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산뜻한 영화 한 편을 보았다.
맨처음 사랑만이 첫사랑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김종욱 찾기'
이영화속 인도의 풍경들은 내가 만났던 그곳보다 훨씬 밝고 화사했다.
커리냄새와 지린내와 매캐한 먼지섞인 최루탄 냄새에 곰팡내까지 합쳐 비벼낸 야릇한 냄새로 기억되는
나의 인도를 씻어버릴 듯. 영화속의 인도는 달콤하고 향긋한 솜사탕 같은 느낌으로 담겨있다.
이영화를 보면, 인도에 대한 환상을 부추길 수 있겠다. 현실의 인도와는 한참이나 먼 보드라운 인도가
영화속에서는 마냥 웃고 있으니까....ㅋㅋ
첫사랑을 찾아주는 첫사랑 사무소.
10년 만에 첫사랑을 찾으려는(타의에 의해 시작되지만) 뮤지컬무대감독으로 일하는 털털한 여자는 이곳의 고객이 된다.
첫사랑을 찾아 길을 떠나는데....
영화는 오래전에 본 '무도회의 수첩'을 생각나게도 하고
어쩌면 '비포 선셋'이 조금은 차용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갖게 한다.
인연은 붙잡아야 운명이 된다라는 말도 귀에 담기고....
마지막 한 개 남은 것은 먹지 않아야 마음이 편하다는 말도 마음에 남고...
'시카고'이후에 그럴 듯한 뮤지컬 영화를 만나지 못한 나에게
또다시 뮤지컬영화에 대한 그리움을 살짝 비추어주기도 하는 영화다.
첫사랑에 대한 아름다운 기억들이 무너질까봐, 첫사랑을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 지우의 마음,
끝까지 가보지 않고, 언제나 아름답게 끝을 남겨두려는 지우의 마음,
어쩌면 내 생각이랑 그리도 닮았는지....ㅋㅋ
"운명은 운명으로 남겨 두려고요."라는 서지우(임수정)의 말 또한....
여자 감독다운 화사하고 산뜻한 터치로,
가볍게 흘러가는 영상이나 스토리도 마음에 든다.
'누군가에게는 잊지못할 첫사랑이었을 모든 김종욱들에게' 바친다는 앤딩크레딧의 맨꽁무니 말도 재밌다.^^
큰사위 생일로 조금은 분주?했던 한 주일이 끝나고, 어젯밤 이른 잠자리에 들었던 나는, 왠 걸~
꼭두새벽에 일어나, 인터넷에서 찾은 영화 한 편을 보고 이렇게 컴에 달라붙어 앉아있게 되었다.ㅋㅋ
이 영화를 보지않은 블로그 친구들께서는, 만일 관심이있다면, bada.us에 올려져 있으니 보시기를....
어느날, 이런 영화를 우연히 만나, 가벼운 즐거움에 젖어 보는 것도...
첫사랑이란 걸, 사랑한다는 일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을 테니까....
지금 파리 시각은 새벽 5시 30분.
새벽 3시 20분쯤 잠에서 깨어나, 영화 한 편 땡기고^^....블로그 친구에게 이 영화를 권합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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