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편지

매정한 것들

eunbee~ 2013. 11. 30. 21:35

파리 현지 시각

오늘 낮 12시 30분 쯤에 (우리네 저녁 8시 30분,)

은비엄마가 스마트폰 사진으로 전송한 쏘공원 풍경.

 

이 사진을 보자마자 생각지도 않던 눈물이 핑그르르~

매정한 것들, 이렇게 좋아할 엄마인줄 알면서 그리도 무심하단 말이지.

유빈엄마는 여행중에도 '고모님'이 얼마나 좋아할까 생각하며 그리도 살뜰히 정성을 보이건만.

매정한 것들.

 

이 사진을 보내면서 하는 말이, 바람이 많이 불어 손이시리니, 집에 가서 톡수다 떨자한다.ㅋ

집에 당도했나 보다.

"엄마, 엄마를 여기에 모셔줄까?"

"그래, 내가 봐둔 자리도 있으니, 그러면 좋겠다."

공원 어느 구석진 자리, 나무 아래, 내 영혼이 바람처럼 떠돌지 않고 한자리에서 코~잠들 수 있으면

좋겠다 싶은 곳이, 그곳을 산책하다 보면 눈에 맘에 들어온다.

 

언젠가 아들이 "엄마, 엄마는 죽어 어디에 묻히고 싶어?" 하기에 "나? 센느강물에 띄워보내줘~" 했더니

"비행기에 유해 싣고 가는 것 불법이야." ㅋㅋㅋ 우린 가끔 이런 이야기도 나누며 산다.

 

나는 아무튼 한국땅에 묻히고 싶지는 않다. 왜냐구?

한국땅에 묻어놓으면, 죽어서도 자꾸만 떠돌아 다닐테니까.ㅎㅎㅎ

 

 

내 나무가 있는 Parc de Sceaux,

이공원이 대저택의 소유자 꼴베르 재상(루이 14세 때의 재상)의 소유였을 때,

정원 설계를 맡은 앙드레 르 노트르(Andre Le Notre 1613-1700)의

탄생 400주년을 기념하여, 지난해 말부터 2013년 한 해 동안도 꾸준히 새롭게 단장 공사를 벌였다.

내가 있을 때는 공사를 위해 펜스로 둘러져 있던 곳이, 이젠 웬만큼 마무리가 되었는지 저렇게 말끔히 치워졌다.

르 노트르가 설계한 그 당시의 모습에 가깝게 복원을 하기위해, 대대적인 공사를 하고 있었다.

내년에 가면 베르사유나 보르비꽁트정원을 무색케할만큼 멋진 정원의 모습을 갖추고 있겠지.

 

 

 

 

눈에 선한 저 풍경 속.

돌멩이 하나까지 어디 놓여져 있는지 알것만 같은 곳.

사진을 보니, 그리운 마음에 눈물이 솟는다.

매정한 것들. 사진이라도 많이 보내주잖고.

"더 많이 찍어서 보내",했더니 "손이 곱아서 폰을 잡고 있기도 힘들어"였다.ㅎㅎㅎ

보내지 말라는 옷은 굳이 보내면서. 에잉~

 

내가 투정부릴 때라곤 블로그친구밖에 없다. 에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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