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새동네에서 날마다 저녁산책해욤~

eunbee~ 2011. 6. 30. 16:31

 

 

오늘도 저녁 아홉시에 산책을 나갔어요.

집에서 나와 성당쪽으로 향합니다. 이시각에는 쏘공원엔 문을 닫기 때문에

밤 산책은 도로를 따라 걷습니다. 이곳은 길을 걷고 있어도 마치 공원을 걷는 듯하지요.

나무와 꽃으로 싸여있는 길인데다가 인적은 드물어 마치 어느 시골로 여행을 온 듯 하답니다.

 

은비네가 새로 이사온 집에서 몇 걸음 걸어 쏘공원쪽으로 오면

롱푸앙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식으로는 로터리라고 해야 하나요? 작은 로터리가 매우 많지요.

 

 

롱푸앙을 지나 곧바른 길을 300미터쯤 걸으면 세례요한성당이 있어요.

그곳으로 가기 위해 가로수가 우거진 길을 걷습니다. 어디를 가도 나무와 꽃입니다.

 

 

쏘는 유서깊고 전통있는 오래된 마을이지요.

쏘공원을 곁을 한 구시가지는 잘 정돈된 아름다운 모습으로 조용한 시골정취를 풍기며 고즈넉하게 있답니다.

 

 

거리를 걷다보면 낯선곳으로 여행을 떠나온 사람처럼

외롭기도하고.. 신기하기도 한... 여행지에서 느끼는 들뜸과 설레임에 잦아 듭니다.

노르망디의 어느 작은 마을로 여행을 온 것이 아닌가 착각을 할 정도예요.

그만큼, 이작은 도시는 매우 독특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꽃을 골라서 디카에 담아내는 것이 아니라, 어디로든 앵글을 돌려대도 이런 풍경입니다.

단지 쏘의 전지역을 가보지 못했기 때문에, 은비네가 살고 있는 부근의 이야기입니다만...ㅎ~

쏘공원은 루이14세때 만든 것이라고 했지요?

그때부터 이어온 역사이니, 매우 오래된 마을이지요.

 

 

이제 내가 자주 가는 세례요한성당이 보이는 길에 접어 들었습니다.

매시 정각에 종소리를 들려줍니다.

고요롭고 한적한 시골마을 같은 쏘에 종소리가 은은히 울려 퍼진다는 걸 상상해 보세요.

얼마나 아름다운가요.^*^ 종소리는 언제 들어도 아름답습니다.

그 속을 걷고 있답니다. 축복이지요.

 

 

13세기 적부터 있어온 성당은 고색창연 그자체예요.

성당옆 길은 상가가 있는 거리로 형성되어, 그 또한 특별한 정취를 가져오는

거리가 되었답니다. 그곳에 내가 자주 들여다 보는 클럽메드가 있어요.

쇼윈도우에 코를 박고, 몰타는? 시칠리는? 하면서 표기된 여행경비를 눈여겨보며 먼 여행에로의 꿈을 꾸는 곳이랍니다.

 

 

세례요한 성당이예요.

오래 묵은 성당답죠? 아홉시 25분이네요. 아직 해가 남아있어요. 성당에 붉은 저녁해가 머물고 있습니다.

나는 안토니에서도 작은성당이 있는 '성당길'을 가장 좋아했는데,이곳에서도 성당부근을 좋아하게 되었다우.^&^

그도시의 중심이 언제나 성당이잖아요. 유럽에선 말이죠~ㅎ

 

 

블친님들은 아시죠? 내가 '슬픈 피에타'라고 이름붙인 이 피에타~

오늘은 라벤더가 곁에 있어 더욱 멋져요. 저녁바람에 날리는 라벤더 향기가 싱그러워요.

 

 

성당 부근의 상가가 있는 길 풍경이라우.^*^

 

 

거리로 산책을 나오면, 더구나 이렇게 해질녘부터 가로등이 켜질 때까지 산책을 하노라면

여행 떠나온 기분은 더욱 짙답니다. 정말 정말 멋진 저녁 산책이에요. 이거리들이 그렇게 만들어 줘요.

 

 

사위가 보드라운 연보랏빛으로 사알짝 물들어요. 매우 짧은 순간.

그리고 서쪽 하늘가에 붉은 노을이 잠시 머물다가 사라지고 난 후 한참을 기다리면 푸른저녁이 시작되지요.

거리의 가로등이 켜진 다음에 일어나는 현상이에요.

난 그 푸른저녁이 넘넘 좋아요. 그래서 마냥 걷고 또 걷지요. 짙푸른 하늘을 보며...

 

 

하얀 도서관 건물이 연보랏빛으로 물들었어요.

아마도 공기 역시 연보라빛일 거예요.

이렇게 쏘의 해질녘은 매직타임이지요. 늘 그런 건 아니지만요.^^

 

 

도서관 뒷편에는 빨간 오작교를 걸쳐두고, 노랑등불을 밝혔어요.

얼마나 아기자기한가요.

쏘는...아니 은비네 집 부근은 정말 동화나라 같아요. 특히 푸른저녁이 시작되는 시각에는요...

 

 

예쁜 집들에도 불이 켜지기 시작했어요.

 

 

거리마다 꽃....거리마다 나무...

그리고 인적은 드물어 매우 고요로운 시골!!이랍니다.

파리를 걸어서 오갈 수 있는 거리이면서도 말이지요. 파리에서 한발자욱만 나가면 시골이에요.

얼마나 평화롭고 살맛나는 현실이던가요.

 

 

굳이 골라잡지 않아도, 이렇게 꽃을 디카에 옮겨담을 수 있지요.

 

 

일방통행이 거의 대부분인 이곳 도로는 좁은 길을 또 이렇게 좁게, 그러나 편리하고 합리적으로

분할하고 구분지어서 기능적으로나 미적으로나 매우 훌륭합니다.

나는 이런 사실들이 감탄스럽고 부럽습니다. 우리도 큰것과 빠름과 편리함만 추구하지 말고

이렇게 합리적이고 정서적이고 심미안적인 생활기반이 구축된 곳에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인도도 획일적이지 않지요? 이렇게 뭔가 아기자기하고...

정말 감탄스럽습니다. 이들의 도시계획을 보면... 도로도 예술이에욤~햐~

 

 

도로의 모양과 구조?를 보면, 직선보다 곡선이 더 많습니다.

 

 

승용차는 대부분이 소형이고요. 겉으로 티내지 않고 내적 멋을 간직하고 산답니다.

 

 

푸른 조명을 한 건물은 아침시장이 열리는 곳이랍니다.

성당 앞 레스토랑은 올 적마다 무척 낭만스러워 보였어요. 오늘은 푸른 조명이 왠지 더욱 강하게 느껴져서 영~아니네요.

비오는 날 푸른조명 생략하고 노랑불빛 아래서 빨간 파라솔 펴고 앉아 있는 모습들은 매우 아름다웠지요.

작은애에게 우리도 이번 주말에 이 레스토랑에 와서 성당 종소리를 들으며 저녁먹고 와인마시자 했다우.^*^

이틀 전, 비오는 저녁에 우산들고 작은애랑 이곳에 왔었걸랑요.

 

 

다시 집으로 가는 길이에요. 오른쪽엔 쏘공원이 있습니다.

푸른저녁이 시작되네요. 이 푸르름이 얼마나 좋은지...

 

 

불밝힌 창이 더 많았으면 좋으련만...

 

 

상큼한 저녁공기와 짙푸른 하늘과 촉촉해지는 바람들이

푸른저녁의 필수 조건이에요. 호호~

그러나 그시간은 매우 짧지요. 인생에서 좋은 시절이 매우 짧게 지나가버리듯이...

 

 

그러나 얼마나 근사한가요.

밤이 완전히 내려앉기 직전, 이렇게 아름다운 푸른저녁이 있다는 것은...

 

우리네 인생도 저물었다고 서글퍼 할 일만은 아니랍니다.

저물녘의 아름다움은 그 어느 때보다 깊고 푸른 아름다움이란 걸 잊지 마세욤~^^.

저물녘 황혼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깔로 찾아 오듯 말예요.

 

 

푸른저녁 속에서 은비학교를 만나게 되었네요.

이제 집 앞에 이르렀다는 신호예요.

 

 

집 앞 롱푸앙에서 푸른하늘을 올려다 보며 깊게 심호흡을 합니다.

잠시 펼쳐지고 사라지는 푸른저녁이라서 더욱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면서...

 

 

집 앞이에요.

오늘은 참으로 행복한 저녁산책을 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으니까요.

 

매일 이렇게

아름다운 마을을 산책할까요?

우리 함께 말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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