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정원,공원

9월 햇볕 아래... Parc Montsouris 1

eunbee~ 2010. 9. 21. 02:18

우리집에서 몽수리공원까지는 메트로로 10분 남짓 소요된다.

가을 햇살이 쏟아지는 일요일 오후에 시테유니벡시떼흐를 들러서 길건너

몽수리공원엘 갔다.

 

 

9월 햇볕 속에서

그들은 맘껏 자유로웠다.

 

 

제맘에드는 장소를 찾아

앉아서... 누워서... 꼬부리고... 길게 뻗고...

혼자서, 둘이서, 여럿이서...

책을 읽고, 피크닉을 하고, 가을 햇볕을 만끽하고 있다.

 

 

세상 사람 사는 내용이야 거기서 거기, 고만고만한 삶일테지만,

휴일을 이러한 장소에서 이처럼, 자유를 내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축복 받은 삶이지 않겠는가.

 

 

기찻길-메트로-옆에서도

 

 

공원 귀퉁이에서도

 

 

산책로 옆에서도

 

 

연인을 재워 두고서도

 

 

내가 하고 있는 것에만 열중하며.

 

 

백발의 노신사도

 

 

금발의 숙녀도

 

 

피부가 검은 사람도

 

 

모두 자기의 세계에 몰입하며

시간의 흐름에 무심해 보인다.

 

 

옆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우주 한가운데 나혼자 존재하는 듯이

 

 

많고 많은 사람 속에서도

자기 혼자일 줄 안다.

 

 

그러나 여럿의 질서와 예의는 깨트리지 않으면서...

 

 

19세기 말에 파리의 팽창으로

변두리였던 몽수리에 사람들이 거주하고, 채석장이었던 곳을 공원으로 만들어

그들에게 휴식처를 주었다고 한다. 옛채석장 냄새는 어느곳에서도 엿볼 수 없다.

 

 

밀밭과 보리밭을 갈아 엎고, 돌을 캐내어 파리와 도시 변두리에

집을 짓는 석재를 내어주던 채석장이, 19세기 후반에 공원으로 조성되어 완성된 몽수리공원.

서민들을 위한 공원으로, 지금은 길건너 대학기숙사의 학생들과 근처 시민들이 애용하는 곳.

 

 

 

비탈진 잔디 위로 9월의 햇살이, 9월의 바람이,

나뭇잎과 함께 뒹굴고 있다.

 

 

어린이를 돕는 자선단체 소속인지...

공원을 한바퀴 돌고 왔는데도, 아직도 둘만의 무언극을 펼치고 있는 부부.

한국에서 저런다면 모두들 혀를 차거나 휘둥그레한 눈을 뜨고 민망스런 눈길을 주었을테지.

이 부부는 자기들의 목표를 위해 몇시간을 이렇게 관객없는 무언극을 하면서도

저렇게 웃는다.

 

어린이들이 손잡고 강강술레하는 그림이 새겨진

A4용지 반 크기의 전단지를 앞에 두고....

그러는 그들이 내겐 무척 아름답게 비친다.

 

 

일요일 오후

많은 사람들이 공원에 나와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조용하고, 평화롭고

섞여있어도 혼자처럼 그렇게 자유롭다. 그들은...

 

 

온전한 자유.

자유를 지키기 위해, 자유를 훼방하지 않는 지혜와 습관.

 

9월 햇볕 아래에서

몽수리공원의 일요일은 진정 자유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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