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라벤이 기세등등하게 온다고 해서
바람 속으로 바람구경 갔지요.
나뭇가지도 부러져 내리고
이파리도 흩날리고
비둘기떼도 날아오르고,
모든 것들이 바람 속을 날아 다닙니다.
하늘에선 먹구름이 휙휙
마치 소리를 내며 달려가는 듯
빠르게 날아가고 있더군요.
백로가 서 있는 여울에도
하얀 포말들이 날아올라요.
마침내
백로마져 날아가더이다.
태풍 볼라벤에 흔들리는 나무 2012. 8. 28 정오 경
바람부는 날
날아오르지 못하고 있는 건
나 뿐이더라구요.
뭐~ 괜찮았어요.
날아다니는 것보다 더 여유로운
아다지오 속도의 걸음으로
느릿느릿 바람하고 놀다가 돌아왔습죠.
볼라벤도 탄천에서는 순했어요.
바람은 나를 만지고는 어디론가 가버리더라구요.
무심한 것.
2012. 8. 28 일기 끝.
'살며 사랑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上善若水 (0) | 2012.08.31 |
---|---|
풀벌레가 울어요 (0) | 2012.08.30 |
겨울나라에서 온 편지 (0) | 2012.08.21 |
길상사 뒤뜰을 거닐며... (0) | 2012.08.19 |
흐름... 어느새 (0) | 2012.08.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