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까꿍~^*^

eunbee~ 2011. 6. 25. 17:42

까꿍~

나 여기 있어요.

건강하게 살아 있어요.^&^

 

'그동안 궁금했는데, 다시 만나보니 반가워요.' ㅎㅎ~

 

이사, 잘 했어요. 블친님들의 염려와 기도로 쌈빡하니 마쳤다우.

 

사진 런던의 홀랜드공원 옆 길에서...

 

이사, 첫날

금요일. 맑음.

 

아침에 은비아빠가 새집으로 데려다 줘서 나는 새집에서 승용차로 따로 싣고 온 은비엄마의 보물들^^을 지키고 앉아 책을 읽었다.

이른 오후에 이삿짐 아저씨들 철수. 냉장고 속의 달걀이 몽땅 냉장고속을 휘젓고 뒹굴어서 비린내나는 냉장고를 닦았다.

은비아빠는 씻고, 나는 닦고....이사를 하면서 어쩜 달걀마져 냉장고 달걀선반에 그대로 올려둔채 올 수 있는지... 기막힌 발상이다.ㅋㅋ

이사는 왔으나 가스가 연결되지 않아 저녁식사는 근처 중국음식을 하는 레스토랑에 가서 해결했다. 식사 마치니 밤 열한시가 넘은 시각.

 

이튿날

맑고 비오고 바람도 불고.

 

은비아빠가 손빠르고 일을 쉽게하니 짐정리가 순조로움.

은비는 아빠차 타고 등교. 안토니 생트마리로 가야하니, 당분간은 승용차 통학이다.

오전에 고양이가 없어졌다. 온동네를 찾아 다녔다. 새집에 이사와서 낯설고 소음이 많은 환경 때문에 질려있더니

어디로 갔다. 눈앞이 캄캄한 심정으로 찾아 다녔다. 먼길을 걸어 안토니를 찾아 나선 건 아닌가 걱정이 태산.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캄캄한 심정으로 집으로 오니, 은비엄마가 "엄마, 까비가 엄마 침대에서 이불 쓰고 자고 있었어."란다.

방으로 뛰어들어가 까비를 안고 울었다. 잃어버렸던 딸을 찾은 기분이었다. 휴~ 10년 감수했네.

 

가스는 목요일에나 연결된단다. 이눔의 나라는 이렇게 매사가 기다리고 기다리고... 참을 줄 알아야 적응을 잘 하는 거다.

저녁은 '나비'로 가서 온 가족이 테이블 차지하고 앉아 저녁매상 올렸다.ㅋㅋ  나는 대구지리를 먹고...^*^

 

쏘공원의 머리 풀어헤친 풀더미

 

사흘날

일요일. 가끔 비, 맑음, 바람 솔솔~ 매일 가을 같은 날씨

 

아침에 산책을 나갔다. Sceaux공원은 집에서 300걸음. 그랑샤토 근처이니 한결 우아한 쏘 나들이 코스다.

하루 종일 영화를 봤다. 세 편씩이나.ㅋㅋ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꿈을 위한 레퀴엠' '노르웨이 숲' '빈센트(팀 버튼의 애니)'

그뿐만이 아니다. 남은 시간을 '나가수'를 보고 듣고 또 듣고....임재범과 김범수와 박정현에게 필 꽂혔다.ㅎ~

김범수의 네버앤딩스토리는 은비의 애청곡이 되었다.ㅎ~ 은비아빠가 오면 우린 이렇게 다양함을 누릴 수 있어 좋다.

 

오늘은 아버지의 날. 새로 장만한 대형?식탁에서(6인용이니 대형이다) 고기를 구워 만찬을 즐겼다.

블랙라벨 죠니워커를 비우고(먹다 남았던 것) 역시 먹다 둔 쟈마이카 럼주 병도 비워 버렸다.캬~

Captain Morgan이란 럼주는 사탕수수로 만들었댄다. 독하다. 나는 입만 대 봤다.크~윽.

 

나흘쨋날

맑음, 비 잠깐. 이제 겨우 월요일.

 

은비학교 아빠랑 등교. 은비엄마랑 외계인이 등장하는 영화를 보다가 꼬박꼬박 졸았다. 침대로 가서 코~~낮잠.

대형전자상가에 가서 세탁기를 샀다. 그많고 많은 외제를 제쳐두고 LG를 안고 왔다. 역시 석현은 애국자얌~ㅎㅎ

그 무엇을 사도 한국산을 산단말이지. 의식있는 남자!! 하핫. 이 세탁기는 내가 쐈다. 이사 기념으로. 거금 609유로.ㅋ~

저녁식사는 '나비'에서 공수해 온 메뉴로 대강 떼웠는데 나에겐 특식같은 기분! 캬~

저녁에 몸살기가 살~살~. 이제 내몸이 아프고 싶은가 보다. 런던에서부터 컨디션이 안좋았는데.... 약을 먹고 잤다.

 

은비가 새학년부터 다니게 될 라꺄날 중고등학교. 예전에는 전국에서 모여든 학생들을 위한 기숙학교.

200년이 넘는 전통의 학교로 건물이 어마어마하다.

 

닷샛날

화요일. 맑고, 비 조금 뿌리고, 가을바람 닮은 바람이 불고.

 

은비네 학교는 또 휴일. 일년의 반은 노는 학교. 내일은 수요일이라고 안가고...ㅋ

창가 침대에 누워 하늘을 보며, 이외수의 '괴물'이란 소설을 읽었다. 1권은 어딜가고 2권만 굴러다닌다. 그냥 읽자.

신기하게도 1권이 없어도 지장없는 책이다. 하하~  한 때는 이외수의 책이 참 좋았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집은 이방 저방 부엌에서까지 푸르른 나무와 하늘을 볼 수 있어 짱!!좋다. 지난번 집보다 더 밝고 더 푸르고 더 우아하다.ㅋ~

살롱앞에는 발코니가 있어, 고양이는 매일 그곳에서 어슬렁거린다. 정원 잔디위에는 노란 작은꽃이 바람에 하늘거린다.

여길 봐도 저길 봐도 푸르디푸른 커다란 나무들이 작은 숲을 이룬다. 와~ 맘에 드는 집. 그리고 맘에 드는 동네.

무엇보다도 '나의 영혼의 안식처 쏘공원'이 가깝다는....사실!!

 

은비 쓰러졌다. 사진이 싫어서...ㅋㅋ  식탁 위는 오합지졸이다.ㅠㅠ

 

엿샛날

수요일. 맑음.

 

집정리는 이제 완전에 가깝도록 말끔하게 마쳐졌다.

오후에 쏘공원에서 두어 시간을 보냈다.

몇 년을 왔어도 만나지 못했던 수련이 있는 연못을 발견.

쏘공원은 얼마나 넓은지 봐도봐도 가도가도...또다시 새로운 곳을 발견하게 된다.

 

저녁만찬은 엉망으로 차려진 식탁으로, 제맘대로 입맛 땡기는 것을 먹었다.

푸아그라, 염소젖으로 만든 치즈, 빵 서너 가지, 새우, 소시지. 감추어 둔 비장의 반찬 갓김치...ㅎ~

와인은 부르고뉴산 Pinot Noir라는 포도품종으로 만든 빛깔고운 것을 마셨다.

 

나는 일년에 한번쯤 오는 편두통이 살~살~오고있다. 피곤하긴 피곤한가 보다.

런던 가기 전부터 잠을 설치고, 런던가서 뮈제를 다니느라 많이 걷고, 그리고 이사.... 피곤할만도 하다.

약을 싫어하는 나는 그냥 참는다.

 

쏘공원 연꽃

 

이렛날

맑음, 이슬비 조금.

 

은비아빠가 근무지로 갔다. 서운하다. 은비아빠가 집에 있으면 살맛이 더 나는데....

창가 침대에 누워 하늘을 보며 책을 읽는데, 레스토랑으로 나간 은비엄마가 전화를 했다.

은비가 라꺄날로 전학확정 되었다고....

축하할 일이다.크게 축하할 일이다. 새학년(9월)부터는 집 앞 학교 라꺄날로 간다.

은비엄마 요즘의 소원 중 첫번 째 순서가 해결된 것이다. 이사도 은비 학교 때문이었으니까.

 

오전에 가스회사 직원이 와서 가스를 연결해 주었다. 이제 부엌이 제대로 기능을 하게 되었다.

이사 일주일 만이다. 느리고 느린 이나라의 모든 행정, 서비스, 일처리....그러나 아직 전화선 연결은 함흥차사.ㅠㅠ

 

드디어...편두통 약을 한 알 먹어야만 했다.에구구~

오후 여섯 시, 은비가 생트마리학교에서 스펙터클이 있다고 가자고 해서, 지끈거리는 머리를 달래며 메트로를 타고 갔다.

한 학년을 마치며, 예술제같은 것을 하는 거다. 한 학년이 하는 학예회인데 이번 해의 프로젝트는 '안달루시아'였다.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문화를 탐방(수학여행)하고, 그곳의 문화(플라멩고, 연극, 민속무용, 기타연주, 악기연주 기타 등등)를

간단하게 익혀 발표하는 것. 참으로 시시했지만, 자유롭고 자연스러워 그 분위기가 맘에 들었다.

플라멩고 선생님이 플라멩고를 출 때, 나도 그것이 하고 싶어서 가슴이 조금...먹먹 해왔다.

스페인으로 유학을 가서.. 그렇게... 살 걸...ㅠㅠ 에혀~

 

생트마리 학교 스펙타클 중 어여쁜 중학생들의 춤

 

여드렛날

맑음. 아침기온 15도 정도, 매일 가을같은 날씨.

 

6월 24일. 한여름 날씨라야 어울릴 계절에 이곳은 매일 가을같은 바람이 분다.

숲은 쉴새없이 바람에 흔들리며 소리를 내고, 실내에서는 겨울옷으로 감싸고 앉아 있어야만 한다.

오후 늦게 은비엄마가 귀가하더니, 전화도 인터넷도 연결이 되었다고 한다. 티비가 나오지 않아 이 알량한 실력자가 더듬더듬...

해결했다. 와~~ 이제 티비도 볼 수 있다. 전화 번호도 새번호로 연결되었네? 오호? 여긴 이사하면 전화번호도 바뀌는감? 미개한 나라.ㅋㅋ

인터넷을 할 수 있으니, 눈이 뜨여진 기분이다. 얏호~

 

은비는 저녁에 친구 생일 파티에 초대되어 가더니, 밤 열두시가 지나서 귀가했다.

친구 아빠가 여러 친구를 집집마다 데려다 주었단다. 이곳은 애들 파티도 밤 늦도록 하는구나.

나는 컴 앞에 앉아 은비가 잠들고 난 후에도 두어 집 마실 다니느라 늦게 잠자리에 들었다는....^*^

 

이렇게 은비네 이사를 잘 마치고, 나는 여기서 또 이렇게 잘 놀고 있다는. *^__^*

 

까꿍~*^_^*

블친 님들.

다시 만나니 더욱 반갑죠? 아닌가? 나만 그런거얌?  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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