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앞뜰, 옆동 아줌마가 텃밭으로 나간다.
텃밭에서 바라본 뜰, 집..
텃밭 채소들, 내것은 없지만 나 먹을 것은 있다.^^
텃밭 앞 갈대숲이 시작되는 곳, 오리들이 둥지를 틀고 시시때때로 수영하러 나온다.
멀리 산 아래로 기차가 지나간다. 그 화물열차는 언제나 스무칸의 둥그런 화물차를 달고 달린다.
흰바탕에 붉은 줄 여객열차 또는 붉은 바탕의 흰줄 여객열차는 언제나 다섯량의 객차를 매달고 간다
동네 강아지, 겅중겅중 살랑살랑 항상 반긴다. 순하고 심심하게 생긴... 나는 그가 참 좋다.
데려다가 기르고 싶다.
심심한 개를 데리고 찻길로 나왔다. 길건너 요상한 아트샵이 보인다. 차는 위험하게 내 닫는다.
두 세 사람이 앉을 테이블이 네개 놓여있는 아주 작은 까페. 그래도 이동네에선 예쁜 축에 낀다.
에스프레소만 마실 수 있나? 언젠가 누군가랑 가 봐야지.
쬐끄맣고 빨간 까페를 끼고 돌면, 아파트 축대가 있다. 그 곳에 오락기를 설치해 놓은 대단한 상혼이
자리하고 있구나. 재잘대는 친구들도 마다하고, 혼자 앉아서 열씨임히 게임기 두드리는, 그 또한 대단한
동심이다.
심심한 개는 나를 버리고 어디론가 가 버렸네. 나혼자 두물머리 가는 길로 접어 들었다.
두물머리 가는길은 여러 갈래다. 골라서 가면 된다. 심심한 개는 이곳으로 갔나?
가다 보면 이런 하늘도 만난다. 하늘 아래 숲에선 수백마리의 참새가 제각기 제 얘기를 재잘댄다.
나는 그 각각의 말을 다 알아 들었다. 내가 참 예쁘댄다. 하하하
파 밭을 지나
배추 밭도 지나면
요런 주목나무 숲길이 나온다. 그런데 심심하게 생긴 개는 어느 길로 갔을까?
따라 오기는 오는걸까?
올망졸망 소나무 묘목들이 예쁜 모습으로 커 가고 있다. 한켠엔 잡초가 무성하고 작은 새들이 노래한다.
그 길 끝에서 심심한 개가 나를 찾아 나올 것같은데... 아직 잠잠~~
이런길 저런길, 샛길 큰길, 온 동네를 휘돌아 강가로 나왔다.
다리라고 말을 할까? 길이라고 말을 할까?
아무튼 홍천가는 길도 강에 잠겼다.
여름날 무성하던 연잎과 고고하게 웃음짓던 연꽃은 이런 모습을 남기고 떠났다.
이 모습도 아름답구나.
두물머리에 다달을 동안 심심하게 생긴 개는 영영 보이질 않는다.
나 혼자 빈배를 보고 돌아서자.
두물 머리 황포 내린 빈배는 심심하게 생긴 개보다 더 심심하다.
매일 그자리에 매일 그렇게 혼자 있다.
동네 한 바퀴를 돌았으니, 이제 그 착한 강아지나 찾으러 가야겠다.
덤불 속에서 재잘대는 새들의 노래가 구름이 되어
푸른 하늘속을 떠다니다, 일제히 부서져 내린다.
나는 이제
나를 예쁘다 했던 그 참새 한마리 잡아,
품에 안고 내집으로 돌아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