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Parc de Sceaux의 가을을 보내며 3

eunbee~ 2010. 11. 17. 05:55

내가 좋아하는 풍경

 

 

시월 말,

Parc de Sceaux의 오후 다섯 시 무렵은

 집으로 돌아 갈 시간입니다.

 

하루의 마지막 햇살이 곱습니다.

공원의 공기조차도 노랗게 출렁이는 가을저녁에

모두들 집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나는

그네들이 집으로 가는 모습들을 보며,

햇볕만큼 따스하고 포근한 사랑을 건내받았습니다.

 

여기에

내가 느낀 포근함과, 내가 좋아하는 풍경들을 옮겨봅니다.

 

 

 공의 낙하를 기다리는 정중동의 시간들.

행복한 가족이 바라보는 同視性.

 

 

친구와 함께 하는 하이킹.

 

 

엄마~ 부르며 뛰어가는 아기의 뒷모습.

 

 

해 저무는 숲에서 둥지로 가기 위해 모여드는 까마귀들.

그들의 구슬픈 울음소리.

 

 

가을색이 곱게 물든 나뭇잎을 줍는

소녀들의 동화같은 꿈.

 

 

집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 선

세월 겪은 중년의 충직한 무게감.

 

 

연인과 함께 만들어 내는 해질녘의 긴 그림자.

 

 

아빠랑 어린 딸의 집으로 가는 길.

 

 

이웃과 함께 나누는 시시한 수다.

 

 

아빠~ 하고 부르며 아빠를 뒤쫓는 밝은 웃음 소리.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 가족들의 발자국 소리.

 

 

황금빛 저녁 햇빛이 눈부시다는 걸 처음 보았을

어린 소녀의 시선.

 

 

예쁜 딸을 예쁘게 키우고 있는 아빠의 따스한 미소.

 

 

낯선 사람에게도 '안녕~안녕~'하며 인사를 건내는

귀여운 꼬마숙녀의 목소리.

 

 

어린 동생과 함께 가는 형의 믿음직한 모습.

그들이 가고 있는 같은 방향의 희망.

 

 

저녁 햇살이 나무 끝에 앉아 있는 것을

자꾸만 바라보는 소녀의 해맑은 표정. 나무 위로 날아 앉은 소녀의 마음.

 

 

작은 배를 띄우며, 먼 항해를 꿈꾸는 노신사의

바래지 않은 청춘.

 

 

해넘이가 오기 직전,

마지막 햇살로 나무끝을 물들여 주는 저녁 해.

해를 잡고 서 있는 나무.

 

 

아기를 어르는 젊은 아빠의 사랑에 겨운 행복한 몸짓.

 

 

운하에 잠긴 하늘...나무...

 

 

수면의 고요로움.

 

 

물위를 흐르는 바람...

바람결...

.

.

.

 

 

그리고

저녁 여섯시의 운하에는

푸른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해는 지고,

모두들 집으로 가는 길.

이렇게... Parc de Sceaux의 가을도 집으로 돌려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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