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말에 엄마에게 와서 브런치를 함께하고 가느라 내집을 오는 아들내외가 오늘 오전에도 다녀갔다.
커피를 아예 마시지않는 며느님과 아들은 오늘도 식후에 차를 찾는다.
지난번에는 안정감을 가져다 준다는 카모마일을 마셨는데, 오늘은 페오니 레드Peony Red라는 차를 우려봤다.
홍차 97%에 작약,장미 3%의 혼합침출차, 우려낸 빛깔이 말간 붉은 홍차빛이라서 눈이 호사스럽고
꽃향기가 피어올라 코가 호강을 하더니 한모금 마시니 입안에 품어나는 향긋함이 매혹적이다.
압구정동에 있는 TEA MUSEUM 것인데, 다음주에는 Pink Rose Buds를 마셔봐야 겠다.
100% 장미꽃차라니 그 빛깔이며 향기가 기대된다.
나는 파리에서 공수해 온 마리아주 프레르Mariage Freres중에 '노엘(Esprit de Noel) '을 자주 마신다.
녹차도 좋지만 차를 좋아하는 큰딸이 선물해 주는 차가 주로 마리아주 프레르이니
친구가 오거나 아니면 혼자라도 차를 마시고 싶을 때는 '노엘'을 마시게 된다.
오렌지 제스트와 바닐라 향, 그리고 계피향이 은은히 번지는 편안한 향이 좋고,
주황에 가까운 노랗게 우러나는 찻빛이 맑아 아름답다. 겨울에 마시기엔 제격이다.
부산사는 오랜친구가 선물로 보내오는, 곡우 전에 찻잎을 수확해서 만든다는 우전차도
편안하고 그윽한 향기를 주는 차. 차를 즐기는 친구가 오면 함께 마시며 분위기를 내어 본다.ㅎ~
며칠 전, 친구가 와서 수다방을 늘어놓으며 차를 마셨다.
오랜만에 다기를 모두 꺼내 놓게 되었다.
다리펴고 방석 위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 나눌 때 곁들이는 차는 보배롭다.
사진속 찻잔에 담긴 차는 친구랑 함께 마신 '우전차'.
칠완다가(七碗茶歌)
- 노동盧仝795~835? 唐代의 시인 -
벽운인풍취불단(碧雲引風吹不斷) 푸른 구름 같은 연기 바람에 끌려 끊임없이 피어오르고
백화부광응완면(白花浮光凝椀面) 흰꽃 같은 차 거품이 빛을 내며 찻잔에 모이네
첫 잔은 목구멍과 입술을 적셔주고
둘째 잔은 외로움과 시름을 털어내게 하는구나
세째 잔은 차의 향기 창자까지 미치어 가슴 속에 오직 오천 권의 문자만이 남게 되며
네째 잔은 가벼운 땀이 솟아 평소의 불만불평이 땀구멍을 통해 모두 사라져 버린다네
다섯째 잔은 내 몸의 근육과 뼛속까지 맑게 하여
여섯째 잔은 신선의 경지에 이르니
일곱째 잔은 마시지도 않았는데 양 겨드랑이에 바람이 이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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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香과 사람향기에 취해
노동의 싯구의 경지를 넘나들며 한세상 사는 우리네 인생이라면
보다 황홀할 수 있을까? ㅎㅎㅎ
와인, 맥주, 막걸리, 쐬주 마시며 멋내는 인생도 괜찮겠지?
뭐~ 짧은 인생, 다향도 酒香도 골고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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