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바람의 말

eunbee~ 2008. 7. 30. 22:16

바람의 말

마 종 기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 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릴 거야.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린다.
참을 수 없게 아득하고
헛된 일이지만
어쩌면 세상 모든 일을
지척의 자로만 재고 살 건가.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 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사진 = 영화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중에서...

 

다시 보고 싶은 이 영화를 반추하며.마종기님의 詩를 소리내어 읽는다.

7월이 꼭 하루  남았다.

바람은...세월은... 우리를 어디로 데려다 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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