love, it doesn‘t matter: when the telephone calls, you are expected to quit what you’re doing and come.

When I lived in Tokyo, I learned that one of the pleasures of living in a huge metropolis is the freedom that comes with anonymity. Riding the trains, walking the crowded streets, you realize that no one in the world knows where you are just now (except the people around you - if they notice you). Commuting to and from work, I would get three hours a day of uninterrupted reading time - three hours away from any telephone.

So the idea of carrying a telephone with you wherever you go seems to me unbearable. Often I have this kind of experience. I am sitting, say, in a coffee shop talking to someone. Just as the conversation is getting interesting, the other person‘s cell phone begins ringing. The person begins behaving like an abject servant called by his master, glancing apologetically at me while scrambling to find the phone: Was it in this pocket? No, no, it must be in that pocket; Not there, maybe it’s in my bag; Ah, here it is; Excuse me, sorry; Hello? Hello? And I think, No, I don‘t want one of those; not ever.

If you carry a cell phone, you lose the experience of “nobody knows where I am just now.” Especially if your cell phone has a navigator, it’s possible (for example) for the police to know exactly on what street you are walking at each instant. You will show up as a dot moving across a map on the screen, just the way the image of the automobile appears on the navigator screen. And as Edward Snowden made clear to us, everything you say to or write on a cell phone can be read by government agents. How remarkable, to see masses of people voluntarily joining a system of total surveillance. For government surveillance people, it‘s like a dream come true.

Ivan Illich coined the term “radical monopoly” to describe the way certain inventions seem to take control of our lives. Somebody invents, for example, the automobile. At first it is a wildly expensive luxury, a toy for the superrich. But little by little, as more automobiles are sold, cities are restructured to accommodate them. The supermarket is invented, small shops disappear, and soon it becomes almost impossible to shop for food, or do many other things a family has to do, unless you have an automobile. The automobile is transformed from a luxury into a necessity: to live “properly” you “must” have one.

The cell phone has carried the “radical monopoly” effect one step further. It has organized cell phone owners into strident sales persons. “What, you don’t have a cell phone yet?” (The “yet” is the important word.) People without cell phones are coming to be considered not only “behind the times”, but uncaring of their friends, rude even. Schools contact parents through the cell phone, so if you don‘t own one you are a “bad parent”. It is coming to be common sense that every person in the society should be reachable by telephone at any time of day or night. And the enforcers of this, the “cell phone pushers”, are not sales personnel, but owners. The entire society is organized into a cell phone sales department, putting pressure on recalcitrant people like me to relent and buy one of the horrible gadgets. (So far I have managed to resist, but it isn’t easy.)

The term “radical monopoly” doesn‘t quite describe this new phenomenon. The pressure to buy is not merely the pressure of convenience or even of material necessity; the person who resists risks becoming a social outcast. To capture the totalization of this process, I suggest a new term: “totalitarian monopoly”. “Totalitarian” does not here mean politically extreme. Rather it refers to a dynamic aiming toward totality: organizing all of society as both consumer and salesman. For the manufacturers, it’s like a dream come true.

 

***

 

 

 

내가 본격적으로 휴대폰을 갖게 된 것은 큰딸의 한국방문 때 큰딸에게 필요해서 장만했던 것을

그냥 내가 쓰게된 것부터가 그 시작이다.

그것이 2001년 쯤이었나 보다.

동료들이 휴대폰을 마다하는 내게 그리도 성화를 대고,

며느님이 자기가 답답하다며 내손에 쥐어주던 휴대폰도 항상 서랍폰으로 가두어 두었으며,

그 물건을 반기지 않으니 모두들 원성이 잦았다.

휴대폰이란 나를 매우 성가시게 할 뿐만아니라, 꼭 휴대폰의 노예가 되는 것 같아 불편하고 싫었다.

 

이번에도 내가 귀국하자 며느님이 하는 말, '엄마, 스마트폰 만들러 가요. 월요일에 시간 낼래요?' 였다.

지난 2월 출국전에 스마트폰 만들려고 시도하다가 보류하고 파리로 갔던 것을 며느님이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렷다.

내가 딱히 여기저기 연락을 하며 수다를 즐기거나 교류를 이어가고 세상일에 그리 관심을 가질만한 인물도 성격도 아니니

내겐 전혀 필요치 않는 물건이 그것이다. 잠시 어떤 연유로 스마트폰을 가지고 파리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뿐이다.

 

파리에 가서는 큰딸이 새로 마련해준 스마트폰 기기로 글을 읽고 이것저것 검색하고 놀았다.

그러다가 라벨을 금방 떼낸 그 새끗한 폰 기기를 절명시켰다.

고칠 수도 없게 急死란다. 기기의 품질문제라고 나는 박박 우겼다.ㅎㅎㅎ

아무튼, 휴대폰이라는 것은 내가 매우 귀찮아 하는 물건이다.

파리에서는 은비아빠가 파리에서 사용하는(그는 근무지에서는 다른 것을 사용) 휴대폰을 내가 사용한다.

그러나 외출할 때 툭하면 두고 나가는 바람에 은비엄마가 얼마나 답답해 하는지..ㅋ

 

내가 학교에 있을 때, 손바닥 위에 아예 휴대폰을 올려놓고 사는 여교사를 봤다.

난 참 그여선생님이 못마땅했다. 아들 딸과의 끊임없는 소통,관리로 수업이나 제대로 하는지 의문이었다.ㅋ

또 다른 동료, 한끼 식사를 함께 하는 동안에도 수없이 전화가 오고 대화가 길어진다. 나는 그런 장면이 달갑지가 않았다.

91년 여름 캐나다 여행에서 만난 캐나다 거주 친구가 한국에 오면 나랑 자주 만났다.

그 친구는 (나보다 서너 살 낮은 나이의 남자) 휴대폰을 매너모드로 해두었음에도 진동이 오면(나에겐 감지가 안되는 상황)

스을쩍 테이블 아래로 확인하고는 얼른 다시 주머니에 넣는다. 

그 매너가 난 참으로 인상적이고 좋아 보였다. 이젠 우리도 휴대폰 사용 매너가 많이 좋아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난 아직도 휴대폰이란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인터넷에서의 관계들도 친구사이를 모두 삭제하고

스물 다섯 친구만 친구사이로 유지하고있다. 그 중에 블로깅활동을 하지않는 친구가 다섯 명 쯤이다.

블로깅을 하지 않는 블친을 그대로 두는 것은 아직도 나는 그분들을 소중한 친구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의 블방 출입도 스물 이내의 블로그 정도라고 해야하나?  그러고 보면 난 참으로 폐쇄적인 사람이다.ㅠㅠ

최소한의 소통만 하고 사는 게으른 사람이다.

혼자 할 것도 많은데 뭔 웹망을 그리도 얼기설기 엮고 산단 말인가. 내가.ㅋ

며느님이 스마트폰 만들러 가자 하면 뭐라고 대답할까?

이예~~쓰??  아마도 네버!!!일게다. 

 

나는 아직도 016이다. 캬~

나와 첫번째 만난 그 번호. 이 지고지순의 순정이란..캬~

끝자리의 가운데 두숫자는 李箱의 카페간판. 캬~

아르마스 광장에서 만난 쿠바지도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캬,캬~

그것도 양쪽이 굳건한 벽으로 둘러쳐져있다. 캬~~~~ㅎㅎㅎㅎㅎㅎ

 

나는 마냥 미개인이고 싶다.

 

** 오늘도 해가 졌다. 왜 이렇게 빨리 어두워지는고얌?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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