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t Blanc '10

내 생애 가장 아름답던 바다풍경 2

eunbee~ 2010. 9. 14. 01:07

내가 내 생애에서 가장 멋진 바다풍경을 볼 수 있던 날 저녁,

가족들은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펭베넝의 레스토랑으로 갔지요.

나는 그 멋있고 맛있는 레스토랑의 만찬을 포기했어요.

 

동쪽해변 풍경 

 

황혼이 깃들 시각에 언제나 저녁식사를 하는 가족들을 따라나서다 보면

 Port-Blanc의 멋진 황혼을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혼자 바닷가로 갔습니다.

 

 

혼자 남은 나는

 Port-Blanc에서만 볼 수 있는 해질녘 바다 풍경을 보았답니다.

운좋게도!!  정말정말 운좋게!!

 

이제부터 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말로 전할 수 없어서, 사진으로 담을 수 없어서, 너무도 아쉬운 그 이야기를...

 

 

 

 Port-Blanc은 수평선 위에 구름띠를 두르고 있는 날이 많습니다.

먼바다를 바라보기도 하고, 해질녘의 마을풍경도 바라보며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초저녁 달도 예쁘게 세상을 내려다 보고..

 

 

구름은 바람에 쓸려 다니며 저녁놀을 만들고...

 

 

 

'여인의 섬' 너머 먼 수평선 위로 황혼빛이 번져오고..

저녁 바닷가는 고요롭고 또한 아름다웠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아버지와 딸의 모습도

노을빛 속에 평화롭고 행복합니다.

 

 

하루가 분주하던 돛단배도 이제는 쉴 수 있는 저녁.

 

 

새들도 둥지를 찾아 저녁 어스름을 타고 날아듭니다.

 

 

아흐렛 달일까...열하룻 달일까...

달의 모양새를 보고 음력 날짜를 가눔해 보며

바닷가에서 보는 달은 더욱 예쁘구나...라며 중얼거립니다.

 

 

그런데 갑자기 온 사방이 아름다운 붉은 빛깔로 확~하고 변하는 거예요.

구름띠와 수평선 사이를 비집고 나온 해가 붉은 햇살을 사방으로 쏘아대니

갑자기 바다위의 하얀배들은 붉은 등불로 변했습니다.

순간 깜짝 놀랐지요.

 

 

아니?

이건...뭐가 어떻게 된거야?

너무도 갑자기 한 순간에 벌어진 일.

 

 

어리둥절하고 있다가 왼쪽을 보니, 수평선 위로 막 내려 앉은 태양이 구름띠를 밀어 올리고

붉디붉은 빛을 쏘아대는 거 였지요.

온 세상이 한 순간 모두 황금빛 초롱을 밝혀들고 웃고 있었습니다.

그 때의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어떻게 글로 표현할 수가 있겠어요.

 

 

사진으로도 글로도 말로도...

그 어떤 것으로도 그때의 그 광경을 나타낼 수 없답니다.

 

Port-Blanc에서만이 만날 수 있는 광경입니다.

한 장소에서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인데다가, 하얀배들이며 붉은 바위들이 있는 해변은

그리 흔치 않을 테니까요.

 

 

구름속에 숨어있던 저녁해가 구름을 벗어나자마자,

하얀배들은 붉은 등불을 켰고, 바위들 또한 붉은 등을 켰습니다.

날아가는 갈매기도 황금빛 날개로 변했습니다.( 잘 보면 황금갈매기 있어욤^^)

온 세상이 황금빛 불을 켜들고 웃습니다.

와~~

잊을 수 없는 그 경이로움.

 

 

배들이 모두 불을 밝힌 모습에 정신을 잃고 있다가

사진도 제대로 찍지 못했어요. 사진을 찍지 못한 것도 나중에 알아차린 것이지요.

이런 순간을 처음 맞이한 나는 정말 정신을 놓고 있었답니다. 정신 가다듬고 사진을 잘 찍어볼까 했을 때는

이미 그 순간들이 사라져가고 있을 때였습니다.

 

서쪽해변으로 마구 달렸습니다.

바위와 굵은 돌들을 마구마구 밟고 타넘으며...

마지막 사라지고 있는 태양을 잡아두기 위해서...

 

나는 그날 그렇게 Port-Blanc의 바다와 태양과 하얀배들과

하얀갈매기와 붉은바위들이 어우러져 만들어 낸 우주쇼에 정신을 놓고......

 

그 쇼가 사라지자, 그냥 해변에 털썩 주저앉아 눈물을 글썽글썽...

 

너무 아름다운 걸 봐도 눈물이 나요.

 

 

그리고...

함께 올 수 없었던,

서울의 한여름 찌는 더위속에 있는,

아들을 생각했습니다.

 

 

아름다운 걸 보면 언제나

사랑하는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이제

나의 뽀흐블렁 이야기는 이렇게 끝내려합니다.

이 포스트를 오래도록 올리지 못한 것은, 너무도 감격스런 것을 전할 재주가 없어서

한탄을 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답니다.

그러나 천날을 만날을 벼른다해도 그 감격스러움과 그 아름다움을 전할 수는 없는 일이기에

이렇게 미진한 사진과 글로, 내 생애의 가장 아름다운 저녁바다를 올리는 것으로

뽀흐블렁 이야기를 마칩니다.

 

 나에게 다가 오고 있는 날들 속에는

또 다른 뽀흐블렁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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