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초승달을 보며

eunbee~ 2009. 3. 3. 00:33

 

 

 100년도 더 묵은 전형적인 프랑스의 오래된 아파트 7층에 살고 있는 큰따님네 집에서

 창너머를 바라보면, 앞 건물 지붕위에 있는 굴뚝들이 보이지요.

 이 굴뚝들은 나에게 '메리 포핀스'라는 영화를 기억하게 해 줍니다.

 이 집에 살고 있는 큰따님이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 두 동생들이랑 엄마 손 잡고

 대한민국 남쪽땅  아름다운 군항도시 진해의 극장에서 보았던 영화.

 그런데 큰따님도 앞집 지붕위의 굴뚝을 보며, 엄마처럼 그런 기억들을 더러는 할까요?

 

 오늘은 초승달이 별과 함께 산책하네요.

 낮에는 세느강을 날아다니는 갈매기의 울음소리가 심심찮게 들립니다.

 하늘을 가득 메우는 찌르레기 떼도 볼 수 있는 이 집을 큰딸 내외는 참 좋아하지요.

 

 어둠이 더 깊어지고 

 앞집 계단을 오르는 창문에는 불이 밝혀졌습니다.

 누군가가 계단을 오르는 그림자가 보입니다.

 또 생각나는 영화가 있지요?

 알프레드 힛치콕의 '이창Rear Window' 이라는 영화.

 이렇게 파리에서 만나는 풍경들 속에서 나는 자주 영화의 장면들을 떠 올리게 됩니다.

 

 

   칼더의 모빌이 바람에 뱅그르르 돌고 있는 방안 풍경의 일부분입니다.

   어둑한 이곳의 조명은 사물을 아름답게 보이게 할 뿐만아니라, 마음을 따스하게 해 주지요.

   우리도 형광등의 창백한 조명을 없애고, 이렇게 따스한 불빛속에서 생활해야겠어요. 

 

 

 방안에는 칼더의 모빌이

 하늘엔 조물주의 모빌/달/이

 아름다운 밤입니다.

 아름다운 건, 곧 행복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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