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충직 걸, 꼼꼼 맨

eunbee~ 2010. 9. 29. 04:03

가을엔 편지나 엽서를 들고 우체국으로 향하는 계절.ㅎㅎ

그런고로 방금 전에 우체국엘 갔지롱.^*^

 

내 엽서를 받아 든 피부검은 아가씨,

그들 특유의 구강돌출이 심한 도톰하고 섹쉬한 입으로

중얼중얼~

눈치 있어야 밥 먹고 사는 에뜨랑제 내가, 얼른 "쉬드 꼬레~"를 외쳤다~

그 여자 계속 중얼거리더니, 내 엽서를 저울에 올려놓고 '근수'를 점검한다.

 

 

대부분 엽서 한 장 달랑 들고 가면,

수신 국적 확인하고 우표 한장이나 스티커 한 장 준다우.

그런데 이 아가씨는 무게까지 확인하고,

워메~ 확실하시네.^*^

 

 

아직도 그는 파악이 안된 상태,

건너편 남자직원에게 뭐라 묻는다.

그남자 "서울 코리아는 쉬드 꼬레" 라고 말한다. 그러는 동안, 남자 직원과 다른 여자직원이 아가씨 옆으로 모였다.

뭔일 났나?  내가 너무 어려운 걸 부탁하고 있는거얌?

"뭔 문제가 있나요?" 내가 물었겠다. 피부흰여자직원, "아니에요." 대답한다.

 

아항~ 내가 엽서 주소란에 서울 코리아라고 썼거든~

난 언제 어디서나 세계 방방곡곡에서도 그렇게 써서 보내는디?

물론 이 우체국에서도 몇번째인걸?

 

 

구강돌출 아가씨, 인터넷에서 계속 찾는다.

국적 확인되었으니, 얼마짜리 우표를 붙여야 하는지 확인 중. 워메~ 징한 거~~ㅋㅋ

우표책에서 우표를 무려 석 장이나 꺼낸다. 엽서 자주 보내지만 이렇게 많은 우표를 꺼내는 건 처음이다.

내가 남자 직원에게, "아마도 70내지 80센팀쯤 될걸? "했더니

남자직원 "85센팀쯤 될거야" 라고 말하기에, "나도 그렇게 생각해" 했더니

그말을 똑 같이 따라하며 빙긋 웃는다.

그남자 나를 귀엽다는 눈매로 쳐다본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는 내가 망녕???ㅋㅋ

 

프랑스는 출산률이 높아졌다는 증거~ㅎㅎ

 

구강돌출 아가씨, 이번엔 우표 석 장을 내 엽서 위 우표붙일 공간에 가지런히 놓는다

좁은 공간에 우표 석 장을 붙이자니, 맨 앞 글자 한자는 반쯤 가리게 된다.ㅋ~

천만다행으로 TO 앞 글자 T만 지붕이 날아가 버렸다. 휴~ 다행이다.

"내가 붙일게~" 내가 말했다. 검은피부아가씨 단 한마디도 내말 못 알아 먹는다. ㅠㅠ

내말을 못 알아들으니, 옆 아가씨에게 또 뭔가 말한다. 옆 아가씨 스폰지가 들어있는 동그란 그릇을 가져다 준다.

그런데 그 그릇의 스폰지가 말랐나보다. 물을 가지러 가는 눈치다.

눈치빠른 에뜨랑제, 내말 한마디도 못알아 들으니 액션 들어갔다.

"그냥 쉽게 살어~ 이렇게!!" 우표 집어 들고 침을 썩썩 발라 우표를 딱딱 붙여놓고

"자~ 됐지? 쉽게 살자구~ " 흐흐 

스폰지에 물 적셔온 구강돌출 아가씨가 쌩긋웃는다. 하하하

남자직원이 굿~엄지 올리며 나에게 윙크 날렸다. 호홍~내 기분 짱이닷.

 

배달의 민족을 재치고... 파리에서는 중국레스토랑 앞에서 흔히 보는 철가방~

 

근수까지 확인하며, 1센팀이라도 정확하게 악착같이 받아내느라, 무려 우표 석 장이나 내놓는 그 아가씨.

못말리겠다. 그 우표 석 장 만들려면 그 돈보다 더 많이 들겠다.

그리고 [서울 코리아] 라는 세살배기 어린애도 다 아는 위대한 대한민국을 몰라보면서

우체국에서 근무 한다고라?

 

프랑스 시골 우체국에서 편지 부치려면, 서울 코리아 내지는 사우스코리아 이런거 몰라서 왼종일 걸린다.

아니다. 그냥 꼬레를 모른다. 무식한 눔들....ㅠㅠ

편지가 갈 국적 찾느라고 하세월 꿈지럭거린다.ㅋㅋㅋ

그래서 시골, 말하자면 에즈나 뽀흐블렁이나 그런 곳에서는

엽서나 편지 부치려면 시간 넉넉히 잡아야 한다. 이 애들 엄청 헤매거든...ㅋ~

 

길거리의 셀프 주유소

 

그러니 나도 다음부터는 Coree du Sud라고 써서, 구강돌출 아가씨를 괴롭게 하지 말아야 겠다.

나 때문에 섹쉬한 그녀의 무식함?이 우체국 직원들에게 뽀록났을테니, 내가 쪼메~ 미안하다.

그래도 충직한 공무원으로서의 (공무원이 아닐수도 있다. 프랑스의 우체국은 국영인지 민영인지 나는 모르니까)

태도가 참으로 신선하다. 프랑스 공무원들 대부분 농땡이들이라고 들었거든.

충직한 섹쉬 걸~~ 오늘 미안했어욤~~^&^

 

낮이나 밤이나 서비스한다구? 내 아들 몽피스가. 뭘???? ㅋㅋㅋ 테니스 써비스 볼을??

큰따님집에 가려면 환승하는 메트로에서.

 

 

다음은 꼼꼼 맨 이야그~

 

엽서를 부치고, 모노프리에 들렸다.

까비 똥 때문에...똥? 까비가 똥 쌌냐구요? 아뇨. 참치Thon말예요.

까비가 입맛이 없는지 요즘 너무 가엾게 야웅거리며 밥도 먹지 않는다.

그래서 참치를 사러....

 

 

계산대에서, 어떤 남자가 쥬스 두 팩, 물 두 병, 커피 두 봉지를 올려 놓는다.

물 두 병의 방향까지 가지런히 맞추고, 그림도 똑같은 방향으로....

쥬스 두 팩을 오렌지 그림 무늬까지 맞추어서 나란히 놓는다.

커피 두 봉지 역시 글씨도 가지런히....나란히 나란히!!

저렇게 살면 얼마나 피곤 할까?  내가 슬슬 걱정스러운 눈으로 그 남정네를 훔쳐본다. *)^

계산대에서 이렇게 하는 사람, 생전 처음 만났다.

공포의 꼼꼼 맨~  저 사람하고 사는 가족들, 참 피곤 하겠다. 푸하하하

 

 

 난 이여인이 좋아~~~~*^_______^*

이건 오늘 이야기와 전혀 관계 없음!!

 

 

 

 

'파리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틈새 맛보기 산책  (0) 2010.10.08
비에 젖은 파리  (0) 2010.10.06
가을 편지  (0) 2010.09.28
까비 이야기  (0) 2010.09.25
한가위 선물 드려요.  (0) 2010.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