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면 이집 구성원이 하는 일은 이메일을 여는 일.
오늘아침엔 작은딸이 나보다 먼저 메일을 열었다.
"엄마, 에펠탑에서 무슨 일 있었어?"
"네가 모르는 일을 내가 어찌 안대?"
아들에게서 이메일이 왔는데, '에펠탑에서 어느 미친*이..... 조심해서 들 다니셔~'
요런 메일이 왔다는데...
우린 별별 상황을 모두 유추하면서,
'우린 완전히 동막골에서 살고 있는거야, 에펠탑이 무너져 내려도 모르고 있을테니...'라며 웃었다.
내가 내 메일을 열었다.
역시 같은 내용의 이메일 일뿐...ㅋㅋㅋ
엄마 큰누나 작은누나에게 한꺼번에 보낸 메일이다.
나는 인터넷 뉴스에서 이메일 내용의 사건에 관련된 뉴스를 검색했다.
에펠탑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제보로, 어제 저녁 여덟시를 넘긴 시각에
에펠탑부근의 시민을 포함한 관광객 25000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었다고...
아들은 자기들을 제외한 모든 가족이 파리에 있으니
이곳 뉴스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기 마련이다.
이렇게 우리는 옆에서 일어나는 일도 모르는 동막골 촌민이다.
전쟁이 터진다해도 우린 그냥 고양이들이랑 헤헤거리며 놀고 있을 거다. 하하하
아들에게 답메일을 보냈다.
'여기는 동막골. 엄마는 동막막~골.
에펠탑에서 무슨 일이 났대?
우린 아무것도 모르고 이렇게 즐겁게 살고 있어.'
ㅎㅎㅎㅎ
세상이 좋아져, 발밑을 못본다해도 천리안으로 세상을 살펴서 알려주는
아들 덕에 이렇게 산다.
오늘, 파리는 비가 오고요.
비오는 수요일엔 수채화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공원으로 나가서
세상이야 전쟁이 일어나서 난리통을 치거나 말거나
이 동막막골 할마씨는 홍~홍~거리며 한들한들 비요일의 이른 가을날을 감상할 거외다. 호호홍~~~ *^______^*
사랑하는 아드님, 고마워. 늘 어무이를 걱정하고 누나들을 걱정해 줘서...
우린 아들이 있는 한, 영원히 동막골에서 이렇게 살거얌~^&^
지난 7월 29일에 까비는 네마리의 아기고양이를 낳았다.
사진속 애기고양이는 한달 째에 찍은 것.
오늘로서 태어난지 한달 보름하고 사흘.
그런데 내일 입양할 사람들이 온다고 한다.
얼마나 잘 크는지, 생후 두 달이 넘어야 입양시키는데, 이번엔 벌써 인터넷에 입양광고를 냈더니
신청자 네 명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나는 오나가나 강아지...고양이...애기들 키우는데는 왕캡짱이야.^*^
그리고 입양은 왜 그리도 잘 되는 거얌? 눈물나게시리~
입양이 안되면 두고두고 애기들이랑 엄마랑 함께 살 기회가 되는데 말이지.
내가 너무 잘 거두어서 반들반들 반짝반짝해서 그런거야?
그렇다고 비실비실하게 키울순 없잖아. 에휴~~
이렇게 예쁜 네마리의 샤똥-애기 고양이-들이 내일이면 다른 집으로 입양간다.
그 중 한마리는 시월에 데려간다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더 정들기 전에 어서 가는 것 또한 좋은 일 일듯...ㅠㅠ
그러나 은비도 나도 남몰래 울게 되겠지?
이렇게 동막막골 할마씨는 강아지들, 애기고양이들, 엄마 가을이, 엄마 까비와 동막골 세상에서 잘 살고 있다.
세상은 독수리 삼남매에게 맡겨두고....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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