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yon '13

Lyon 1

eunbee~ 2013. 7. 25. 19:30

생떽쥐페리의 고향 리옹엘 다녀왔어요.

그가 태어난 달 유월 말에 다녀왔으나 이제서야 포스팅합니다.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 칠월은 생떽쥐페리가 지중해 상공에서 실종된 달이지요.ㅋ



다 늙은 이세월에도 '어린왕자'는 나를 꿈꾸게 합니다.

그가 하루에도 마흔 몇번씩을 볼 수 있었다는 노을을 나는 어제도 쏘공원 문닫힌 노천카페 의자에 앉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답니다.


"엄마, 저녁마다 쏘공원에 가서 뭐해?"

"노을을 바라보고 있지~"

"엄마가 무슨 어린왕자라고..."

"ㅎㅎㅎ~"

작은딸과 며칠 전 나눈 대화랍니다.


파리에서 떼제베를 타고 두시간을 달리면 리옹이에요.

구시가지와 가까운 역, Parrache에서 내렸어요. 내부가 멋진 건물이네요.


리옹은 생떽쥐페리(1900. 6. 29~1943. 7. 31)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지만,

작은딸이 유학와서 처음 어학공부를 하던 곳이기도 합니다.

'엄마, 자동차 바퀴에 감겨드는 빗물소리가 창문너머에서 몰려와' 라면서

내게 손편지 쓰던 작은딸은 이제 17년 째 파리지엔느가 되어,

방금 출근했습니다.ㅎ



리옹 여행,

동행한 큰딸은 구시가지의 풍경과 역사를,

나는 어린왕자와 론(Rhone)강, 손(Saone)강의 표정을 보러 갔지요.


루이 14세의 기마상이 우뚝 서 있는, 프랑스답지 않게 휑하니 넓은 벨쿠르 광장 귀퉁이에

운치나 멋이라고는 도무지 찾을 수 없는 네모진 돌기둥 위에서 어린 왕자와 생떽쥐페리는

우두커니 앉아 있더라고요. 내 상상과는 달리, 그들은 먼 소행성 B-612를 바라보거나 별을 찾는 모습이 아니었어요.ㅠ



광장 한귀퉁이, 여행안내소 뒤켠, 어린이 놀이터 맞은 편에 있는 이 동상을 찾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랍니다.

리옹에서는 생떽스의 흔적이나 체취나 이야기를 찾기는 어려워요.

우리가 갔던 날 이틀 후가 그의 탄생일인데도 별다른 행사나 분위기 마련은 전혀 느낄 수 없던걸요.


그래서 그냥 생떽스와 어린왕자는 다시 내 가슴 속에 예전처럼 '나대로 꿈꾸기'로 묻어두고

리옹을 산책하기로 했습니다.


기단에는 어린왕자가 여우에게 말한

'소중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 마음으로 보아야 비로소 보이지.'라는 것이 새겨져 있다는데

내가 큰딸이라면 그 유창한 불어로 노래하듯 한 번 쯤 낭송해 주련만.... 큰딸은 내가 아니거든요.

그런말이 써있어~로 끝내고 돌아섰다눈.ㅠㅠ 맥주를 한사발 대령했더라면 이야기는 달라졌으려나? ㅋㅋ



블벗 님의 'Reading Books' 카테고리에서 생떽스의 다수의 작품의 글을 읽으며 '리옹엘 가자'라는 마음이 굳혀져서 갔건만...ㅠㅠ

찾을 수 없는 것은 어서 포기하고, 큰딸이 앞서는대로 따라 걷기로 했답니다.



구시가지를 흐르는 손강이에요.


나는 기대와 내 야무졌던 꿈과는 달리 그냥 눈으로 보면서, 리옹의 이곳저곳을 느꼈어요.

리옹은 '어린 왕자'가 사는 별이 아니니, 그닥 서운할 것도 없네요.ㅎ

그러나 생떽스의 냄새가 전혀 풍기지 않는 리옹이 이상스럽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구시가지에는 오래된 성당이 두어 개 있던데, 이성당이 생 장 성당일까요? ㅋ

도무지 기억이.....ㅠㅠ  생장 대성당이 맞나봅니다. 이광장은 생장 광장이고요.



생 장 거리를 잠시 지납니다. 우리는 이제 리옹에서 이름난 언덕을 오를거거든요.

리옹의 구시가지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지요.

16세기에 지은 집이며 길이며...인상적인 나무문들이며, 모두 보물들이에요.

르네상스 시대의 분위기를 맛볼 수 있는 고풍스런 거리입니다.



우리는

손강 강변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언덕 위의 아름다운 성당을 만나려고

가파르고 긴긴 언덕길을 땡볕을 무릅쓰고 올라갔습니다.



이 남자는 자전거로....

리옹의 대여자전거는 저렇게 빨간색으로 예뻤어요.

파리는 회색빛깔의 우중충~ ㅎㅎㅎ 니스는 파란색이던가? 이 까마귀고기 정신머리..ㅋ



땀을 뻘뻘 흘리며 언덕을 오르니, 꽃길도 만나고....



우리가 '몽당 연필'이라고 부르던 저 건물은 tour credit lyonnais라는 이름의 빌딩으로,

은행과 기타등등 금융의 중심 역할을 하는 건물 아닐까요? 

그런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언덕을 오르며 시가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ㅋ

언덕 이름은 푸르비에르Fourviere. 리옹에서 가장 유명한 지명!!ㅎㅎ

해발 281m라죠?

메트로(후니쿨라?)를 타고 올라올 수도 있지만 우린 저 풍경을 보려고...

땀 뻘뻘. 엉덩이 한 짐, 헉 헉 턱에 찬 숨. 에구구~




푸르비에르 언덕에는 성당이 있어요.

몽마르트르에 사크레퀘르가 있듯이 이곳엔 '푸르비에르 노트르담 성당'이 있답니다.

보불전쟁 때, 리옹사람들은 성모님께 간청을 했다네요. '성모님, 성모님, 우리의 성모님. 리옹을 적의 손에 들지 않게

지켜주신다면 아름다운 성당을 지어서 성모님께 바치겠나이다~'이렇게....

성모님은 리옹 시민들의 소원을 들어주셨고, 리옹 사람들은 '메르시 마리'하면서 이성당을 지었다죠.

성당에 들어가서 우연인지 영구적으로 새겨놓은 글인지는 모르지만,'메르시 마리'라고 써놓은 글씨를 봤어욤.


파리 몽마르뜨르의 사크레퀘르는 보불전쟁에 패해서 슬퍼하고 고생하는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지은 성당이라죠?

그런데 푸르비에르 노트르담 성당은 리옹을 지켜준 것에 대한 봉헌의 뜻으로 지었다는군요.

큰딸이 소지한 '리옹'이란 책자를 열공하여(현장에서 공부하며 다녔다우) 이야기해준 내용들이니

그렇다는구나~하며 읽으삼~헤헤


푸르비에르 노트르담 성당은 정말 정말 아름답고 휘황해요.




리옹의 상징, 사자가 성당 전면 중앙에 떡하니....



은빛...금빛...찬란하죠?

사랑 愛자가 인상적입니다.ㅋ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아아아~' 누구나 사랑을 꿈꾸고 이야기하죠? 나도 그래욤~^*^

어제도 이동네 작은 성당 뒤켠의 '슬픈피에타' 앞 계단에 앉아, 수십 여 분을 우리 애들과 가족들과

그리고 내 자신을 위해 기도했어요.^^

어제 발견한 건데, '슬픈 피에타'의 예수님이 살며시 웃음진 얼굴로 눈감고 있더라구요.

그 고요로운 미소에서 풍겨오는 신비로운 느낌이 참 좋았어요. 눼~잠시 삼천포 타셨습니다.



이콘 같은 저 벽화는 뽀얀 안개속에서의 은근하고 부드러운 푸른 기운이 도는, 아련한 원근을 느낄 수 있는 

매우 아름다운 분위기의 그림입니다. 그 분위기 꼭 감상할 수 있기를 강추합니다.

매우 특별한 분위기의 빛의 번짐이에요.






성당 파사드 윗부분



지하 성당도 있어요. 지하성당과 바깥과 이어지는 통로나 계단, 공간들도 예술적 향기높은 아름다운곳입니다.

아무튼 이성당 매우 아름다워요. 휘황하고 화려하게 아름다운....





VIEUX LYON역에서 우리는 구시가지로 내려가는 메트로인지 후니쿨라인지를 탔습니다.

이제 구시가지의 고풍스런 길  '생 장 거리'로 가서 점심을 먹을 거예요.

리옹에서 유명하다는 돼지내장으로 만든 요리들을 한 번 탐험해 봐?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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