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그로브숲

은비가 잠든 사이

eunbee~ 2009. 7. 16. 16:10

아침에 은비가 할머니에게 부탁한 것.

할머니 스페셜

그게 뭐냐구요?

 

지난 해 여름.

강마을에서 은비랑 함께 지낼 때, 우리는 각자의 스페셜요리를 만들기로 했죠.

 

은비는 크레페

버터를 팬에 두르고, 우유와 달걀을 푼 것에 밀가루를 곱고 묽게 섞어 채에 걸러서,

간 맞추고 팬에 얇게 부치면서, 쇼콜라를 반쪽에 바르고 반을 접어서, 다시 반을 접어서...

아니면, 레몬즙을 떨어트리고 꿀을 반쪽에 바르고, 반을 접어서, 또 반을 접어서...

아니면, 자기가 좋아하는 과일잼을 반쪽에 바르고, 반을 접어서, 또 반을 접어서...

 

할머니 것은 이름없는 창작품인지라, 은비가 작명 "할머니 스페셜"로

달걀을 넉넉하게 풀고 간을 약간 맞추고

뜨거운 팬에 버터를 두르고, 달걀 푼 물을 부어 넓은 지단을 부치다가

그 위에 밥을 조금만 길게 얹어, 그 위에 치즈를 넉넉하게 잘라 올리고

치즈가 녹기 시작하면, 달걀말이처럼 돌돌 말아서, 접시에 담아 좋아하는 소스나 케쳡을 곁들여...

 

간단하죠?

오늘 아침엔 은비가 할머니스페셜을 주문했다우.

그런데 이 오두막에서는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는 후라이팬~

에구구~ 이모할머니집으로 차를 몰아, 거기서 해 먹고 왔습죠. 헤잉~

그렇게 됐어요.

이 오두막엔 찾아 보면, 없을 것같은 건 나오고

있을 것 같은 건 절대 안나와요. 푸하하하

 

은비가 낮잠을 자요.

할머니가 여기저기 블로그 탐험하고 다니는 사이 잠이 들었네요.

마당엔 잠자리가 빙빙 돌구요.

비를 머금은 바람은 살랑살랑 나뭇잎을 흔들어줘요.

고추밭엔 고추나무보다 풀이 더 무성하고

그 걸 바라보고 있는 나는 '그냥 다 같이 어우러져 살지 뭐'하며 변명을 합니다.ㅋㅋ

은비가 오두막을 좋아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은비는 이 오두막에 오자마자, 그림을 그리더군요.

다 그린 그림을 방문에 붙여놓았어요.

"할머니, 그림방이니까  그림을 그려서 붙였어." 하면서. 

그림 중 어느것이 잘 되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저 언덕을 넘어서 이어지는  길" 이라 했죠.

은비 엄마도 아빠도 미술전공이지만, 은비는 은비대로 솜씨나 창의력이 엿보입니다.

헤헤헤~ 저는 자꾸만 고슴도치로 변해가고 있습죠. 눼~

 

 

 

주거공간에 휴지통이 있는 걸 못 참아 주는 사람 있죠?

바로 나....ㅋㅋ

물론 오두막엔 휴지통이 없고, 폐비닐주머니가 휴지통.

은비는 휴지통이 없다는 것을 또 못참아 주는 사람.ㅋㅋ

은비가 만든 휴지통입니다요.^^  비닐 끼우는 장치도 되어있는... 매우 효율적인....

도화지 한 장으로 만든...*^&^*

 

어제는 오자마자 부지런을 떨더니

오늘은 대낮부터 낮잠이 늘어졌습니다.

그 덕에 나는 그냥 포스팅이나.....

 

 

은비오두막에 은비가 도착해서 제일 처음 한 일. 그림 그리기. 

무얼 그리는가 했더니, 저 위의 그림을.... 방문에 붙이려구... 못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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