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결국 사라질...

eunbee~ 2011. 10. 28. 12:44

 

백수가 과로사한다는 말이 있지요? 내가 요즘 그런 지경입니다.

꼭해야 할 일도 없고 반드시 가야할 곳도 없는데, 어찌 그리 바쁘고 할 일도 많고 가야할 곳도 많은지요.

동생이 추천해준 영어공부도 해야지요. 책도 읽어야지요. 영화도 봐야지요. 짬짬이 무릎 병원에도 가야죠. 정말 바빠요.

그중에 내가 제일 좋아라하는 것이 영화보기랍니다.

어제는 삼성동 코엑스에 가서 [삼총사]를 보면서 어찌나 재미있는지 옆사람은 안웃는데 나만 자꾸 웃고 있더라구요.ㅎ~

 

그리고 집에 와서 늦은 저녁식사를 하고, 또 TV 켜두고 영화를 두편이나 봤어욤~ㅎ

[티벳에서의 7년]이랑 [하트 인 아틀란티스]

이렇게 하루에 영화를 세 편씩이나 봤으니, 얼마나 바쁘겠어요.ㅋㅋ

 

어른 바비 : 이야기의 주인공

 

[티벳에서의 7년]이란 영화도 마음에 남는 영화였지만

[Hearts in Atlantis]는 매우 인상적인 영화였다우. 그래서 소개를 하려 합니다.

스티븐 킹의 원작 소설이 바탕이며 이영화의 촬영지인 캐슬록은 그의 고향이라지요.

 

스코트 힉스 감독이 2001년에 만든 것으로, 안소니 홉킨스(테드)와 안톤 옐친(어린날의 바비)이 출연합니다.

안소니 홉킨스가 출연하는 많은 영화들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아요.

 

영화는 낡은 야구글로브와 한장의 편지가 들어있는 우편물을 받아 들고, 어릴 적 친구가 죽었다는 것을 알게된

주인공(어른이 된 바비)이 고향으로 가서 친구의 장례식을 마치고 그들이 함께 어린시절을 보내던 고향의 폐가를 찾는 것으로 시작되지요.

 

[과거는 예고 없이 찾아와 기억의 문을 두드린다. 그 손이 날 어디로 이끌지 모른다.

그곳이 내가 그리던 곳이기를 바랄 뿐이다.]라는 심정적 나레이션이 깔리면서...

 

마음을 읽는 신비한 아저씨 테드 와 어린소년 바비

 

[우린 왜 고향이 늘 그대로이길 바랄까. 모든 게 변하는데... 우습게도 어릴 땐 하루가 평생처럼 느껴지더니

이젠 그시절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 것 같다.]라는 말도 자막으로 흐르지요.

 

주인공(어른 바비)은 어린날의 단짝친구의 장례를 마치고 옛집이 있는 언덕으로 오릅니다.

 폐가가 되어 "출입금지"쪽지가 붙은 자기의 어릴 적 살던 옛집의 문을 삐거덕~열고 들어가

창너머를 바라보다가 유리창에 입김을 후~불고 11이라는 숫자를 써보는 것으로부터 옛시절의 일들이 전개되지요.

아름답고 순수했던 어린날의 단짝친구 바비, 설리, 케롤의 이야기가 펼쳐져요. 일종의 성장 영화랍니다.

 

테드 아저씨와 바비의 어린날의 여자친구 케롤

 

바비라는 이름의 주인공인 소년(바비-안톤 옐친 분)과

사람의 진심을 꿰뚫는 신비로운 힘을 가진 아저씨(테드-안소니 홉킨스 분)가 이웃으로 만나며

이야기는 무척 아름답게 전개됩니다.

 

영화 속에서 혹은 현실 속에서 노인과 소년이라는 조합은 얼마나 아름다운 관계이던가요.

노인은 다시 순수해 지고 있는 영혼이며, 어린소년은 아직 순수한 영혼에 머물러 있는,

이 둘의 순수한 영혼이 이루어내는 교감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노인의 지혜와 어린소년의 호기심이 이루는 앙상블~ 그것은 때때로 기막힌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을 서로가 채우며, 노인은 과거를 소년은 미래를 찾아내고 찾아가고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나는 노인과 소년이 등장하여 만들어 나가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테드와 바비가 타의에 의해 안타깝고 슬프게 헤어지는 장면

이때 테드는 따라오며 애타게 자기를 부르는 어린소년 바비에게 매우 인상적이고 슬픈 말을 남기지요.

그것은 영화를 보면서 확인하세욤~ ^*^

 

이 영화를 이야기 하려고 포스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영화를 블친들이 보기를 권하는 의미에서 쓰는 글이니 스포일러가 될까봐 스토리는 생략합니다.

무슨 영화를 볼까...궁리하는 블친들은 이영화를 선택하세요.

우리 귀에 매우 익은 노래도 불리워지고, 낯익은 작가들의 이름도 등장하고... 볼만한 영화랍니다.

거기엔 이런 대사도 나와요.

" 벤 죤슨은 시간을 [노련한 사기꾼]이라고 말했단다." 기타 등등. 마음에 새길 대사가 많아요.

 

그러나 나는 시간은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공평하고 자비로운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선물받은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인생도 달라지고....

 

그러나 어차피 인간은

시간이란 공평한 선물을 쓰다가 끝내는 다시 자연에게 돌려 주는 것이 아닐런지요.

이영화의 제목 [Hearts in Atlantis]가 의미하는 떠돌이 땅 아틀란티스처럼...

 [결국 사라져버릴....]

 

우리들의 유년의 아름다운 노스텔지어도 결국은 아틀란티스처럼

세월의 물밑으로 가라앉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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