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구름 위의 산책

eunbee~ 2011. 9. 15. 14:48

 

 

구름 위를 거닌답니다.

마음으로 눈으로...

 

홍진에 싸인 세상이야 잠시 잊는다한들 어떠할까요. 아니 아예 영영 잊을 수 있다면

그 또한 싫지 않은 일일 듯도 합니다. 눈앞에 펼쳐지는 선경이 나를 신선으로 만들어 줍니다.

 

우린 주변에 의해서 신선도 되고, 저잣거리의 하릴없는 속물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인연은 잘 맺어야 하고, 좋은 인연(도반)은 서로의 삶을 맑히고 평온케합니다.

 

 

거침없이 하늘을 내닫던 구름도 우리가 앉은 케이블카라는 인연을 만나니

자유롭던 구름은...안개는...결로되어 눈물로 흘러 내립니다요.ㅠ

 

이 길을 달리지 말았어야 했는데...저 구름에게 안개에게 내가 지나감으로해서 눈물을 안겼구나...

잠시 한숨 섞어 자책해보며, 그 또한 수만억겁의 인연줄에 매달린 어쩔 수 없는 인연이려니...체념합니다.

 

 

산은 넓고 넓어, 한참이나 구름속을 이동하여도 아직도 천문동이 시야에서 사라지지않습니다.

내게 '크다'는 것은 두려움이기도 하고, 경이로움이기도 하며, 알 수 없는 미지로 달려가고픈 호기심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케이블카 조그맣게 열린 공간으로 손을 내밉니다.

안개와 손잡아 보려고...

구름의 포근함을 보듬어 보려고....

......!!!

 

그러나, 안개도 구름도 무심합니다.

무심은 무량함이며 자비이며 도에 이른 고요로움이겠지요.

그순간 무심한 그들이 고마웠습니다.

 

때로는 다정보다 무심함이 더 깊은 사랑이란 걸 깨닫게 되기도 한다우.

그 무심의 색깔을 알아채는 사람만이 느끼는 지고의 사랑...

 

 

신선처럼 구름 속을 날고 싶었으나

중생의 어지러운 마음은 이렇게나... 잡념이... 꼬리를 물었네요.ㅠ

 

 

희미한 사바세계의 한줄기 자국이 이제서야...눈에 들어옵니다그려.

그것도 오락가락....꿈이련 듯, 생시인 듯...

 

 

 

 

 

다시 막막한 안개장막으로... 눈도 마음도 닫아 두었다가,

 

 

꿈에서 깨어납니다.

 

비몽사몽 무중비행입니다.

 

 

 

 

 

아래를 굽어보며 깜짝 놀랍니다.

페루의 마추픽추에 오를 때의 그 '하이램 빙엄 로드'를 내려다 보는 듯해서입니다.

이 산은 마추픽추를 오르는 길과, 리우데자네이루의 슈가로프 산으로 오르는 케이블카 코스를 합쳐 놓은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묘한 산입니다. 나는 마추픽추를 오르는 절벽길과 

리우의 케이블카로 이어진 산봉우리를 함께 느끼며, 천문산 봉우리와 구불거리는 길을 더듬고 있습니다.

 

 

 

 

 

안개가 눈물로 흐르든... 구름이 이슬로 맺히든...

모든 인연은 시절인연이 닿아 그리된 것이겠거니...체념하고,

 

구름 위를 산책하며 잠시 잠겨보던 내 상념이며, 잠시 웅얼대던 내 말들을

雲遊雨散從比辭운유우산종비사 [비구름 노니는 곳으로 이 말들을 흩어 보내리] 하였답니다.

 

 

천문산 케이블카 : 총 길이 7,455m. 케이블카 98개. 지지대 57개.  표고차 1,278m. 부분 경사도 37도

세계최장 관광전용 케이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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