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는 프랑스의 음악의 날이랍니다.
지난 6월 21일 금요일이었지요.
'음악의 날'을 맞은 파리의 거리풍경은 어떨까 궁금해서 메트로를 타고 샤뜰레 레알 역에서 내렸습니다.
거리에는 온갖 음악들과 사람들로 넘쳐흘렀어요.
이태리에서 온 그룹이라는데,
어쩜 그리도 노랠 잘 부르는지, 악기 연주자들은 어쩜 그리도 매끄럽게 연주를 잘하는지...
두어 곡을 동영상으로 담았는데.... '음악의 날'에 내가 만난 그룹중 최고였어요.
오랫동안 감상을 하며 나도 함께 엉덩이 흔들~ 어깨 들썩~ . 브라보!! 소리치기~ ㅎㅎㅎ
카페 안에서도 음악소리가 들려오고,
잘 들여다 보니 기타를 든 사람들이 열창을 하고 있더군요.
퐁피두센터 앞에서는 아예 창밖을 내려다 보며 열창.
에스토니아에서 온 그룹이라네요.
사람들은 건물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 보며 각자의 관심만큼으로 열광하거나
환호하며 참여? 하고 있어요.ㅎㅎ
남들이야 노래에 열을 올리거나 말거나
자기의 수공예품을 조용히 앉아서 만들고, 조용하게 손님을 기다리는 여인은 편안해 보이죠?
퐁피두 앞이 재미난 볼거리가 많을 듯해서 갔더니...에잉~ 잘못 짚었어욤. 헛탕!! ㅋㅋ
저 윗그룹 한팀뿐이었답니다. 그것도 거리에 나오지않고 건물 속에서 저렇게 소리지르는...ㅋ
퐁피두 광장을 벗어나서 다른 골목으로 접어드니
왁자함이 음악인지 소음인지 괴성인지....ㅎ
샤틀레 레알의 분수 옆에서는 멀리 안데스 산자락에서 온 사람들이...
샴포냐를 불며, 그들의 공예품을 파느라....
이 여인은 얼마나 열정적으로 노래하는지...
그 앞에는 술병을 갖춘!! 감상자들이 춤추고 손뼉치고 감격하느라....
노래부르는 사람 앞에는 대부분 흥이 넘치는 술꾼이 춤을 춰요.ㅎㅎㅎ
'음악의 날'에 흠씬 취하려면 돈도 있어야 겠죠?ㅎㅎㅎ
이 건물 일부에는 홈리스 젊은이들이 무단으로 빈집을 점령해서 살고 있어요.
시청 소유거나 공공기관 등의 소유로 비워둔 집을 사용합니다.
그곳에서 오늘은 음악판이 벌어졌군요.
길건너 인도를 메운 사람들은 맥주를 마시며 스스로 신을 올리며 즐기고 있어요.
'음악의 날' 거리풍경을 보니, 모두들 스스로가 신을 만들고 신명을 내고 신나게 즐기더군요.
거리와 건물을 무단 점령하고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렇게 하늘을 이불삼고 세상 편하게 거리의 한자락을 깔고 누운 사람도 있어요.
그가 너무도 외로울 것 같아, 내 사인을 그의 곁에 뉘어놓아 줬어욤~
우리 이렇게 서로 외롭지 않아야 해요.^*^
레알에서 즐기던 이 커플은 이제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나 봐요.
버스정류장에서 어디로 갈까를 고민하고 있네요.
거리엔 땅거미가 드리우고
불빛이 촘촘해지기 시작합니다.
사마리텡 건물 뒤로 돌아서 나는 센느강변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파리에서 가장 복잡한 거리, 가장 파리답다는 마레지구의 골목 골목에서
왁자한 음악소리에 귀가 멍멍해지기도하고,
음유시인이 읊어대는 듯한 음악을 들으며 잔잔한 감동에도 젖었답니다.
'음악의 날'
몇해만인가요. 이런 분위기 속을 다시 걷는 것이...
어느해 소르본느 대학이 있는 거리에서의 '음악의 날'이 기억됩니다.
온거리를 메우는 음악소리에 젖어들다가 팡테옹 앞에서 노래부르고 춤추는 사람들과 어울려
나도 함께 둥글게 돌며 춤추던 그날의 기분. 오늘은 간 곳이 없네요.
내가 그때보다 이만큼 더 늙었나? ㅎㅎㅎ
이제 어디로 가 볼꺼나? ㅎㅎㅎ
늘 건물의 아름다움과 지붕만 바라보던 콩시에르주리 건물 뒷편에는 삼각형을 이룬 작은 공원이 있네요.
그곳에서 조용하고 품위있게 연주를 하는 사람들을 만났어요.
오호? 오늘의 대박이닷. ㅋㅋ
이젠 이런 분위기가 내게 더 어울려~하면서,
그들의 턱밑에 앉아 몇곡이나 감상을 했던지.
맨바닥에 앉은 엉덩이가 축축하고 차거워짐이 불편해서 일어났다우.ㅋ
공원을 빠져나오려니 한켠에서 색소폰을 연주하고 있는 엄마와 아들이 있었지요.
모자의 모습을 보고 왠지 조금은 서글픈 생각이 들더군요.
빨간 유모차에는 아들이 타고 왔을까요, 악기가 타고 왔을까요.
나는 저 모자들을 보며 왜 자꾸만 서글퍼졌을까요.
아름다운 모습인데도 말이죠.
이날 이거리에서의 연주를 위해 엄마랑 아들은 많은 연습을 했겠지요?
언젠가 나도 작은 사위에게 전자기타 열심히 연습해서 '음악의 날'거리에 나가서 연주하라고 말했걸랑요.ㅎ
젊은 엄마와 어린 아들의 연주 모습을 보며 서글퍼하는 내 마음을 내가 책망하며
아름다운 모습으로 새겨두자,하며 발길을 옮겼답니다.
사람들은 늘 제설움만큼 남을 서러워하는 것이 아닐런지요.ㅋ
센느강변을 걷습니다.
큰딸과 내가 자주 가는 '시립극장'이 보이고,
그 맞은편 노랑불이 켜진 카페는 내단골 카페랍니다.
노천 카페에 앉아서 사람들도 구경하고, 편지도 쓰고, 노트르담 성당의 종소리를 기다리는 곳.
'음악의 날'
센느강에는 모래를 잔뜩실은 바지선도 가고
소리치며 인사하고 기쁨을 들어내는 사람들을 가득실은 유람선도 가고...
한 순간에 서너 척의 배가 좁은 센느를 누비니 갑자기 부산스러워졌네요.ㅎㅎ
두 척의 유람선은 방금 다리 아래로 사라졌어요.
유람선들도 '음악의 날'이라서 더 분주한 걸까요?
강변에 앉은 사람들, 강둑 위에 있는 사람들, 유람선에 탄 사람들이 모두 한꺼번에 와~아~하면서
소리를 지릅니다. 뭔가가 즐거운가 봐요. 오늘따라....ㅎㅎ
유람선에 탄 사람들도 모두 일시에 함성을 지르니, 뭔 일 났는줄 알았어요.
더구나 그런 함성이 있자마자 순시보트인듯한 작은보트가 쾌속으로 달려 유람선 근처로 갔거든요.
강둑에 있는 젊은이들이 다시 와~아~, 그와 함께 배에서도 와~아~
무언가 들뜬 기분이 그들을 그렇게 하게 했나 봐요.
요즘 유람선 야경투어에 관광객이 넘쳐나네요. 배들도 쉴새없이 오가고...센느강이 무척 바빠요.ㅋㅋ
흥청거림은 다리위에도 넘쳐납니다.
'음악의 날'이라 다르긴 다르네요.
생 제르맹 데 프레 거리에선 어떤 신나는 음악이 펼쳐졌기에 사람들이 저리도 많을까요.
에잉~ 나도 저리로 가볼껄..ㅋㅋ 늦었잖아~ㅠㅠ
법원앞 레스토랑은 파리날리고 있군요.
모두들 거리로 쏟아져 나가느라 레스토랑은 비워두었어요.
밤 열시가 지났으니 파리사람들이 한창 식사에 골몰할 때인데 말이죠.ㅋㅋ
집으로 가려고 메트로역으로 내려가려는데 성당앞에서 음악소리가 들려왔어요.
가던 발걸음을 돌려 성당 앞으로 갔답니다.
노트르담 성당 앞에서도 음악판이 벌어졌군요.
공연은 방금 끝난 것 같고, 한 지휘자가 나와서 반주에 맞춰 지휘를 하자
어디에선가 근사한 합창소리가....
내가 앉아있는 가건물의 계단위에서 악보를 손에 든 많은 사람들이 성가를 부르고 있어요.
와우~ 참 좋은 아이디어.
노랫소리는 어찌나 좋던지.
내가 코러스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소란스런 음악에 먹먹하던 귀가
성당 앞에서 고요로워지는 기분이었지요.
'음악의 날' 끝마무리를 아주 잘 했네요.ㅎ
이렇게 2013년의 '음악의 날'을 구경했습니다.
아래 동영상은 마레지구의 어느 길모퉁이 카페 앞에서
'욜란다'를 부르는 사람들을 담은 거예요.
이 걸 올리느라 무려 99분을 묵묵히 인내하며 기다렸답니다.
여기 인터넷 사정 아실만 하죠? ㅠㅠ
그나저나 잘 들리기나 하려는지...ㅎ
내가 그리도 좋아하는 욜란다를 저렇게도 부르는구나.
늦은 포스팅, 올립니다. 댓글창은 닫습니당~^*^ 늦은것이 미안해서.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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