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춘설

eunbee~ 2009. 2. 13. 17:16

간밤

포근하더니

이른 아침 새소리에 눈을 뜨자

춘설이 창문옆에서 소근거립니다.

 

눈이 귀하다는 파리에

올 겨울엔 싫도록 볼 수 있는 하얀눈.

나그네도 사르륵거리는 눈들의 이야기소리에

아침부터 가슴이 뜁니다.

 

초록이 고운 잔디는

눈을 덮고 쌔근거립니다.

새벽마다 여명을 부르는 휘파람새는

눈길에 막혀 아직 도착하지 못했습니다.

목청 굵은 이름모를 새 한마리

눈꽃 핀 나뭇가지에 앉아 웅얼거립니다.

 

파리의 눈도

내 고향 눈처럼

마냥 정답습니다.

내고향 눈처럼

마냥 고요롭습니다.

 

먼뎃 하늘, 그 곳엔

아직 봄이 오지 않았나봅니다.

춘설은 그저 이땅위에서만 춘설입니다.

 

 

     새벽.

     정원엔 다정하게 내린 눈으로 사위가 고요롭습니다.

     가로등이 눈을 감기 직전....

     잠시후엔 여명이 스러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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