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슬픈 피에타

eunbee~ 2011. 2. 2. 21:21

 

 

우연히

슬픈 피에타를 만난 날.

그날은 가을이 저물고 있는 고요로운 오후였다.

 

살다가

삶의 한 귀퉁이에서 문득 만나게 되는 슬픔과 회한처럼

슬픈 피에타는 그런 눅눅한 무거움으로 내게 왔다.

 

 

쏘공원 뒤,

12세기 때부터 있었다는 작은 성당,

오래된 사진처럼 색바래고 어둑한 성당 뒤꼍에 피에타는 있었다.

 

피에타~ 그말 자체가 슬픔이 아니던가.

 

 

바라본다.

그냥 바라본다.

.

.

 

이런 모습의 피에타도 있었구나.

 

 

한 줄기 기도가

가슴을 휘돌아 흘러간다.

기도라는 것이 저절로 되는 순간을 느껴보았는가.

 

 

슬픔의 무게보다 더 무겁게 휘어진

마리아의 어깨.

 

 

그날 이후

 슬픈피에타를 만나러

나는

 그곳엘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