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엔 한강도 얼고 바닷가 어딘가도
얼었다던데, 우리 동네 개천은 도무지 얼 생각이
없었나 보다. 강추위가 예고된 날엔 혹시나해서
탄천엘 나가 보면, 졸졸졸~찰랑찰랑~보란듯이
재잘거리며 흐르는 시냇물.
나 어릴적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맑은 물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얼음궁궐에 홀려서, 바알갛게 언 손을 호호
불며 아주 오랫동안 얼음궁전의 이야기에 빠져 있곤
했었지. 오염되지 않은 물이 영롱하게 언다지.
그 얼음궁전은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볼 수 없는
참 아름다운 세상이었는데...
이젠 어느곳으로 찾아 나서야 만날 수 있을까.
반쯤은 녹아 맑게 흐르고, 흘러가며 빚어놓는 갖가지
모양의 크리스탈 세상, 하마나 꿈속에서라도 다시 들여다
보며 그 꿈에 빠질 수 있으려나.
오늘은 햇살이 고왔던 하루,
여울 소리 경쾌한 돌다리를 건너다가
물빛에 섞인 나랑 놀았다.
나 어릴적 놀던 시냇가의 영롱하게 맑은 풍경에 맺힌
어여쁜 이야기를 만날 수 없으니 이렇게라도...
***
(........ ..)
담벼락에 기대 울던 작은 아이
어느 시간 속에 숨어버렸는지
나 그 곳에 조용히 돌아가
그 어린 꿈을 만나려나
(.............)
이주엽 님이 시를 짓고, 손성제 님이 곡을
붙인 <귀로>라는 노래의 일부분(둘째 연?)이다.
지난 주, '싱어게인'이라는 Jtbc tv프로에서 듣고
마음 찡~해져 가슴 쓸어내리던, 김준휘 님의 <귀로>를
몇번이나 반복 들으며, 여울져 흐르는 무심한 탄천을
거닐며 나의 얼음궁전을 그리던 오늘,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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