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반도 '12

스플릿

eunbee~ 2012. 6. 21. 16:03

 

 

드브로브니크를 봤는지 스쳤는지...

우린 다시 길을 나섰지요. 중부 달마시안 지방의 황홀한 꽃이라 불리는 스플릿으로 갑니다.

멀리 눈아래 보이는 석회암의 바위산들이 눈에 익을만하니까 떠나는군요.

 

 

크로아티아의 수도는 자그레브, 스플릿Split은 크로아티아의 제2도시예요.

20만명이 살고 있다니 발칸에서는 제법 크지요?  일조량이 많다는데 우리는 비를 맞고 다녀요.ㅋ

마리안 해변과 로마시대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의 궁궐을 본답니다. 스플릿은

보석같은 도시이니 이나라저나라의 쟁탈지가 되다가 1945년에 크로아티아가 차지했다네요.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궁전이 빗속에 서 있어요.

 

 

 

해변 산책로가 있는 곳에 윗사진의 유적 안내도(조감도?)가 있었지요.

이것을 보며 로컬가이드는 설명을 하더군요. 그녀는 명랑하고 명료하며 맑고 큰 목소리였다우.

눈에 귀에 쏙쏙 들어와서 좋았어요. 못알아 들어도 모두 알아들은 것처럼요.

 

궁전이 저런 모습으로 있었다는데,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도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점이지요.

로마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는 은퇴 후 여생을 보내기 위해 기원후 295년부터 10년에 걸쳐 이웅장한 궁전을 건설했답니다.

로마네스크양식의 교회와 요새가 있는, 그리고 9000명이 거주할 수 있는 궁전이었답니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네요. 우린 세계유산이 아니면 안보나 봐요.

유네스코랑 자매결연 맺었나? 이 여행사??

 

다시 말하지만, 이 유서깊은 궁전에는 1700여년 전부터 지금까지 같은 현관문을 열고

같은 문턱을 넘나들며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다는 것이랍니다. 남들은 그 집들 중 어느 한집이라도

구경할 수 있다는데, 우리 티씨는 그런말만하고는 우리에겐 안내하지 않아요. 못됐어!!! ㅋ

안보여 주려면 말이나 말던지....흐~

 

 

쭝쭝대지 말고 궁전으로 들어가 봐야 겠어요. 황금문을 통과합니다.

보여주는 곳만이라도 열심히 보고 느껴야죠. 나는 그것마져 대강철저히니 탈이랍니다.

 

 

시장으로 쓰이는 이공간은 궁전 앞 부분이에요.

 

 

궁전은 총면적이 3만㎡라고 하며 아드리아해 연안에 남아있는 최대의 로마유적지라고 하니

그 넓이가 제법 넓은가 봐요. 이 열주 뒤로는 성당이 있고, 그 부근에는 부서진 유적의

파편들로 마치 로마의 포로 로마노의 어느 한 부분에 서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했지요.

 

 

 

 

 

 

 

 

 

 

 

스플릿의 수호성인인 Grur Ninsky의 동상이래요.

성인의 발가락을 만지며 소원을 말하면 그소원이 이루어진다지요.

사람들은 성인에게 부탁할 소원이 많았던가 봐요. 반질반질 달아버렸어요.

 

 

스플릿의 수호성인께서는 '내 발가락이 다 닳지않도록 해주세요~'라는 소원을 빌어야 겠지요?

성인은 누구에게 빌어야 할까요?

빌라는 소원은 말하지않고 이런 쓰잘 데 없는 잡생각만 하고 있다우. 나는...ㅋ

 

 

 

잠시의 자유로운 시간이 있어 밖으로 나왔어요. 정확히 말하면 "다 둘러보고나서 들어왔던 문 앞으로 나오세요.

거기서 나는 기다리고 있을게요."라고 티씨가 말했으니, 자유 시간도 없었던 거예요.

그러나 그런 시간은 내맘대로 써도 되니...

프랑스식 패키지여행은 정말 좋은데.... 이건 한줄에 매달려 기차놀이하는 애들 같아요.ㅠ

 

 

 

 

 

 

 

 

 

 

나로드니 광장이 여긴가? 유럽에서는 그 도시에서 가장 재미있거나 중심이 되는 곳이 광장이잖아요.

스플릿에도 나로드니(사람이라는 의미) 광장이 있다는데, 어디인지 가르쳐 줘야말이죠.

비는 소나기로 퍼붓습니다. 우산은 썼지만 바지는 다 젖었다우. 그래도 한정된 시간에 광장을 좀 보고 싶어서...ㅠ

 

 

그냥 바닷가로 나왔어요.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빨리 체념 혹은 단념을 해야해요.

시간도 없는데 모르는 길, 모르는 장소 찾는것은 바보짓이에요.

 

 

소나기가 휩쓸고 간 궁전앞 오픈카페...그럴 듯 하네요.

 

 

 

 

산벼랑에, 들녘에, 길가에 지천으로 피어있던 그 궁금하던 노란꽃을 여기서 가까이 만났어요.

두가지 종류의 노랑꽃 중 줄기가 가느다란 것이네요. 잎이 넙적한 것도 있거든요.

이녀석들은 석회질의 토양을 좋아하나 봐요. 석회암 산벼랑에 아주 많았지요.

 

 

그대~ 심심하지 않수? 나랑 한우산 둘이 받고 걷지~~ 푸하핫

 

 

 

 

유럽의 어디선가로 부터 온 사람들도 많았고, 일본인으로 보이는 동양인도 더러 있었어요.

 

 

엄마랑 아들~

아름다운 정경!!

 

 

점심일거에요. 호텔 사진보다 앞에 있는걸 보니...

이젠 어디서 뭘 먹었는지 굶겼는지 재웠는지...생각도 안나려고 해요.

바쁠 수록 여행메모수첩엔 쓰여진 것이 없거든요. 얼마나 바쁜지 우리 티씨께서는 드브로브니크의 반나절도

잘라 먹었어요. 걍~~ 대충 이렇게 일정이 흘러가고 있어요.ㅠ

 

그런데, 그 바쁜 중에

이 초라한 사진은 왜 찍었느냐? 저 멀~건 국물있잖아요. 저 국물은 어딜 가도 반드시 대령해요.

멀건 국물에 고기기름기가 동동 떠있고, 그릇 바닥에는 쌀알갱이 같은 것이 몇알 조용히 엎드려 있어요.

그러다가 국자로 휘휘 저으면 깜짝놀라서 떠오르다가 다시 갈아앉아요.

 

그 국물을 항상 넙데데한 접시에 한국자 퍼담아서 먹어요. 우리는 여우네 집에 초대된 두루미가 되어

스픈으로 홀짝이고 있어요. 내가 빵을 뜯어넣어서 훌쩍거리고 먹고 있었더니 같은테이블의 테이블메이트도

그것 좋네~~하면서 그렇게 먹기 시작한 것이 여행 마치는 날까지 그렇게 먹고 살았어요.

물론 전식을 그렇게 내와요. 저 빈약한 샐러드 하고요. 저건 올리브오일과 발싸믹식초와 버무려서 먹으면 괜찮았어요.

 

블가리아를 떠난 이후부터 나는 식사시간이 그리 행복하지 않았어요.

맨날 여우네 집에 초대되어서 멀건 국물이 넘쳐흐르는 접시랑 마주해야 했거든요.

나는 우아하고픈 두루미예요. 하하하~

 

 

100년 묵은 호텔이래요.

뭐~어디 유명 호텔이라나 유서깊은 호텔이라나를 소개하는 잡지에도

소개된 유서깊은 호텔이라고 해요.

그런데 이호텔 엘리베이터도 없는 주제에 이층저층 계단이 오르락 내리락 자유로운 설계라서

그 무거운 가방을 가지고 오르내려야하는 길동무는 큰일 났어요.

나는 단촐한 가방, 그녀는 이민가방 울고 가게 생긴 하드케이스의 묵직한 가방이거든요.

그래도 맘씨좋은 이웃이 있어서 이웃 남정네가 다~들어다 줬어욤~ 살게 마련이더라구요.ㅎㅎ

 

액자 속의 작품들은 모두 가죽으로 만든 것이에요. 저것도 100년 묵었답니다.

몇개의 액자가 더 있었는데 모두 가죽세공으로 그림을 빚었더군요.

 

 

우린 아마도 이곳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잘 잤을 거예요.

다음날엔 프리트비체 호수가 있는 국립공원엘 간다네요. 이젠 기대도 안해요.

그저 계획된 일정을 잘라먹지나 말았으면 좋겠어요.ㅠ

나는 이렇게 투덜이가 되고 싶지 않았는데...에잉

 

(고백하건데 지금!! 투덜거리는 거예요. 그땐 정신없어서 그럴새도 없고 그럴 생각도 못했어요

이 여행이야기를 여행팀원 중 그누군가가 읽고 있을텐데,

지금이라도 투덜거리지 말아야지.ㅎ

이메일 주소 내게준 분에게 내블로그 주소 가르쳐 줬거든요.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