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바람 구경

eunbee~ 2012. 8. 28. 22:52

 

 

 

볼라벤이 기세등등하게 온다고 해서

바람 속으로 바람구경 갔지요.

 

나뭇가지도 부러져 내리고

이파리도 흩날리고

비둘기떼도 날아오르고,

모든 것들이 바람 속을 날아 다닙니다.

 

 

 

 

하늘에선 먹구름이 휙휙

마치 소리를 내며 달려가는 듯 

빠르게 날아가고 있더군요.

 

백로가 서 있는 여울에도

하얀 포말들이 날아올라요.

마침내

백로마져 날아가더이다.

 

 

태풍 볼라벤에 흔들리는 나무 2012. 8. 28 정오 경

 

 

바람부는 날

날아오르지 못하고 있는 건

나 뿐이더라구요.

뭐~ 괜찮았어요.

 

날아다니는 것보다 더 여유로운

아다지오 속도의 걸음으로

느릿느릿 바람하고 놀다가 돌아왔습죠.

 

볼라벤도 탄천에서는 순했어요.

바람은 나를 만지고는 어디론가 가버리더라구요.

 

무심한 것.

 

 

2012. 8. 28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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