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초원...
무지개... 그리고 양떼들이 한가로운 나라.
뉴질랜드의 이른 봄은
겨울을 지샌 꽃잎들이
새 순과, 새 바람과, 새 꽃으로 환하게 피어오를
내일을 위해, 그 자리를 비우고 있었다.
겨울의 끝자락에 피어난 어제의 환희로움은
이제
떠나야 할 때를 알고,
아름답게 옷깃 여미며, 더욱 찬란할 봄을 위해 눈물같은 미소로 눕고 있었다.
겨울은 나무뒤로 잦아들고, 봄은 아직 당도하지 못했나보다.
늦은 겨울꽃... 눈물같은 웃음지으며 잠들고 있다.
낙 화
이 형 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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