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에 모셔놓은 사진을 요즘 정리하고 있다.
정리하다 보니, 나의 아쉬람, 내 영혼의 보금자리 Parc de Sceaux 사진이 참으로 많았다.
그곳의 사계절을 옮겨 본다. 잘 찾으면 더 좋은 사진이 있으련만....대강철저한 나는..ㅠㅠ
한 달 남짓 후면 이곳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가슴이 뛴다는 것을 요즘 자주 느끼는 나.
더욱 소심해지고 있는걸까? ㅋ
끝간 데없이 넓고 넓은 마로니에 숲의 일부분. 4월이 되면 샹들리에처럼 피어오르는 마로니에꽃
꺄날 옆의 미류나무와 플라타나스 길.나는 이곳 잔디 위를 자주 맨발로 걷는다.행복한 답청놀이.ㅎ~
이제 막 당도한 가을을 안고 있는 그랑꺄날.
그랑꺄날 옆에서 휘파람 불고 서 있는 미류나무들...
며칠 전, 여권 재발급을 받았다.
유효기간 10년 짜리란다.
2023년까지 줄기차게 이 패스포트를 소지하고 비행기 탑승하란 말이지.
그럼 이 여권 사용기간 만료될 세월엔 내 나이 몇 살이야.
이 여권이 내 생애 마지막 여권이 된다면 안되지? 아닐까?
내 생애 첫 여권을 신청했을 때, 서울 남산에 있는 반공연맹이라는 기관에 가서 소양교육이라는 것도 받아야 했는데.
그리고 그 여권을 들고 유럽으로 떠날 때 당부하던 말, 어느 장소에서라도 북한 사람의 접근을 조심해야하며
그들과의 접촉은 절대 엄금임을 강조했다.
전설같은 이야기. 그 때가 1984년.
항로도 지금과는 달라서, 런던에 도착하니 스무시간이 넘게 소요된 후였지. 중동의 상공을 나르며
바레인에서 급유도 하고, 기내에서 내려다보면 중동 어느 유전에서 활활 타오르는 불길도 육안으로 볼 수 있었지.
쮜리히에서 트랜짓도 해야 했고.... 런던직항도 없던 시절.
돌아 올 때는 파리에서 시베리아를 지나는 항로를 통해 알라스카에서 급유를 하고...기내에서 맥켄리산도 보고...
유럽 한 번 다녀 오려면 지구의 북반구를 완전히 한바퀴 도는 항로였다. 전설같은 이야기.
그동안 단수여권, 관용여권, 복수여권... 여러개의 패스포트를 바꿔야만 했다.
기간이 만료되어서 바꾼 것만도 몇 번이던가.
미국비자가 붙어있는 것. 프랑스 장기비자가 붙어있는 것. 수많은 출입국 도장이 어지럽혀져 있는
패스포트를 폐기처분하고 다시 새 것을 받을 때의 기분은 항상 서운했었는데,
이번엔 아예 서글펐다.
10년 후, 그 때도 지금처럼 건강해서, 이만큼의 건강과 건각으로 세상을 누비겠다고
다시 여권신청을 할 수 있으려는지...
착잡하고 우울하고 서운하고 서글프고.....
이래저래 요즘 내 심기가 많이 울적하다.
eunbee!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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