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MOONLIGHT

eunbee~ 2017. 2. 28. 09:15

문라이트

 

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남우조연상, 각색상을 수상한

베리 젠킨스 감독의 영화

 

 

 

 

꼬마 남자애 리틀,

소년 샤이론,

청년 블랙.

어느 외로운 흑인소년의 성장 이야기를 세 파트로 나누어 

담담하게 펼쳐놓은 영화.

삶의 변방에서 겪는 누추하고 쓸쓸함을 안으로만 새기고 견디는 '리틀', 

타인의 시선조차 마주하지 못하던 용기없는 자신을 부추겨 세워보는 '샤이론',

자기 삶의 주체가 되어 현실에 섞이고 마주하며, 정체성을 찾아나선 '블랙'.

 

산다는 건 참으로 외로운 일,

그것을 구원하는 것이 사랑일런지.

 

 

첫장면에서, 가느다랗게 들려오는 귀뚜리 소리..

시종 담담하고 먹먹하게 이어지는 영화의 서막처럼 애잔히 울려,

내귀에 아름답게 배어든다.

 

 "잔물결 소리에 귀기울이는 사람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절망하지 않으리"

  (헨리 데이빗 소로) ㅎㅎ

 

달빛 아래에서 흑인의 피부는 푸른빛으로 빛난다지.

(주인공 후안이 어릴 적, 어느 할머니가 들려준 이야기란다)

 

마지막 장면, 푸른 달빛은 은빛바다 위에 쏟아져 내리고, 소년은(리틀)

먼 하늘의 달과 먼 바다를 바라보다 천천히 얼굴을 나를 향해^^ 돌리고.

그제서야 (엔딩화면) 떠오르는 자막, MOONLIGHT

 

마치 영화가..

소년의 이야기가.. 

살아낸 시간들이..

다시 시작될 것 같은....

 

내겐, '다시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감동을 해결해 줄 것처럼..

 

보는 내내 격하게 끼어들지 않게 되는 감정의 距離는

다른 영화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묘한 매력이다.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라이브중계하던 어제

아침 공부를 마치자마자 집으로 달려와 오후 2시가 넘도록 시청하였다.

즐겁고 흥미로운 퍼포먼스와 이벤트, 지나가던 시티투어 버스의 승객을 시상식장에 입장시켜

그들을 감동시키기도 하고... 4시간 여의 롱런의 지루함과 출출함을 채워주는 간식이 하늘에서 낙하되기도...ㅎ

 

그런데 아뿔싸, 최고의 하일라이트 작품상 시상 때 '문라이트'를 '라라랜드'로 잘못 호명했다는...

그것이 최고의 깜짝쇼가 아니었을까?ㅎㅎ

무대위에 뉜가가 와서 빨간봉투를 걷어갈 때 분위기가 약간 술렁이더니.... 하하하~ 이런 이런.

 

저 영화가 보고싶던참에, 시상식 중계가 끝나자 점심을 해결하고 롯데월드시네마로 갔다.

카페에 앉아 두 시간동안 책을 보며 시간을 채우고, 19시 10분 상영분을 보고 귀가하니 10시 가까운 밤.ㅎ

환기를 위해 열어두고 간 창문넘어 밤바람이 솨아아아~~~ ㅎㅎ

 

영화관 포근한 의자에 몸을 묻고, 고즈넉히 감상하는 혼자의 시간들... 참 좋다.

카페에서 책을 읽고, 상영시간을 기다리고, 잔잔한 영상을 고요롭게 느끼는

진정 자유함의 시간이.

 

 

 

 

 

문라이트에서도 잠깐 들려오는...

내 좋아하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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