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룸바 - 우울한 오늘을 위하여

eunbee~ 2013. 3. 17. 21:13


룸바 Rumba 2008. (프랑스, 벨기에)

감독  도미니크 아벨, 피오나 고든, 브루노 로미

주연  도미니크 아벨, 피오나 고든, 브루노 로미 등..



 

이 영화의 감독과 주연을 맡은 피오나 고든의 매력은 대단합니다.

여인이 꼭 외모가 아름다워야 매력적이라는 것은 매우 편협된 시각이지요.ㅋ

영화 '룸바'를 이끌어나가는 피오나 고든은 이영화에 얼마나 잘 어울리는 매력덩이인지요.

외모가 여인의 전부가 아니란 걸 보여준답니다.


우울한 오늘을 보내고 있는 블로그 친구님들에게 이영화를 꼭 권해드리고 싶어 늦은 포스팅을 합니다.

나도 우울한 나날을 보낼 때 이영화를 하루에 두어번을 보면서 유쾌하고 상큼함에 젖어들었다우.ㅎ


 

 

키는 훌쩍크고 깡마르고 볼품없는 외모의 피오나 고든, 그러나

그녀의 춤과 연기는 압권이에요.



돔(도미니크 아베)과 피오나(실명과 주인공 이름이 같아요.ㅋ)는 부부이자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

그들의 행복은 즐겁게 학교근무를 마치고 룸바를 추는 일이에요.

룸바 경연대회에 나가기 위해 학교 체육관에서 열심히 연습을 합니다.


설레임에 겨워 대회 전날밤엔 잠을 설치고 당일에는 의상도 잊고 갔다우. 

차를 몰고 허둥지둥 집으로 다시 되돌아가서 의상챙겨들고

 룸바경기장에 도착.


 

그들은 준비한 룸바를 멋들어지게 춥니다.

그들의 멋들어진 춤은 관객에게 쉽게 보여주지 않아요.ㅎㅎ

겨우 두사람의 다리만 쓰윽 비쳐질 뿐.ㅋㅋ

이 영화, 그래서 더욱 재미납니다.

참으로 특이하게 연출된 영화예요.


 

이번에도 역시 그들은 트로피를 거머쥐었군요.

집에는 트로피가 수두룩해요.

잊고 되돌아가서 챙겨온 빨간 원피스를 입고 춤을 추었나 봐요.

달리는 찻속에서 운전을 해가며 의상을 바꿔입는 장면도 아슬아슬하고 웃겨요.


 

 

우승을 하고 기쁨에 싸인 그들의 표정은 마냥 행복했지요.

운전을 하며 싱글생글 집으로 돌아옵니다. 오는 길에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을 만나게 될 줄이야.ㅠㅠ


저 남자는 철로 위에 서서 기차를 오길 기다립니다. 죽을 작정으로.

그러나 기차가 오질 않아요. 아래 찻길로 내려갔습니다. 찻길 복판에 서있으나 차가 오질 않아요.

다시 기찻길로 올라가는데, 기차는 눈앞에서 마악 지나가 버리고 말아요.

다시 찻길로 내려왔어요. 참 어리숙한 자살기도자예요.ㅎ


 

 

찻길 복판에 서서 유서를 들여다 봅니다. 그리고 한켠에 옷이랑 구두랑 유서를 얌전히 두고

차가 와주기를 기다립니다.


 

 

어머나 어쩐대~ 기쁨에 들뜬 이 두사람의 차는 그 남자를 피하려다가

그만!! 끼익~~ 쾅!!! 큰 사고를 당하고 말았어요.


 

돔은 기억상실, 피오나는 다리가 부러져서 아예 신체이탈.

어쩌면 좋아요. 이들은 춤을 추는 것이 유일한 행복이었는데.... 어쩐대요.ㅠㅠ

기억상실의 남편이 묻습니다."당신이 내 아내라면서요?"

기억만 상실한 것이아니라 단기기억상실증이에요. 30초 전의 자기행동도 까무룩~ 잊어요.


 

 

그렇거나 말거나 행복할 줄 아는 이들은 다시 학교로 돌아왔습니다.

기억력은 말짱한 피오나는 전과 다름없이 고양이 한마리 칠판에 그려두고, '고양이'라고 씁니다.


 

 

한쪽 다리가 없어 지팡이에 의지하는 피오나는 어린이들이 도와주려해도

기어이 자기 스스로 서고자 노력합니다. 꽈다당~! 하면서도 말예요. 그런모습을 봐야하는 어린이들은 

아슬아슬...안타까워하지요.

그런 장면 보는 관객도 안타까웁고 아슬아슬하긴 마찬가지예요.


그래도  피오나는 약과예요. 돔은 체육교사잖아요. 그러고 보니 피오나는 영어교사였나 봐요.

운동장에서 애들과 함께 체육을 하던 돔은 담을 넘어 길거리로 나갑니다.

애들이 줄줄이 돔의 뒤를 따라 담을 넘고 찻길에서 횡단보도를 뜁니다.

바에 들어가서 맥주를 마십니다. 애들도 함께요. 이를 어쩐대요. 돔은 단기기억상실증이니... 자기는 모르지요.


 

 

어떻게 됐겠어요. 말하나마나 학교에서 짤린Fire 거지요. 저런~ㅉㅉ 어쩐대요.

둘이는 학교 주차장 담벼락 아래에서 휠체어에 앉아 장래를 궁리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우울함에 빠지지 않아요.

여기에서 이들의 그림자 춤이 또..압권입니다.

 

 

 

집으로 돌아와 그런대로 차분하고 그런대로 즐겁고 가벼운 마음으로 나날을 보내는데...

집안에 온통 가득한 그 룸바경연대회의 전리품! 트로피들을 보면 마음이 울적해지는 거예요.

그래서 그 많은 트로피며, 그들의 지난 시간들을 몽땅 불태우기로 했어요.

마당 가득 그것들을 쌓아두고 불을 지피고 활활 타오르는 불길을 보며 기타를 치고 노랠 불러요.

영화, 참 재미나고 특이해요.

이런 영화를 만나다니.... 

우울한 날에 수호천사가 보내준 보너스처럼 고마운 영화였지요.


기타를 퉁기며 노랠 부르다가 그만 피오나의 의족에 불이 붙었어요.

이 사건이, 깜빡깜빡 기억이 없는, 몸이 불편해진, 마냥 어눌해진

 바보같은 그들에겐 커다란 화로 번지지요. 

집에 불이 붙은 거예요.


 

이렇게 거지꼴이 되었답니다. 잠든 피오나를 간신히 비를 피하게 해두고는

빵을 사러 돔이 밖으로 나갑니다. 불탄 집이라 사방이 휑하니 벽도 없건만 굳이 현관문을 사용해요.ㅋㅋ


 

단기기억상실증인 돔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길 기대한 건 아니겠죠?

맞아요. 물론 그는 집과는 반대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엉뚱한 곳에서 내리게 됩니다.

그를 기다리던 피오나는 그를 찾아나서고... 강아지의 도움으로 그가 마지막 머물던 바닷가 절벽에 와서

그가 죽었다고 믿어요. 그간의 사건을 피오나는 모르니까... 물론 우리 관객은 알지요. 돔이 죽지않았다는 것을...ㅎ


돔네 부부를 사고당하게 한 장본인이 제라르였군요. 제라르는 돔을 데리고 와서 

자기의 바닷가 가게의 간판까지 '제라르와 돔네'로 바꾸어서 함께 운영을 하고 있네요.

이전 간판은 '제라르 네'였거든요.


그리고 1년이 되어, 돔이 죽은지 1주기를 기념하기 위해 피오나는 붉은 장미 한송이를 들고 절룩거리는 의족에 의지해

바닷가 절벽으로 옵니다. 장미를 바다 멀리로 던지지요. 바람에 날려서 장미는 자꾸만 되돌아 옵니다.


 

 피오나는 절벽에서 해변으로 내려옵니다. 그 고마운 개는 충직하게도 옆에서 경호를 하지요? ㅎㅎㅎ

바닷가에서 배드민턴을 치는 커플에게 라켓을 빌려 장미꽃을 힘껏 쳐서 바다로 보냅니다.


그리고 푸른 바닷물 위에서 신나는 룸바를 추는 장면... 와우~~^*^


 

 

 

그녀의 상상이지요. 현실은 자갈밭에 넘어져 있는 피오나의 바보같은 자세.하하핫

그것도 어디선가 날아온 공에 맞아서....ㅋㅋㅋ


 

와플인지 핫도그인지 도너츠인지를 사러온 꼬마와 함께 온 피오나,

뒤돌아 서있는 돔을 알아보지 못하는 피오나

이곳은, 자살하려고 하다가 이들에게 사고를 안긴 제라르네 바닷가 구멍가게였습니다.

그 남자는, 빵을 빼앗기고 옷까지 빼앗기는 일을 당하고 버스정류장에서 속옷바람으로 황망하게 있게 된 돔을 구해준 남자.

자기로 인해 불행을 맞게된 것에 대해 매우 슬퍼하고 미안해 하지요.

그래서 바닷가 자기가게로 돔을 데려와서 함께 이가게를 꾸려가고 있었던 거예요.


 

자살기도자 뚱보아저씨(제라르)는 그럼에도 늘 외로워요. 외로워서 넘넘 외로워서 달팽이도 길러요.

어느날 보니 달팽이가 없어졌어요. 달팽이가 남긴 흔적을 따라 온집안의 벽을 타고 가보니 달팽이는


 

창밖에서 다른 달팽이를 만나 둘이 놀고 있어요. 비오는 날의 달팽이의 데이트를 창너머로 지켜보며

외로움에 겨워.... 울상이에요. 빗줄기는 유리창을 뿌옇게 만들어요. 제라르의 넘쳐나는 외로움이 빗물이 되어 흘러내려요.


 

 저 옆 그림을 보니 이집에서는 도너츠 외엔 아무것도 팔지않는군요. 재밌죠? 저런 설정. 온리 도너츠! 이렇게 쓴 것보다 얼마나 재미나요.ㅎ


바닷가에서 놀던 사람들이 비를 피해' 제라르와 돔네' 가게 앞으로 몰려 왔어요.

피오나도 그들 속에 셖여 있네요.


 

돔과 피오나가 서로 등지고 빗물을 닦더니, 드디어 마주보게 되었어요.

물론 돔은 피오나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피오나가 돔을 알아보면 되니까...

이야기는 해피 해피 해지려고 합니다.ㅎ


 

우울한 제라르는 가게 안에서 꿈쩍않고 있고, 돔이 가게 문을 내립니다.

영화의 끝을 알리는 '끄읕' 字가 쓰여있어요. 영화 참 재치있지요?


 

 

돔과 피오나는 다시 만나서 행복한 미소를, 사랑에 겨운 눈빛을, 그윽히 서로 주고 받더니

먼 바다 쪽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앤딩크레팃이 오르고.. 룸바 음악이 신나게 울립니다.

영화가 끝났어요.


그런데?


 

외로움에 겨운 제라르는 다시 유서를 읽습니다.

이 외로운 남자의 자살기도는 아직도 막을 내리지 않았나 봐요.


전처럼 옷과 신발을 벗어두고, 유서를 그위에 얌전히 올려둡니다.


 

죽고 싶은 사람이 튜브를 허리에 두르고 바다로 들어가다니... 죽기는 애저녁에 글렀습니다요~ㅎㅎ

 

외로운 남자는 바다로 들어갑니다.

 

내가 이야기한 것보다 열곱절은 더 재밌는 이영화를 꼭!! 보세요.

우울해하지 말고, 실망하지말고, 원망하지말고, 자기앞의 삶을 이렇게 살아야겠다..라고 생각케 되는

정말 정말 재미있는 매우 특별하게 만든 영화예요.

그리고 주연을 맡은 두 배우들에 대해서도 검색해서 알아보세요.

이들처럼 특별한 시선과 생각과 예술감각을 가진 사람이 좋잖아요.^*^


 

*** 동영상(뒷 포스트)과 사진은 영화를 보면서 화면에서 옮긴 것이라 어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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