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편지

작은 영화제

eunbee~ 2009. 10. 27. 21:10

 

 

제 9 회 충주작은영화제 (여성과 가족, 그리고 삶)

 

일시 : 2009. 10.21(수) ~ 23(금) 18:00 ~

장소 : 충주호암예술관

주관 : 충주작은영화제 추진위원회

후원 : 충주시, 충주시민들

 

충주작은영화제 소개

올해 9회째를 맞이하는 충주작은영화제는 주류영화들에 밀려 관객들과의 만남이 어려운 영화들을 통해, 소외된 이웃과 더불어 살아갈 조화로운 삶을 꾀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지역의 시민단체와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2004년 시작된 충주 유일의 인권영화제로 모든 영화는 무료로 상영됩니다.

 

주최단체 소개 <충주작은영화제 추진위>

2004년부터 충주작은영화제를 이끌고 있는 충주작은영화제 추진위원회는 영화제의 불모지인 충주에 영화를 통해 행복한 삶을 꿈꾸는 아름다운 시민 일곱명으로 이루어진 정말 작은 모임입니다. 전국의 인권, 독립영화제와 소통하고 연대하며 작지만 꾸준한 열정으로 소도시에 큰 울림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상영일정

날짜

상영시간

상영작

시간

쟝르

10.21(수)

18:00

달려라 아차오

20분

다큐

18:20

텐텐(21세기,서울, 여성 행복, 데이트)

47분

다큐 및 드라마

19:10

여는 행사

30분

 

19:30

날아라 펭귄

110분

드라마

 

10.22(목)

18:00

여전히 사랑하고 있습니다

54분

다큐

19:00

버라이어티 생존토크쇼

72분

다큐

20:15

감독과의 대화 (조세영)

20분

 

20:40

나는 엄마계의 이단아

52분

다큐

 

10.23(금)

18:00

할매꽃

90분

다큐

19:30

감독과의 대화 (문정현)

30분

드라마

20:10

나무 없는 산(폐막작)

89분

드라마

21:40

폐막 행사

 

다큐

 

 

'충주 작은 영화제'라는 현수막을 발견한 날,

나는 가던 길을 멈추고 현수막에 쓰여있는 내용을 차근차근 읽었다.

그리고 작은 글씨로 끝머리에 적힌 인터넷 카페 주소를 외우고

집으로 와서 그 카페를 검색했다.

일곱명의 매우 적은 인원으로 이렇게 소중스런 일들을 벌이고, 이어가고, 키워간다니...

이곳 내 고향의 문화 환경이 열악하다고 걱정하던 내겐 감동스런 충격이며, 고맙다는 마음에

작은 흥분까지 일었다.

잊지않고 영화제를 꼭 봐야겠다는 맘을 먹었다.

 

수요일 감상문

 

영화제 첫날, 시간맞춰서 호암예술관엘 갔다.

방명록에 글을 남기는 내게 카메라 엥글이 맞춰졌다.

묻는 말에 그냥 대답을 하다보니 옆에서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던 거였다.

어메~ 이런 몰골에.. 갑작스런 질문에....스몰 에이형인 내가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인터넷 카페에서 작은영화제에 대한 모든것을 자세히 읽고 간 터라, 소감이나 기대, 고마움 등

내 생각을 간단하게 말할 수 있었다. 에휴~ 떨려.

카메라맨은 자리를 뜨는 내게 따라오며 자꾸만 질문을 던진다.

이눔의 인기는 오나가나 못 말려~~~크윽   -심한 자뻑증이 있슴다. 제가요-

 

첫날은 다큐와 드라마 모두가 소수자들의 인권과 여성, 가족에 대한 사회적 이슈를 다룬 내용이었다.

소수자들에 대한 개인,사회의식 전환과 여성의 권리와 권익, 가정과 사회에서의 위치

그리고 더불어 행복을 가꾸어가는 건전하고 행복한 이야기.

 

개막작으로 상영된 "날아라 펭귄"

에휴~ 상큼한 영화! 임순례감독은 역시 짱이야!

 

목요일 감상문

 

'버라이어티 생존 토크쇼' 는 성폭력의 피해자들의 모임의 실재인물들과

그 피해자 모임에서 서로 자기의 경우를 이야기하며 고발?하는 실재상황을 조세영이라는

젊은 여성감독이 다큐로 담은 것이다.

자기의 피해상황을 용감하게 드러냄으로써 사회를 정화시키고, 이런 폭력이 횡행하는 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사회는 어떻게 그들을 고발해야하며 제도적 장치는 어떻게 그들을 응징해야하는지

그리고 피해여성들은 스스로 어떠한 태도와 마음가짐을 가져야 되는가에 대한 방향 제시의 작은 등불이었다.

 

조세영 감독과의 대화시간이 참으로 신선했다.

성교육의 현실적인 문제, 성폭력 근절을 위한 제도적 장치,

피해자에 대한 주변인의 태도, 피해자 스스로의 마음가짐...

여고생들이 많은 그 자리에서 무게감있게 의견들을 나누는 장면을 보고

내심 감탄하고, 또한 감사했다.

 

금요일 감상문

 

"할매꽃" 감독 문정현.

나는 이 다큐를 보고, 얼마나 큰 감동을 받았는지...

조정래의 태백산맥, 이병주의 지리산, 작가명을 까먹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까지

몽땅 한꺼번에 읽어버린 듯한, 우리 역사의 질곡속에서 이런 가족사도 있었구나..했다.

역사의 회오리바람속에서도 마냥 안온하게만 살아온 나의 가족사로써는 도저히 상상도 못하는

문정현 감독의 가족사 !

그것을 녹취해서 8시간 짜리를 1시간 반으로 줄여 만든 젊디젊은 감독의 내공.

 

그렇게 많이 읽고 보고 듣고 배웠어도

(하기사 교과서에서 배운것은 거의 대부분이 왜곡된 것이 많았다는 것을 후에 알게 되었지만) 

그것은 다 남의 얘기 같이 생각하는 내 얇디얇은 역시의식.

에라잇~ 나가 죽어라.ㅋㅋ ㅠㅠ

곰곰 따져보면, 내 외오촌 아저씨도 좌익으로 북행을 하셨는데...

아무튼, 감동과 내 옅은 역사의식에 대한 자조와 반성을 가져온 작품이었다.

감독과의 대화시간도 유연하고 재기넘치는 감독의 답변으로 명쾌한 시간이었다.

 

내가 가장 기대했던 작품은 폐막작으로 올려진 "나무없는 산" 김소영감독 작품이었는데

내겐 그냥 별로....

내가 너무 기대했었나?

 

이렇게 사흘동안의 영화제 나들이가

밤 10시 가까이까지 오두막에서 나를 기다리는 강아지들을

애타게 만들었었었고, 나는 행복했었었었다.

 

이 소도시에

적은사람에 의해 커가고 있는 작은영화제가 있다는 사실이 너무도 행복한 사건이었다.

나에겐 칸느영화제보다 더 큰 기쁨을 주는 그러한 커다란 영화제였다.

 

그 아름답고 용기있고 멋진 일곱분들께

붉은 카펫을 깔아드리고

축포를 울려드리며

꽃다발을 드린다.

언젠가는 황금가야금트로피를 안겨드릴 날이 오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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