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2012. 12. 13. 12시 경부터 15시까지
영종도 을왕리 해변
눈이 쌓이고, 길은 얼어붙고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한겨울 추위 속에서의 어제 오늘들의 일상은 마냥 맹숭맹숭했습니다. 오늘은
그렇게 느릿하니 권태롭게 흐르는 아다지오의 일상을 싱코페이션으로 바꾸어 놓았던 하루였다우.
변주를 불러온 사람은 바로 막내올케님.^^
"우리 을왕리 가요~ 겨울해변 산책하러~"
"앗싸아~~~~"
열한시 반쯤 도착한 해변 모래밭은 눈에 덮여있었고,
갯벌 모래밭은 썰물이 밀려가며 만들어낸 모래무늬로 감탄스러웠습니다.
밟기도 아깝다며.... 감상하며 산책을....
올케님은 고동을 찍어서 낭군님에게 전송도 하고....
시누이님은 이런것이나 찍어대고....ㅎ
한시간 이상 바닷가 산책을 했으니 배도 고프고... 그곳 명물 조개찜을 주문했지요.
가장 맛난 석화는 모두 어디로 숨었을까나.. 맥주에 조개찜에 바지락 칼국수까지. 너무 많이 흡입해서 숨이 찼네요.ㅋ
대양쪽으로 떠났던 바닷물이 칭얼칭얼~ 철썩 쏴아~ 몰려왔어요.
밀려들어오는 밀물은 잠깐사이에 모랫벌을 덮어버렸습니다.
그 묘하던 모래무늬가 모두 사라졌어요. 어머나~
세상 모든 것들은 어찌하여 있다가는 없어진대요. 왜 그런대요. ㅠㅠ
우리는
해변에서 둑으로 올라와 카페로 찾아 들었답니다.
지난 6월에 개점했다는 'Espresso 25'라는 2층 카페예요.
그곳 볕바른 테이블에 앉아 바다를 내려다 보며, 바다가 우리에겐 어떤 의미로, 어떤 역할로, 어떤 느낌으로 작용하는지를
이야기하며 따스하고 달콤함을 만끽했습니다.
창문 아래 대숲에서는 참새들이 재재거리며 날아오르고.. 호들갑을 떨고
멧비둘기 두 녀석은 밤나무에 앉아 평화로운 풍경을 만들고 있구요.
카페 안을 휘도는 음악은 귀에 익은 올리비아 뉴튼죤의 'Banks of the Ohio'였습니다.
"저 노랠 아빠가 부르면 유빈이는 마구 울었어요. 어릴 때.
왜 나는 안 데리고 가느냐고, 하면서 마구 울었어요.
어릴 때 그애는 별별 것을 다 샘을 내면서 그랬었지요."
유빈이는 막내올케 따님입니다. 두 모녀는 찰떡 궁합 모녀예요.
그 노랫말에 (한국어로 만든 조영남의 내고향은 충청도의 노랫말) '내아내와 내아들과 셋이서 함께 가고 싶은 곳~'이니
왜 그렇게 노래부르냐고.ㅋㅋ 자기는 왜 안데리고 가느냐고...ㅎ 마구 울었다네요.
유빈이가 샘을 내는 오빠는 며칠 전에 제대를 하고 온 태빈이랍니다.
지난해 봄에 입대할 때 블방 친구님들이 기도를 많이 해주셨지요.
그래서 군생활 잘 하고 제대했습니다. 이참에 감사드립니다.^&^
노랫말 때문에도 울어대던 유빈이는 올해 대학에 입학해서 이제 곧 겨울 방학을 맞이하는 대학생이네요.ㅎㅎㅎ~
구운 가래떡에 찍어먹는 외할머니의 조청처럼 늘어지는 시간들을 보내던 내가
이렇게 싱그러운 싱코페이션으로 변주된 하루를 보냈다우.
이렇게 아다지오로 흐르는 시간들은 변주가 필요해요.
연주자가 세련되면 더욱 신나는 리듬이 되지요.
오늘이 그랬답니다. 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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