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앞에서 이어...

eunbee~ 2022. 7. 19. 01:53

이것은 공항들의 '허브'에서 더욱 폭넓게 확장된 개념이다.
도시국가의 특별한 형태라고나 할까. 위치는 고정되어 있지
만 거주자들은 끊임없이 유동적이다. 공항 공화국, 세계 공항
연합의 회원들, 아직 국제 연합에 대표단을 파견하지 못했지
만, 머지않아 그렇게 될 것이다. 내부의 정치적인 문제보다는
세계 공항 연합의 구성체인 다른 공항들과의 관계를 긴밀하게
다지기 위한 새로운 체제가 등장한 것인데, 그 체제는 오직
다른 공항들과의 관계를 통해서만 존재 의미를 획득하게 될
것이다. 외향적이고 열려있는 체제의 대표 사례다. 이곳에서
통용되는 헌법은 비행기표에 상세히 적혀 있고 보딩 페스가
거주민의 신원을 확인하게 된다.

거주민의 수는 일정치 않으며 수시로 바뀐다. 흥미로운 것은
안개가 끼거나 폭우가 쏟아질 때, 인구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편하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려면 남의 이목을 끌지 않는 것이
좋다. 때로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가다 여행길에 오른 동족
의 형제자매들과 마주칠 때도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자신이
포름알데히드에 절여져 유리병에 담긴 채, 병 밖으로 서로를
내다보는 존재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여행안내 책 자
에서 뜯어 낸, 사진이나 그림속에 존재하는 인물들이 되는
것이다. 이곳에서 우리의 주소는 7D나 16A 같은 비행기 좌
석이다. 거대한 이송벨트 장치가 우리를 반대 방향으로 데려
다 준다. 모피 코트에 모자를 쓴 사람들, 눈雪 때문에 눈동자
색깔이 흐릿해진 사람들, 햇볕에 그을은 피부를 지닌 사람들,
북쪽 습기를 한껏 머금은 사람들, 썩은 나뭇잎과 부드러운
흙내음을 풍기는 사람들, 샌들 한쪽 구석에 사막의 모래가
들어 있는 사람들. 어떤 이들의 피부는 구릿빛이나 황갈색이
고, 숨 막힐 정도로 창백한 형광빛 피부를 지닌 이들도 있다.
늘 면도기로 머리카락을 미는 사람들, 한 번도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은 사람들, 저기 선 남자처럼 덩치가 크고 우람한
사람들, 그리고 저 여자처럼 키가 남자의 허리밖에 안 올 정
도로 작고 가냘픈 사람들.

공항은 자신의 고유한 음악을 갖고 있다. 비행기 엔진의 교
향곡, 리듬을 거세한 채 공간을 가득 메우는 몇 개의 단순한
음들, 두 개의 엔진이 만들어 내는 전형적인 화음, 암적색과
암흑색의 음울한 단조. 듣기만 해도 지겨운, 하나의 화음으로
시작되다가 착륙하며 '아멘'으로 마무리되는 레퀴엠. (끝)

***

작가의 시선, 관점, 기발함에 박수와 감탄을~~^^
이러한 참신함을 나는 어이하여 상상치 못했을까?
그리도 공항 오가기를 좋아하고,
공항을 기쁘게 애용?
하면서... 말이지. ㅋ


파리는 오늘 최고 기온 오후 5시~7시 39도C 예고,
큰애네집 발콩 온도계는 지금 현재 시각 6:30 PM 39도
무더위 속 이열치열 작전으로, 오전 큰애 출근 직후부터
다림질 셔츠 5개, 바지 2개.
그리고 수박 먹고, 누워 책 읽기.
큰애 퇴근 후 이른 저녁 식사 후 요렇게 포스팅 .ㅎㅎ
별로 더운 줄 모르겠는, 전천후 엄마를 환호하는
큰따님.^^ 그건 이집이 워낙 시~워~언 함.
그럼에도 큰애는 에어컨 닮은 선풍기 가동시켜둔다.
으휴~~ 난 저 바람들 딱 질색.

***

사진 ;

내가 환호하는
[투르 드 프랑스] 일정과 코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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