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아홉시,
일요일이라고 엄마를 보러 온 큰딸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배웅하러
메트로 역까지 나갔지요.
영상 10도의 포근한 저녁 날씨는 걷기에 알맞습니다.
안개에 휩싸인 가로등의 노란 불빛들은 따스한 느낌으로
밤공기의 부드러운 흔들림에 엷은 장막을 드리우고 출렁입니다.
구름인지 안개인지... 하늘은 온통 분홍 보랏빛으로 물들어
깊어가는 가을 저녁답지 않게 보드랍습니다.
앙토니Antony는 연이어 열흘 동안 비가 내렸습니다.
그러나 어느 하루도 빠짐없이, 햇빛 눈부신 순간을 깜짝선물을 하고
여우비, 안개비, 보슬비...골고루 보여줍니다.
동트는 새벽은 붉은 노을로 시작하며, 해지는 저녁은 종일 보이지않던 해가
어디에 숨어 있다가 제할일을 어김없이 하는지, 곱게 물든 저녁노을도 보여 줍니다.
오늘밤처럼 엷은구름속에서 희미한 반달은 졸리운 듯 가물거리고
분홍 보랏빛 하늘이 커튼처럼 드리워져, 포근한 봄밤 같은 저녁을 만들어 내는 앙토니의 가을이
한없이 사랑스럽습니다.
그러나,
Parc de Sceaux의 포플러는,
그 찬란하던 황금빛 날개들은,
이미 사라져 버렸습니다.
세월은
마냥 착한 Antony의 가을마져도, 오래 머무는 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떠나는 것들이 너무 아쉬워
고마웠노란 인삿말 대신 幻影으로 남겼습니다.
이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운하곁의 가을빛을.....
사진 : 2010. 10. 30. 오후 4시 전후. Parc de Sceaux 운하 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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