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은비네

eunbee~ 2009. 12. 5. 23:16

아침이 밝으면

은비방 창문가리개를 올립니다.

창문너머로 보이는 푸른 잔디위엔 간밤에 떨어진 낙엽이

함초롬히 물기를 머금고 반짝입니다.

초록으로 청청한 나무들은 겨울을 비웃듯 언제나 늠늠합니다.

 

거실과 부엌창문가리개도 올리고 창문도 열지요.

밖이 궁금하던 까비는 창문난간으로 냉큼 뛰어오릅니다.

정원의 불빛들은 새벽 찬바람속에서 졸고 있습니다.

먼데 동녘하늘이 밝아 옵니다.

아직 어둑어둑한 여덟시. 은비는 학교에 가기위해 현관문을 나서고...

 

이렇게 은비네 하루가 열린답니다.

  

 

창너머 보이는 정원 나무들은

이제 나목으로 서 있습니다.

 

 

 

밤새 심심하던 까비는 창가에 앉아

우아한 자태로..

 

 

 

 정원의 조명들은 꺼지고

아침하늘이 푸르게 날개를 폈습니다.

 

 

아홉살 까비는

많이 늙었네요.

갖낳은 애기를 우리집으로 데리고 오던 때가

어제런듯 하건만.

 

이렇게 까비의 세월도

고양이같은 침묵속에서

고양이 걸음으로

우리곁을 지나가고 있군요.

 

세월은

아무것도 그냥두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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