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Olga Tokarczuk의 [Bieguni]에서

eunbee~ 2022. 7. 16. 19:00


2018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의 책 [방랑자들]을
다시 뒤적인다. 마음에 드는 제목을 골라 읽는
두번 째의 독서. 그중 '공항들'p.85~88 을 옮겨 둔다.

*****

ㅡ 공항들 ㅡ

여기 거대한 공항들이 있다.
환승 항공편을 제공해 주며 우리를 끌어모으는 곳.
이동을 도와주는 연결편과 시간표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곳. 비록 향후 얼마 동안은 여행 겨획이 없다 해도
각각의 공항에 대해서는 상세히 알아 둘 필요가 있다.

과거에 공항은 기차역과 마찬가지로 도시의 보조 시설로
변두리에 지어졌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고유한 정체성이
확립될 정도로 위상이 커졌다. 얼마 안 있으면, 일터나
숙소의 명목으로 도시가 공항에 병합되었다고 말하게
될지도 모른다. 진정한 삶은 움직임 속에서 구현되니까.

오늘날 공항이 도시보다 못할 게 뭔가?
공항에서는 흥미로운 미술 전시회나 회의가 열리고,
각종 이벤트나 신제품 출시회가 개최되기도 한다.
정원이나 산책로도 있고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된다.
암스테르담의 스키폴 공항에서는 아름다웃 렘브란트 그림
의 복사본을 감상할 수 있고, 아시아의 어떤 공항에는 종교
박물관도 있다. 기가 막힌 아이디어다. 그뿐 아니라 공항
안에는 시설 좋은 호텔도 있고, 다양한 음식점이나 술집도
있다. 작은 상점들 슈퍼마켓, 면세점, 쇼핑센터도 있어서
여행에 필요한 물품을 장만 하는 건 물론이고, 현지에 도착해
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도록 기념품도 미리 사 둘 수 있다.
피트니스 클럽도 있고, 아시아 스타일이나 유럽 스타일의
마사지도 받을 수 있으며, 미장원이나 안내소, 은행 지점,
휴대 전화 서비스 센터도 있다. 육체적인 욕구를 해결하고
나면 예배당이나 명상실에서 정신적인 욕구도 충족 시킬 수
있다. 어떤 공항에서는 낭독회나 강연회가 열리기도 한다.
내 배낭 어딘가에는 아직도 이와 관련된 프로그램 팜플릿이
들어 있다. [여행 심리학의 역사 및 기호], [17세기 해부학의
발달].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철저하게 관리되고 운용된다.
무빙 워크는 여행객들이 한 터미널에서 다른 터미널까지
이동하는 것을 도와준다. 공항에서 다른 공항까지도 긴밀
하게 연결된다.(어떤 공항은 심지어 스무 시간 가까이 비행
해야만 갈 수 있는 거리다!) 신중하게 사려 깊은 스태프들이
이 거대한 메커니즘이 완벽하게 작동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살피고 관리한다. (다음 페이지에 계속 ^^ )


***

사진 ;

Parc de Sceaux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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