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가을 배웅

eunbee~ 2016. 11. 22. 18:46

 

오랜시간 걸었다.

내게 늘 위안이 되어주는 산책길,

탄천의 가을을 배웅했다.

바람이 이리도 싸늘하니, 저 단풍도 이제 안녕일 듯.

오늘은 소설.

눈을 내려줄 것 같은 하늘.

 

***

 

살아 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 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을 감싸안으며

나지막히

그대 이름을 부른다

살아 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 것이다

 

--- 시 : 이외수 <살아 간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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