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무란감포탕

eunbee~ 2009. 12. 18. 17:21

내가 요리 얘기를 하면

전혀 어울리지않을 것 같은 가 보다.

그러나 나는 나름 요리에대한 관심이 지대하며

티브이 요리프로를 열심히 보며 아주 열씨임히 메모하고, 그림까지 곁들이면서...흐흐

왜냐하면, 그렇게 열심히 적어 놨다가 애들이 내집에 오거나

내가 애들집에 갔을 때 맛있게 해 주려는,

매우 단순한 이유에서... 하하

 

하기사

내가 김치담고 요리다운 요리를 해 본 것은 매우 오랫 적 얘기다.

학교에 사표던지고 애들 잘 키워 본다고 집에서 살아 본 그 몇년세월 동안엔 김장도 하고

애들이 좋아하는 온갗것을 해 먹인 적이 있었었었당~!!!

큰애 몸에 좋으라고 개구리탕까지...ㅋㅋ

 

맨날 엄마가 해 주는 김치에...가지가지 밑반찬에...

그러다가 엄마가 돌아가시니 언니가 해 주는 김치며 밑반찬이며...

그러다가 언니가 시들해지니 큰올케가 해 주는 맛있는 김치며 밑반찬이며...

하물며 막내올케님네 친정엄마가 해 주시는 맛있는 온갗 김치까지 가져다 먹는다는...케켁!!

 

어제는 내가 작은따님네 집에 온 이후로 두번째 음식을 만들었다.

첫 번째는 김치와 깍두기

두번째로 '무란감포탕'

요게 뭐냐하면,

오래전에, 학교에서 만난 우리 남자 선배님이-그는 화가이시다- 자기집에 방문한 나에게

"후배~ 내가 '무란감포탕'을 끓여줄테니 가지말고 내집에서 저녁먹고 가." 라고 했다.

"'무란감포탕'이 뭐예요?"

"먹어보면 알아"

어제처럼 눈이 펄펄 내리는 날, 서울서 지방으로 출퇴근하는 나는 서울 가야하는데

마지막 버스 탈 각오하고 선배의 무란감포탕을 먹어보기로 했다.

뽀얀 국물에 노란것이 동동 떠다니고, 하얗고 투명한 것들이 반듯반듯 누워있는

따스한 국이 내 앞에 놓여졌다.

무와 달걀과 감자와 명태포와..그리고 잘 어울어지는 파 몇가닥과 마늘로 양념한 국!

참 맛있었다.

 

그래서 파리에 눈이 펑펑 내리는 어제

나도 사위에게 "무란감포탕 먹어봤어? 내가 오늘 눈 온 기념으로 그거 끓여 줄게" 하면서

무를 납작하게 썰고, 황태포를 적당히 찢어서 물에 한번 헹구어 꼭 짜서

들기름에 들들 볶다가 국간장을 넣고 다시 한번 살짝 더 볶은 후 물을 붓고

감자 적당히 여러모양새로 썰어넣고 파 넣고 마늘 넉넉히 넣어 푹~끓인 후

마지막으로 달걀 풀어서 휘~ 둘러 넣고, 다시 한번 끓여 내 놓았다.

사위는 맛있게 먹었다. 후추도 쳐 먹었다.

 

그리고 그 이튿날인 오늘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좀처럼 무얼 먹지 않는 작은사위가 부엌에서 덜그럭 거리더니

'무란감포탕'을 덥혀서 한그릇 퍼 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 오메~

나의 특제 '무란감포탕'을 이 아침에 한대접 뚝딱 해 치우다니....

"무란감포탕 참 맛있어요"

사위에게 맛있다는 말을 들으니, 요렇게 자랑하고 싶어서, 요리도 아닌 무국 끓여놓은 얘기 한번

걸지게 늘어 놓았다. 푸하하하하 

 

2009년 12월 18일

오늘도 아침부터 파리엔 눈이 내리려고 폼 잡고 있다.

 

어제는 눈이 얼마나 펑펑 쏟아졌는지, 거리엔 교통사고... 공원엔 애들의 눈장난...

나는 쏘공원을 두시간동안 마구 쏘 다니다 왔다.

디카 셔터를 마구 눌러대며.....

오늘도 그래야지. *^&^*

 

 

방돔광장의 노엘 분위기가 참 예쁘고 휘황하고 멋있는데.... 사진속은 영 아니네요.

더구나 찻속에서 찍었더니.ㅉㅉㅉ

 

파리의 올 해의 노엘컨셉은 하얀불빛입니다.

온 파리시내의 중요광장이나 건물엔 반짝반짝 하얀불빛들이

다이아몬드처럼 빛난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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