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파리노트르담성당의 종소리

eunbee~ 2010. 6. 4. 21:19

 

 

***

 대성당의 종들은 나의 사랑, 내 여인들
그 오랜 먼 곳까지 울리기를 난 원하지.
천둥, 번개와 비바람 몰아쳐도
노래 불러다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젠간 죽음을, 하루와 자정을, 그 모든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
기도를 위해서, 분노를 위해서, 그 분 이름을 기리는 알리는 종소리
종려주일 위해, 부활절을 위해, 성탄절과 말씀을 알리는 종소리
수태고지를, 주님의 부활을, 그 모든 주일을 알리는 종소리
미사와 행렬을 위한 종소리, 신의 축제를 응답하는 종소리
새로운 하늘을, 예수의 석양을,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그 갈등을

.........................

 

 성당앞 식수대. 기발하고 아름답죠?

 

..................

기쁨과 행복이 가득한 모습들
하지만 누구도 날 봐주지 않네.
결혼의 기쁨을 가득한 그 모습
세상 그 누구도 날 봐주지 않는 모습
나의 종소리는 거룩한 미사와 호산나, 할렐루야를 부르네
불행의 종소리, 행복의 종소리
한번도 나를 위해 울리지 않는


대성당의 종들은 나의 친구, 내 여인들
이 마음 전해다오. 큰소리로 울려다오.
그녀가 살아있다면 오, 나의 에스메랄다!

***

[노트르담 드 파리] OST중에서 콰지모도의 노랫말 일부

 

 석양에 물든 파리노트르담성당

 

 

안토니에서 메트로를 타면, 나는

대부분 노트르담역에서 내립니다. 그곳에서부터 파리를 걷기 시작하는 것을 좋아하니까요.

 

메트로역 계단을 올라 노트르담 성당앞에 섰습니다.

종이 울리기 시작합니다.

뎅그렁~뎅그렁~ 단순한 울림이아닙니다.

한꺼번에 수십개의 종이 와그르르르 소리를 쏟아내며

이리저리 몸을 뒤채이는 종들의 움직임이 보이는 듯합니다.

 

열명의 콰지모도가 한꺼번에 종에 매달려

종의 줄을 힘껏 당기는 모습이 눈에 어른거리며, 종소리는 깊은 울림의 합창을 합니다.

저토록 여운이 깊은 종소리의 합창도 참으로 드믈게 들을 수 있는 소리입니다.

노트르담 성당앞엘 자주 오는 나는 저런 종소리를 듣는 것은 매우 드믄일입니다.

그날은 성당에 어떤 특별한 일이 있는 날인가 봅니다.

10분 동안이나 울리는 종소리는 오랜만에 들을 수 있는 멋진 종소리의 대합창입니다.

 

걸음을 멈추고 병원건물벽에 기대서서 눈을 감습니다.

종소리의 합창을 타고 내 영혼이 하늘을 납니다.

 

뎅그렁~ 뎅그렁~

수많은 종이 높낮이를 달리하며 함께 울려대는 소리는

엄숙하고 장엄하고 깊습니다.

 

종소리는 마지막 작은 울림을 남기며

칭얼대던 아기가 스르르 잠에 빠지듯 서서히... 작게... 간격을 두며...잠겨버립니다.

마지막 소리를 뎅~그~렁~ .... 느리고 작게 울리며...

 

종소리는 잠겨든 것이 아니라 모두 승천해 버린 듯이 고요로워집니다.

내영혼도 종소리를 따라 날아오른 듯

텅빈 공명속에서 한동안 숨을 멈춥니다.

 

나는 다시 눈을 뜨고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방금 지나가 버린 종소리들을 눈으로 좇습니다.

노란피부의 에스메랄다가 되어

그렇게 종소리의 여운을 좇고 있습니다.

한참 동안을...

그렇게...

 

 

 

 

파리의 메트로를 타기위해

이리저리 복잡하게 이어진 메트로 연결 지하골목을 지나다보면

많은 사진들과 만납니다.

어디선가 사진전이 있나봅니다.

그 포스터의 사진이 맘에 와 닿기에 디카에 옮겨놨습니다.

 

사진속 오래된 집기와 실내모습과 알몸의 소년이

알 수 없는 향수를 불러옵니다.

 

***

 

이제 고향땅에 잠시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제게 다가왔답니다.

고향에 가서 인사 드리겠습니다.

 

블친님들의 아름다운 유월을 기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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