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ce '09

산책 하실래요?

eunbee~ 2009. 12. 27. 17:14

 

프랑스는 어느 도시엘 가나 조명들이 예술입니다.

그래서 산책 나가는 시간을 새벽이나 초저녁으로 택하면

더욱 좋아요.

 

니스의 해변에서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문이에요.

여기 또한 조명이, 나를 꿈 꾸게 만들더군요.

 

 

아침 일곱시 반, 거리로 나왔습니다.

그믐달이 외롭고

새들은 잠에서 깨어나 하루를 시작합니다.

나무에서 잠자던 새들이 한꺼번에 화들짝 날아올라

수많은 새들의 날개짓 소리가 눈꼽붙은 내 마음도 깨웠습니다.

 

 

 

바다 저쪽 동녘이 밝아오네요.

건물도 해변도 공기도 사람도 모두모두 부티나는 니스에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됩니다.

 

오늘은 바다위로 구름이 가까이 내려앉았다가

천천히 걷히고 있네요.

마알간 하늘보다 구름이 멋드러진 하늘이 더욱 아름답습니다.

 

 

 

보랏빛 하늘이 물러날 때가 되었습니다.

바다 저쪽 동녘에.. 태양이...

지중해의 맑고 투명한 오랜지빛 태양이

솟아 오르고 있거든요.

 

 

천지를 오렌지빛으로 물들입니다.

환희로운 아침이 화알짝 열렸습니다.

거리는 황금빛으로 빛나고

사람들은 태양같은 웃음을 안고

계산된 그들의 하루를 힘차게 밟기 시작합니다.

 

 

 

겨울이 와도 니스의 꽃들은 아랑곳하지 않네요.

바닷바람이 차지도 않나봐요.

이제 태양은 여덟시 반 만큼의 그림자를 던지고

나그네의 등허리는 따스해집니다.

 

 

니스에 오신 나그네여~

환영합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햇볕이 내게 오도록 저리 비켜 나게"ㅎㅎㅎ

 

 

차도 한가운데에 이렇게나 넓은 공간에

잔디를 푸르게 푸르게...

눈도 시원하고 맘도 편안하고

야자수가 우렁차게 서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니스공항쪽으로 버스를 타고 가다보면

차도의 분리대 역할을 하는 야자나무들이 죽 늘어서 빚는 멋진 풍경이

남국에 와 있다는 행복감을 배가시킵니다.

 

다리가 꽤나 아프실텐데

거기까지 산책 해보실건가요?

저는 안갈래요.

조금 후에 쌩폴드방스로 갈 때 다시 볼 수 있으니까요. 헤헤

 

 

서쪽 야자나무거리를 포기한 저는

동쪽 항구곁으로 가고 있습니다.

해시계가 햇볕속에서 발그레~하니 웃고 있네요.

 

아침 산책을 나오면, 부지런한 사람들은 개와 함께

해변 산책로를 따라 걷고 있지요.

아주 많아요. 큰개와 함께 걷는 사람들이...

 

혼자 산책하는 사람은 저같은 나그네

개와함께 산책하는 사람들은 이고장에 터잡은 사람

산책로를 발로 달리는 사람

자전거로 달리는 사람

그중에 개와 함께 걷는 사람이 제일 많습니다.

 

 

하루종일 시내를 헤맸더니 다리 아프죠?

어느덧 저녁이 찾아왔네요.

거리엔 불빛들이 다시 꿈꾸기 시작합니다.

나그네도 덩달아 눈뜨고 꿈꾸며 거리를 헤맵니다.

 

마세나 광장에서의 환상속 빛쇼에 넋을 놓고 있었죠? 그러니

이제 호텔로 들어가서 코~자야죠.

그래야 내일 다시 일어나 새벽산책 나가죠.

일곱시에 일어나 아홉시 반까지 아침산책 매일하려면

잠을 푹~ 자 두어야 되는 거 아시면서~ㅎㅎ

 

그러고 보니, 요기가 우리 호텔이네요.

오롱조롱 불빛 늘어뜨린 왼쪽 조 건물이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

 

오호?

다시 새벽

그믐달~ 너 오늘도 나를 반기는구나.

우리가 사랑하는 그믐달, 초승달...

이번 니스여행에서는 그믐달이 새벽마다 우릴 찾아왔어요.

아휴~ 예쁜 것.

 

조심하세요. 그믐달 바라보다가 개똥밟아요.

아니? 괜찮을 것 같네요.

부지런한 시청청소직원들이 이미 물청소를 깨끗이 해 놨군요.

안심하시고,

고개가 아플 때까지, 예쁜 그믐달 실컷보세요.  호호

 

 

명품거리엔

붉은 카펫을 이렇게...

개도 밟고, 나도 밟고

이 거리의 붉은카펫은 누구라도 밟는답니다.

매우 공평하죠?

칸느의 붉은카펫과는 영~다르죠.ㅋㅋ

여기에서 쭈욱 앞으로 두 블럭가면

큰따님이 늦잠자고 있는 호텔이지요. 안단테로 걸어도 3분이 채 안걸리는데

다리아픈사람 318호실 노크하세요.^*^

저는 이제부터가 다시 아침산책 시작이에요.

 

바다가 보이는 작은 공원엘 가면

이렇게 이른새벽부터 나무밑에 앉아 책읽는

남자를 만날 수 있어요.

오늘은 미친척 그 남자옆에 앉아 볼거예요.

왜냐구요?

뭐~그냥...수작이나 걸어볼까..하고. 푸하하핫

그러나 그 남자. 오늘도 그곳에 앉아있을까?

깨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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