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레트 데 루아Galette des Rois라고 해서 프랑스에서는 1월 6일에 둥그런 파이를 먹으며
놀이를 합니다. 성경에서 동방박사 세 사람이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한 날로 기록되는
주님 공현 대축일-1월 6일-을 기념해서 먹는 파이이지요.
파이 속에는 페브Feve라는 도자기 인형을 넣어 함께 굽고, 이 파이를 조각내어 가족과 친지들이 둘러앉아 먹는데
도자기 인형이 숨겨있는 파이조각을 먹는 사람은 이 날 하루 동안 왕이 되는 놀이랍니다.
재밌죠?
파이속에 들어 있던 페브, 엄지손가락 한마디만한 크기. 배경접시는 냄비받침의 중앙 하트무늬.^^
파이 안에는 부드럽고 진한 아몬드 크림이 들어 있어 달콤하고요. 속이 쫄깃하고 부드럽습니다.
파이 맛도 좋지만 여러사람이 식탁에 둘러앉아 재미있는 놀이를 즐길 수 있으니
프랑스에서는 새해에 가족이나 친지들이 모였을 때 갈레트 데 루아 놀이를 하며 즐깁니다.
요즘에는 대부분이 빵집에서 이 파이를 사다가 놀이를 하니까, 물론 빵집도 대박이 나겠죠?
빵집에 가면, 황금색 크라운을 진열장 위에 주루룩 올려두고, 갈레트 데 루아를 위한 파이를 사는
사람에게 반드시 크라운을 주지요. 종이로 만든 예쁜 크라운이에요.
우리도 새해가 되었다고 사돈-사위의 누나-이 와서, 떡국을 먹은 다음에
갈레트 데 루아 놀이를 했다우.
파이를 잘라서 각자 개인접시에 한조각 씩의 파이를 담아 먹습니다.
모두들 자기가 찜한 파이를 다 먹을 때까지 아무에게서도 도자기인형 Feve가 발견되지 않았지요.
은비메메가 한 조각을 다시 찜해서 먹었으나, 헛탕~ㅎㅎ
은비엄마가 다시 한조각!! 또 헛탕~
결국 아무도 고르지 않은 마지막 한 조각에 그 인형이 들어있지 뭐예요.
그래서 올 해의 왕좌는 비어있게 되었습니다.
어느 해인가는 큰따님네 집에서 이 놀이를 했는데, 그 해의 이날엔 내가 왕이 되었었지요.^*^
올 해는 아무도 페브를 찾지 못했으니, 크라운은 돌아가며 모두 한 번씩 썼다우.ㅋㅋㅋ
왕이 된다는 건, 단 하루만이라도 하고 싶은 일인가 봐요.
사위 누님이 은비네에 온 것은 스트라스부르에 계시는 사돈들께서 우리 가족 각자에게
새해 선물을 보내셨는데, 그것을 전해 주러 왔답니다. '다정한 사돈 세계선발대회'가있다면
아마도 우리 큰애네 시댁이 일등일거예요.하하하
사돈이 오는데도 잠옷을 입고 있던 은비는 왕관 쓰기를 사양했고
까비에게 씌워주더군요. 까비는 싫어서 입으로 물고 난리입니다.
큰딸은 늦게 까지 근무를 한답니다. 대기업에 들어 갈 거 못돼요. 한직에 있다가 기획파트로 가더니
그 기업을 큰딸 혼자 몽땅 이끌어가는지, 아니면 실력부족으로 나머지 공부 하는지...^^
얼굴 볼 새도 없습니다.ㅋㅋ
그래서 올 노엘 휴가에는 여행도 못갔어요. 놀고 먹는 한직에 있을 때가 좋았는데....ㅎㅎ
어제 오늘 파리의 날씨는 포근하고 비가 옵니다.
여우같은 관리인은 기온이 올라가면 난방을 약하게 보내기 때문에 실내 온도는 마찬가지라고
작은딸이 투덜거렸습니다. 오늘 아침에....^&^ 우리 이러고 살고 있어욤~
사족을 달겠습니다.
예수님 탄생일이 12월 25일이라는 설과, 1월 6일이라는 설이 있다고 합니다. 아무려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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