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은비의 부활절 방학이 시작되었다.
은비가 오늘, 친구 마농네 할아버지가 계시는 시골로 여행을 떠났다.
닷새를 묵고 올 예정이니, 한동안 집안이 적막강산이겠다.
어제밤에 은비의 여행 가방들이 올망졸망 거실에 모여있는 것을 보고 참으로 서운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 가방들과 함께 떠날 은비의 부재를 미리부터 염려하여, 쓸쓸한 심정이되어 기분이 가라앉는다.
함께 있어도 늘 조용하지만, 은비의 모습이 며칠동안 보이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가슴 한켠이 허전해진다.
피아노 소리가 들리지 않아 귀가 적적할테고, 컴 앞에 앉아 노래부르는 모습이 눈에 삼삼일 것이며
식사시간의 허전함, 식사 후 디저트를 만들어 오던 은비의 사랑스런 모습이 그리울게다.
까비랑 나는, 떠나는 은비를 배웅했다.
은비가 떠난 후, 까비를 쓰다듬으며 '잠시의 이별도 참으로 쓸쓸한 것이구나.' 까비에게 속삭였다.
말없이 조용히 있는 은비의 존재감이 이처럼 컸다니...
짧은 이별, 작은 이별, 잠시의 헤어짐에도 마음이 아리다.
봄날이라서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것을 봐도 슬퍼지는... 봄날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아니다. 난 늘 그렇다.
은비가 돌아오자마자, 우린 다시 여행을 시작해야 한다.
은비엄마는 '돌아와서 세탁할 새도 없이 다시 떠나야 하겠네' 라며 걱정아닌 걱정을 한다.
은비가 떠난 오후가 마냥 쓸쓸하고 적막하다.
짧은 이별도, 이렇게...이렇게 서러워지는구나.
에휴~~
** 2011. 4. 9. 해질녘에 쓴 일기 끝.^&^ **
'파리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로니에꽃을 보냅니다 (0) | 2011.04.15 |
---|---|
손금 좀 봐 주세요. (0) | 2011.04.12 |
은비네 승마스쿨에서 (0) | 2011.04.07 |
꽃밭에서 (0) | 2011.04.07 |
멋진 인사 (0) | 2011.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