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t Blanc '10

Port Blanc의 아침을

eunbee~ 2010. 9. 6. 18:05

이 아침이 참 쓸쓸하다.

은비가 본격적으로 개학을 한 오늘 아침이 말이다.

조용한 은비지만, 늘 곁에서 무언가를 하며 공간을 따스하게 채워 주던 은비

하루에도 몇번 씩 피아노소리를 들려주던 은비.

가끔은 오디오의 노래들을 따라 불러 은비 노래솜씨를 알 수 있게 해 주는 은비.

내 공간에서의 전부였던 은비가 학교로 갔다.

물론 오후 다섯시 쯤이면 집으로 오지만, 두 달 간의 긴 바캉스를 함께 했던 은비가 없는 공간이 참 쓸쓸하다.

 

 

할머니~ 나 이 거 해줘.

라는 말을 하루에 한 번 쯤은 하던 은비.

이제는 학교에서 점심도 해결한다.

 

 

금요일날 개학한 은비가 새로운 담임과 새 친구들을 만났다.

새담임은 '산토끼'라는 이름의 여선생님, 친했던 친구는 모두 다른반으로 헤어졌고

그 문제의 폭탄 다섯명 중 세 명은 다른학교로 전학조치를 당했고, 두 명은 또 같은 반...ㅎㅎㅎ

 

 

5학년 새 교과서를 받아왔다.

지난 학년 때는 6학년 11반 인디언핑크반.그래서 은비노트나 파일홀더나 모든 것이 핑크빛.

올 해는 5학년 4반 석류빛반이라서, 모든 학용품이 빨강계열이다.

생트마리학교는 색깔을 정해줄 뿐만이 아니라, 연필굵기까지 정해진다.

2B, 2H의 필기도구.

 

 

노트정리를 예술처럼 잘 하는 은비의 새로운 노트들이

예쁘게 정리되고, 노트들을 펴놓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게 될 설렘으로

나는 저절로 미소가 번진다.

 

 

은비가 학교로 간 날 오늘 아침,

뽀블렁의 맑고 아름다운 아침을 올린다.

햇살이 번져옴에 따라 변하던 공기의 빛깔과 냄새들...

 

 

환희로움으로 차 오르며 시작되던 뽀블랑의 아침

희망과 기쁨으로 만 가득 채워질 듯 설레던 뽀블랑의 아침.

 

갈매기들이 끼룩대며 아침을 노래할 때

우유빛 부드러운 바다를 감싸던 햇살과 투명한 공기는 조용히 흔들리고...

 

 

 

 

 그러한 아침의 모든 기쁨을

은비에게 보낸다.

 

 

작은 새들이 제 몫을 다 하며 열심히 살 듯

제 앞에 놓여진 모든 것들을 노래하며 기쁘게 살 듯

은비도 오늘을 기쁨과 보람과 희망으로 채우기를 염원한다.

 

 

아침은

모든 아침은

참으로 아름답다. 하루의 희망이 시작되는 시각이기 때문에...

 

 

아침은

가슴 두근거리게 하는 묘약을 숨겨서 온다.

하루의 많고 많은 이야기를 품에 안고 오기 때문에...

 

 

 

은비의 아침은

내 인생에서 가장 가슴설레는 아침이다.

은비는 영원한 내 아침이다.

 

 

 먼 곳에 두고 온

바위 위의 성모님께,

아침마다 기도를 드린다. 은비의, 나의 아침을 위해.

 

 

 

바라보면 저절로 기도하고 싶어지는 바위 위의 성모상.

그래서 마음속의 기도처가 되었나 보다.

 

 

바다에 내려앉던 빛나는 아침을 헤집고

바위틈을 지나 숲길을 가르며 걷던, 뽀블랑에서의 행복한 아침의 환희가

은비의 하루하루에 내려 앉을 수 있기를...

 

 

 

은비가 새학년의 수업을 시작한 날 아침에

행복한 은비의 새학년을 기도하며....

 

은비 곁에, 우리 곁에

뽀블랑의 아침을 열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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