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포근하더니
이른 아침 새소리에 눈을 뜨자
춘설이 창문옆에서 소근거립니다.
눈이 귀하다는 파리에
올 겨울엔 싫도록 볼 수 있는 하얀눈.
나그네도 사르륵거리는 눈들의 이야기소리에
아침부터 가슴이 뜁니다.
초록이 고운 잔디는
눈을 덮고 쌔근거립니다.
새벽마다 여명을 부르는 휘파람새는
눈길에 막혀 아직 도착하지 못했습니다.
목청 굵은 이름모를 새 한마리
눈꽃 핀 나뭇가지에 앉아 웅얼거립니다.
파리의 눈도
내 고향 눈처럼
마냥 정답습니다.
내고향 눈처럼
마냥 고요롭습니다.
먼뎃 하늘, 그 곳엔
아직 봄이 오지 않았나봅니다.
춘설은 그저 이땅위에서만 춘설입니다.
새벽.
정원엔 다정하게 내린 눈으로 사위가 고요롭습니다.
가로등이 눈을 감기 직전....
잠시후엔 여명이 스러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