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 붉은 놀이 가득하다.
그리고 다시
금세 스러진다.
순간이다, 모든 것이.
유월 열닷새 날 저녁 여덟 시 오 분부터
여덟 시 십오 분 사이의 사진이다.
흐르는 걸
잡아, 멈추어 둔 거다.
노을은 허무히 사라지고
하늘가에 닿은 내맘은 거두지 못해
스마트폰 뒤적뒤적
호텔 캘리포니아를 찾아 들었다.
그러다보니 저 남쪽 나라에서 왔다던
생 루이 다리 위의 기타리스트 미셀의 순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도 어디선가 놀지는 여름 하늘을 보며
기타 퉁기며 오늘을 살고 있겠지.
천변을 밝히는 가로등 불밝기가 너무 강해
여름밤의 운치를 몽땅 망가뜨리고 있다.
시큰둥한 기분 곱게 바꾸려고
John Noh가 팬텀싱어3에서 부르던 The Prayer를
들으며 천천히 천천히 집으로.
불꺼진 내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