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마롱이 맺혔어요

eunbee~ 2013. 6. 10. 17:19

늦게 도착한 올봄.

그리도 기다렸었지.

마로니에 잎이 피기를

마로니에 숲이 무성하기를..





늦은 4월 어느날부턴가

마로니에 하얀꽃들은 수많은 샹들리에가 되어

축제 마당의 촛불처럼 환희롭고.




붉은 꽃잎들은 푸른 숲에서 언뜻언뜻 별처럼 몽롱했었지.



이른 5월

꽃구름에 갇혀 취한 내영혼은

정신줄 놓고 들판을 헤*매*는 사람같았었지, 아마.

5월 때문에 시도때도 없이 울었으니.

아니, 5월 때문이 아니었을지도 몰라.


세상이 환희로움 속에 놓여질 수록 슬픔도 깊어지는 것.




마로니에꽃이 지는구나.

어느새.

세상 모든 것은 다 그래.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한 철 무성케도 피었다가 

지는 저 꽃들처럼

우리 또한 지나가리라

나도..

그들도..

백년 후에는 모두 사라진다하잖던가






마로니에 잎이돋고

마로니에 꽃이피고

마로니에 꽃이지고

.

.


그리고 마로니에는

마롱이란 이쁜 이름을 가진 꿈을 매달아 두었구나.

歲歲年年 피어날 꿈을...



If i could start again

a million miles away

I would keep myself

i would find away


그래 그럴 수 있다면,

그래 그럴 수 있다면...

.

.

.


Johnny Cash 생의 끝자락에 부른 이 노랠 들으며 

마롱이 익어가기를 기다려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